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에서 전해 오는 한기에 잠에서 깨어, 재채기를 하고 콧물을 흘리는 걸 보니 아직 겨울의 끝자락은 곁에 있나 봅니다. 베란다에 나가 빨래를 말리려고 한뼘 정도 열어 놓은 창문을 닫고 들어오니 잠도 달아나버린 깊은 밤, 한 달반 전에 얼어붙은 강원도 주천강의 한 자락을 걸으며 찍었던 사진들을 꺼내봅니다. 벌써 십여 년째 매년 겨울, 가장 얼음이 두껍게 얼었
^^
서울 평지 기준. 1장에 500원. 잊혀져 가는 이름, 연탄값입니다. 산동네나 깊은 골목 안에 집이 있어 차가 못 가는 곳은 배달가격이 50원 이상 추가됩니다.1월 중순 답지 않게 봄날처럼 따뜻했던 15일 오후, 상계동 양지마을에서 국민연금 관리공단이 주최하고 연탄은행과 안철수 의원, 지역주민들이 함께 연탄나눔 행사를 열었습니다. 오랜만에 ‘연탄
신부님, 한국 사람들은 당신을 영원히 기억할 겁니다. 편집국이 있는 당산역 인근에서 차를 타고 자유로를 따라 북쪽으로 40여분 달리면,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가는 곳에 이르고 거기에서는 북한 땅이 손에 잡힐 듯 가깝습니다. 60년 분단으로 갈 수 없는 땅이 이렇듯 지척에 있습니다. 그 자리에 오두산통일전망대가 있고, 그 옆에는 ‘남북
시내버스 한 대가 쌩 지나가니, 하얀 천막 한 동이 날아갈 듯 요동을 칩니다. 하지만 이내, 뜨개질 하며 도란도란 나누는 엄마들의 이야기 소리가 차분하게 그 공간을 채웁니다.성탄절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오늘은 오랜만에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농성천막에 다녀왔습니다. 이순신 장군 동상을 바라보고 서면 왼쪽에 보이는 천막에서는 항상 여성들이 삼
초현실적이었던, 오전 취재를 어떻게 마쳤는지 모르겠습니다. 휘적휘적 걸어 따뜻한 사무실에 들어와 마감을 하고는,쏟아지는, 무기력하고 나른한 졸음을 쫓으려 밖으로 나갔습니다. 아직 밝은데 해는 오간데 없고, 어둠이 오기만을 천천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요, 난 겨울이 시작될때부터강물이 얼기를 기다려왔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얼음강가에 서서매운 바람에 그렁그
당산철교가 놓인 한강이 내다보이는 사무실에서는 잠시 흩날리는 눈발이 보이더니 지금은 그쳤습니다. 오늘 전국적으로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었습니다. 마음만은 따뜻해지고 싶은 연말입니다. 하지만 들려오는 뉴스들은 암울하고 음침하기까지 하네요. 혼탁한 세상을 살면서 매번 유쾌한 산책을 하기란 애초에 기대하기 어려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고통으로 가득한 인생에서, &
어제는 찬바람 부는 서울 한 복판에서 파업중인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케이블설치 노동자들이 아픈 이웃을 돕기 위해 단체 헌혈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을지로에 다녀왔습니다. 이들은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 IPTV, 유선전화를 설치수리하는 현장기사와 내근직 노동자들이며 원청인 SK브로드밴드의 근무복을 입고 일하지만 하청업체인 지역Home고객센터가 간접고용한 비
잠 못 드는 일요일 깊은 밤, 컴퓨터를 끄려는데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있습니다. 혹시나 해서 열어본 창밖은 이미 '설국'입니다. 언제 조용하고도 부지런히 이렇게 쌓였던 걸까요? 잠이 오지 않았던 것은, 소리없이 내리던 저 눈들의 아우성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잠들지 못하고 주민들의 월요일 출근길을 준비하는 경비원 아저씨가 눈을 맞으며
이 두 분을 지하철 환승역에서 만났습니다. 할머니가 옷보따리에 파이프까지 짊어지고 할아버지가 들고 있던 냄비까지 나눠 들고 길을 재촉합니다. 빨간 주머니에 든 것은 #구세군 #자선냄비 네요. 사진을 한장 찍다가 무거워 보이는 냄비를 들어드리기로 했습니다. 휘슬러 무쇠냄비면 무거울텐데 했는데, 들어보니 무쇠는 아닌 것 같네요. ^^ 삼성역에 가서 모금을 하실
오늘 오전 10시, 고법 판결후 3년 7개월을 기다려온 YTN 해직기자들에게 대법원 김소영 대법관은 30초만에 상고를 기각하고 3명 해직, 3명 복직이란 2심 판결을 확정하는 최종 선고를 읽어 내렸습니다. 설마 그럴 리가? 내가 들은 것이 맞나? 하는 사이에 황망함을 감추지 못한 표정으로 해직기자들과 동료들 취재진은 법정을 빠져 나갔습니다.지난 2009년
케이블설치