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이 병역비리 범죄자이기 위해서는 박주신이 허리디스크로 4급 판정을 받을 때 촬영한 자기공명영상(MRI)이 박주신의 것이 아니어야 한다. 지난 2012년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있었던 공개신검과 지난 2013년 서울중앙지검의 박주신 병역법 무혐의 처분으로 병역비리가 없었다는 결론이 났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계속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던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 핵의학과 주임과장인 양승오 박사 등을 공직선거법위반죄로 고발했고, 이에 대한 서울중앙지검의 의견서에는 다음과 같은 부분이 나온다. 

“본 사건에서 특이한 점은 피고인들이(양 박사 등) 제3자에 의한 대리신검 또는 공개신검 조작의 가능성만을 주장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단정적인 표현을 써가면서 박주신의 병역비리 및 사기 공개신검 등을 주장했고, 현재도 해당 의료영상의 주인이 박주신이 아니라고 단언하고 있다.”

이미 세브란스병원 뿐 아니라 국가기관인 병무청, 검찰, 법원에서 논리적으로 해명된 사항에 대해 의혹 제기 수준을 넘어 허위내용을 사실처럼 단정해 퍼뜨리고 있다는 검찰의 지적이다. 지난 5일에는 양승오의 변호인 차기환 변호사(현 KBS 이사)가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에 나와 다시 박주신의 병역비리 의혹을 주장했다. 인터넷매체 ‘뉴데일리’에서도 꾸준히 반복 보도해왔던 내용이다. 

1차전, 강용석 “병역비리 전력 있는 의사”

4년 전으로 거슬러 가보자. 지난 2011년 8월29일 공군에 입대했던 박주신(2004년 2급 현역판정)은 고교시절 입은 허벅지 부상 후유증으로 귀가조치 됐다. 같은해 12월9일 자생한방병원에서 X-ray(엑스레이)와 MRI 촬영한 자료를 통해 군 지정병원인 혜민병원에서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받았다. 같은해 12월27일 병무청 재검에서 4급 보충역 판정(공익근무)을 받았다.  

   
▲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허리 디스크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하던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2012년 2월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강용석 의원이 병역기피 의혹 제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복도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민중의 소리 제공
 

이 사실이 지난 2012년 1월5일 보도되자 같은달 19일 강용석 당시 무소속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신검을 제안했다. 당시 강용석의 주장은 △박주신에게 진단서를 발급한 혜민병원 의사 김아무개씨가 의병전역 판정을 대가로 뇌물을 받은 적이 있다 △의사 김씨가 직접 MRI를 촬영한 것이 아니라 자생병원에서 촬영한 사진을 토대로 진단서를 작성했다 등이었다. 강용석은 혜민병원과 자생병원 관계자를 고발하고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지만 이는 전부 무혐의 처리됐다. 

2차전, 보수단체 합류 ‘공개신검 요구’

2012년 2월14일 강용석은 박주신이 병무청에 제출한 자생병원 MRI가 바꿔치기 한 필름이라고 주장했다. 세브란스병원 한석주 소아외과 교수, 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 노환규 대표도 강용석 주장에 합류했고, 어버이연합·납북자가족모임·남침용땅굴을찾는사람들 등은 서울시청 앞에서 박주신의 공개 신검을 요구했다. 이들의 주장은‘ 박주신이 겉보기에는 키 173cm에 몸무게 63kg으로 보이는데 MRI를 보면 등에 피하지방이 많아 비만인 사람의 사진’이라는 것이다. 실제 박주신의 키는 176cm에 몸무게 80.1kg이었다. 

2012년 2월22일 박주신은 세브란스병원에서 공개신검을 받았고 자생병원 MRI와 박주신의 MRI는 동일인의 것으로 밝혀졌다. 병원 측은 박주신이 요추 4번과 5번 사이 디스크가 튀어나온 체형으로 허리디스크가 맞다고 밝혔다. 한석주 교수와 노환규 대표는 즉시 사과했고, 의원직을 걸었던 강용석은 국회의원 사퇴를 선언했다. 사건이 마무리되는 듯 했다. 

3차전 “공개신검은 대리신검자가 받았다”

2012년 11월9일 ‘사회지도층 병역비리국민감시단’이라는 단체(13일 현재, 네이버 카페 즐겨찾는 멤버 8명)는 박주신을 병역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박주신 대신 대리신검을 받은 사람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의 핵심 인물은 자문역할로 참여한 양승오 박사다. 양 박사의 의혹제기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양 박사는 MRI ‘골수신호강도에 의한 연령측정법’에 따라 MRI 사진이 박주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MRI 사진에 나온 황색지방골수가 45%로 나타났는데 이게 20대일 확률은 1000만분의 1이라는 주장이다. 양 박사가 제시한 근거는 ‘노인영상학’이라는 책으로 보인다. 

재미의사 박효종 박사는 이 책의 저자인 그리피스 박사에게 직접 질문한 결과 27세일 확률은 15~30%라고 답했다. 황색지방골수가 45%인 100명 중 20대가 최대 30명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의혹제기자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공개신검이 있었던 2012년 2월22일 박원순 시장은 신촌세브란스 병원 관계자, 공개신검에 참여했던 KBS·연합뉴스·서울신문·머니투데이 기자, 서울시 관계자를 총 동원해 30대의 뚱뚱한 남자를 아들 박주신 대신 신검을 받게 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병무청과 검찰, 법원이 동조 내지는 묵인했다는 결론도 따라온다.

‘사회지도층 병역비리국민감시단’의 고발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은 2013년 5월28일 박주신의 병역법 위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서울지방병무청장이 MRI가 모두 박주신의 것이라고 한 증언(병무청은 자생병원 자료에 대한 CT촬영을 진행했다), 세브란스병원장이 자생병원 자료와 공개신검 자료가 동일인의 것이라는 증언, 서울신문과 연합뉴스 기자가 공개신검 당시 대리신검자가 없었다는 증언, 연세의료원 미디어홍보실 관계자가 대리신검이나 MRI 바꿔치기가 불가능하다는 증언, 대한영상의학회장이 자생병원자료와 병무청자료는 공개신검자료와 동일인으로 확인됐다는 증언 등을 참고했다.

4차전, 지방선거 앞두고 허위사실 유포 

2014년 6·4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3월~5월 박 시장은 또 다시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을 서울시 선관위에 고발했고 선관위는 이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박 시장이 고발을 취하했지만 검찰은 선관위 고발을 근거로 계속 수사해 같은해 11월 이들을 불구속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박 시장 측이 고발한 이는 양승오 박사, 치과의사 김우현, 민족신문 김기백 대표, 정몽준 팬카페 운영자 등 총 7명이다. 법률대리인은 차기환 변호사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중이다. 

이 중 1명은 지난 7월17일 울산지방법원은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공직선거법위반으로 유죄판단을 받았다. 현재 부산고등법원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지난 7월31일에는 박원순 시장이 직접 서울시청 앞에서 1인시위하며 현수막을 게시해 박주신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이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최근 보수단체는 세브란스병원 앞으로 집회장소를 옮겼다.

끝나지 않는 싸움, MRI로 안되면 엑스레이로

대리신검이라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세브란스 병원 본관 4층 4개의 MRI실(71~74번)중 박주신을 촬영한 곳은 74번방인데 73번방에서 제3자가 신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세브란스 영상의학과 이승구 교수가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밝힌 내용에 따르면 73번 MRI 제조사는 독일 지멘스, 74번 MRI 제조사는 필립스로 서로 달라 화면 구별이 가능하다. 

서울중앙지검(국상우 검사) 의견서에 따르면 검찰 수사에서도 이미 MRI기기 상호간 전송로드를 구축한 사실이 없으며, 기술적으로 실시간 촬영되는 영상을 다른 MRI 기계로 불러오는 것도 가능하지 않다. 

   
▲ 차기환 변호사. 지난 5일 방송된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사진= TV조선 화면 갈무리.
 

검찰은 의견서 각주에 “피고인들의 이런 주장의 모순을 의식했는지 차기환 변호사는 수사과정과 달리 ‘어떠한 방법으로 대리신검이 이뤄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박주신 MRI 피사체가 제3자의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피고인들은 합리적 근거도 없이 공소사실과 같은 주장을 한 것”이라고 했다.  

MRI로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서였을까, 의혹제기자들은 엑스레이 기록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2011년 8월29일 공군교육사령부에서 촬영한 엑스레이(1), 같은해 12월9일 자생병원에서 찍은 엑스레이(2), 2014년 8월 박주신이 영국 유학을 위해 세브란스병원에서 촬영한 엑스레이(3)를 비교하며 (2)가 나머지와 다르기 때문에 대리신검을 통해 4급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8월11일 양승오 등 1000여명은 ‘박주신병역법위반고발시민모임’을 만들어 이같은 취지로 공무집행방해 및 병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박주신을 고발했다. 

엑스레이 관련 의혹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2)번에서 발견된 석회화 현상(노화로 뼈에 발생하는 증상)은 20대(박주신)의 엑스레이가 아니라는 증거고 (1)번과 (3)번에는 석회화 현상이 없기 때문에 (2)번의 피사체와 다르다는 주장이고 두 번째는 제1흉추 극상돌기의 배열이 엑스레이마다 달라 동일인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세 번째는 전신 엑스레이에 발견된 치아로 볼 때 박주신이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의혹들은 병역비리 ‘의혹’을 ‘사실’로 확정하기엔 부족했다. 조갑제 대표도 ‘공개신검 MRI가 병무청에 제출한 것과 일치한다는 것’과 ‘자생병원 MRI에 대해 병무청에서 CT촬영을 했고 이것을 CCTV로 남긴 것’을 “박주신이라는 사람에 대해 직접 현장에서 찍은 두 개의 물증”이라며 “의혹이 이 두 개의 물증을 뒤엎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회화 현상과 제1흉추 배열의 차이는 흉부사진과 척추사진의 차이에서 발생했다. (2)번 척추사진은 등에 센서판을 두고 방사선을 앞에서 쏜 것이며 (3)번 흉부사진은 센서판을 가슴에 대고 방사선을 등 뒤에서 쏜다. 이 둘은 찍을 때 자세도 다르다. 전문가들은 이런 차이 때문에 사진의 차이가 발생했다고 하지만 차기환 변호사는 지난 5일 TV조선에서 “약간 자세가 다르다 한들 각도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치아에 대한 의혹은 엑스레이에서 아말감 치료를 한 치아가 14개 발견되는데 이에 대한 것이다. 치과의사 김우현은 아말감 사용이 감소추세이며 검게 보이므로 젊은이들이 꺼린다고 주장했고, 뉴데일리는 중산층 청년이 이런 치료를 받았다는 게 믿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주신을 2005년부터 치료해 온 치과의사 문준식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아말감을 추천했다고 답했다. 

의혹제기는 산으로, 치과의사도 의심

치과의사 문준식에 대한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의혹제기자들은 문준식 치과의원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신청한 요양급여청구서에 기재된 의료보험증 번호가 치료 당시 존재하지 않고 미래 취득한 번호가 기재된 것, 박원순이 박주신을 피부양자로 등록하지 않은 보험증번호가 입력된 것을 이유로 문준식을 증거위조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 자료에 따르면 문준식이 사용한 치과의사용 보험급여 청구 프로그램은 정보가 여러 번 변경된 경우, 보험증번호가 최근 3개까지만 저장돼 이전 자료는 삭제된다. 2005년과 2008년 내역을 2014년에 조회하면서 최근 보험증번호가 기재돼 발생한 오류라는 뜻이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보관된 청구서에는 유효한 번호로 심사청구가 접수돼 처리됐다”고 밝혔다.

박주신에 대해 이미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지만 이같은 의혹제기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차기환 변호사는 지난 5일 TV조선에서 “검찰에서 무혐의 나왔다는데 (박주신의) 입을 열게 한 다음에 아말감을 확인하고 엑스레이를 찍어야 하는데 그런 것을 하지 않았다”며 검찰 수사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뉴데일리와 일간베스트 등에서는 박주신이 치료했던 아말감이나 캔틸레버 브릿지는 중산층 자녀에게 할만한 치료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고, 차기환 변호사도 “박주신이 45번 어금니를 뽑은 뒤 3년3개월동안 이빨을 안 해줬다”며 “부모의 입장에서 (박원순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박 시장을 공격했다. 강용석 변호사가 박주신의 MRI를 강용석이 처음 공개했던 것부터 의혹 제기 과정 내내 의료기록을 본인(박주신)의 동의 없이 공개한 것은 의료법 위반 소지도 있다.    

끝내지 않는 싸움 

조갑제 대표는 지난달 22일 채널A 뉴스특급 조갑제의 팩트체크에 출연해 “박주신 입장에서는 ‘지난번에도 나왔다, 몇 번을 나와야 하냐, 결과에 대해 납득을 하겠느냐’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박원순 vs 의혹제기자의 대결이 아니라 대한민국 vs 의혹제기자들의 대결”이라고 말했다. 

거짓도 반복하면 사실이 될 거라 믿는 걸까, 의혹제기는 끊이지 않는다. 피고인들은 세브란스병원 방사선사를 증인으로 불러 그가 대포폰을 이용해 병역브로커와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재판과정에서 문제의 번호는 신용카드 회사에서 카드 사용내역과 이벤트를 문자로 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해당 방사선사는 공개신검에 참여한 적도 없다.    

   
▲ 지난 7일 오후 박원순 시장 아들 박주신씨 공개신검이 있었던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앞에서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병역비리 하수인으로 전락한 세브란스 병원, 압수수색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장슬기 기자.
 

2012년 2월22일 공개신검 자료에는 날짜가 8월25일로 표기돼있다. 이를 근거로 ‘대리신검자가 8월25일 세브란스병원에서 MRI를 촬영해 4급 판정했고, 자생병원이 이 사진을 박주신의 사진으로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는 공개신검날 세브란스병원이 날짜세팅을 8월25일로 잘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무청의 4급 판정 절차상 하자를 주장하며 병무청이 병역비리 범죄에 가담했다는 의혹도 여전히 제기하고 있다. 

지난 4년간 박 시장 아들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던 보수진영의 요구 끝에는 항상 “박주신 재검”이 따라붙는다. 2012년 공개신검에 참여한 모든 이들을 잠재적 공범자로 간주하며 박주신을 다시 법정에 세우려는 의도는 최근 강용석 변호사의 발언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불륜 스캔들로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던 강용석 변호사는 지난달 박주신 병역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서강씨의 변호를 맡으며 등장했다. 그는 “지난번에는 내가 사퇴했었는데 이 사건이 잘 진행되면 박 시장이 사퇴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박원순 저격수들, 병원 압수수색까지 요구

정치적 의도 없다지만 극우보수 성향… MBC까지 나서 반복 주장

기승전 박주신재검이다. 지난 7일 오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앞에서 ‘엄마부대봉사단’은 상복을 입고 박주신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012년 2월 박주신 공개신검의 책임자인 윤도흠 원장을 비판하는 집회였다.

같은날 오후 병원 앞에는 어버이연합 등 애국단체 회원들이 “병역비리 하수인으로 전락한 세브란스 병원, 압수수색하라”고 주장했다. 당시 한 집회참가자는 “영국에 있는 박원순 아들X이 와서 공개적으로 검사받으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차기환 변호사는 의혹제기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강용석은 2012년 1월 박주신이 뛰거나 허리를 펴고 걷는 동영상이나 사진에 현상금 100만원을 걸었다가 이후 500만원으로 올렸다. 허리디스크가 있어도 이런 행동들은 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공개신검 이후 강용석은 사과의 뜻으로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했지만 최근  ‘사회지도층 병역비리감시단’ 서강 대표의 변호를 맡으며 박원순 공격에 다시 가담했다.
   
양승오 박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일베 게시물을 퍼나르거나, 장자연이나 세월호 유족들을 향해 ‘막말’을 해 논란을 일으킨 윤서인의 만화를 칭찬하는 등 ‘극우’성향 인물이다. 지난 대선 때는 안철수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주로 공유했다. 현재 양 박사는 의혹제기가 사실이 아니라면 의사면허를 걸겠다고 했지만 의사면허 취소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권한이다. 양 박사는 노환규 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대표가 취임하자 축하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 지난 7일 오후 박원순 시장 아들 박주신씨 공개신검이 있었던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앞에서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병역비리 하수인으로 전락한 세브란스 병원, 압수수색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장슬기 기자.
 

차기환은 현재 KBS이사이다. 지난해 7월 자신의 트위터에서 “세월호 일부 유족들의 요구가 너무 지나치다”며 사실을 왜곡해 논란을 일으켰지만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에 임명됐다. 뉴라이트계 ‘자유주의연대’ 운영위원과 통합진보당 해산 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등을 역임한 ‘극우’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런 그가 양승오 박사의 변호를 맡고 있다.

노환규 대표도 이른바 '애국’ 인사다. 미래한국 보도에 따르면 노환규는 1983년 민주화운동에 나서는 500명의 시위대를 홀로 오토바이를 타고 돌진해 흐트러뜨린 인물이다. 노환규 대표가 만든 전국의사총연합은 현재는 새누리당으로 흡수된 자유선진당과 정책연대를 맺었던 단체로 의료인의 성범죄를 단죄하는 도가니법을 반대했던 단체다. 다만 노환규는 2012년 박주신 공개신검 직후 사과의 뜻을 밝혔다.

메르스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6월 박 시장이 35번째 환자인 삼성서울병원 의사가 시민 1500명과 접촉해 우려된다는 기자회견을 한 직후 박 시장을 고발하며 만든 의료혁신투쟁위원회라는 단체가 있다. 이 단체의 최대집 대표는 지난 2004년 자유개척청년단이라는 보수단체를 조직했는데 사업목표 중 한 가지가 ‘우파 재집권’이었다.  

박원순 시장에 대한 정치공세는 SNS와 일베 뿐 아니라 MBC, 종편, 뉴데일리 등 언론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뉴데일리는 지난 2011년부터 작성한 박원순에 대한 비판기사를 보기 좋게 묶어 놨다. MBC는 허위사실 유포로 검찰에 기소된 의혹제기자들의 주장을 여과 없이 보도해 지난달 박 시장으로부터 고발당하기도 했다.

지난 4년간의 끈질길 노력(?) 덕분일까, 지난 8월14일 ‘박주신병역법위반고발시민모임’에서 박주신을 공무집행방해 및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은 공안2부에 배당됐다. 지난 2012년 ‘사회지도층 병역비리 국민감시단’이 박주신을 고발했을 당시 형사1부에 배정한 것과는 비교된다. 공안2부는 옛 통합진보당 압수수색했고, 국정원 댓글 사건에서 권은희 의원을 기소한 곳이다.
 
법원은 오는 11월20일 양승오 등 7명의 허위사실 유포에 관한 재판에 박주신을 증인으로 요청했다. 박원순 시장은 국정감사에서 “법정에서 하는 대로 따라야죠”라고 말했는데 이는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병역 의혹 관련해 사실관계가 명확해 출석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증인출석이 꼭 필요한지 고려해달라는 의견과 피고인들을 법률에 따라 엄히 처벌해달라는 의견을 재판부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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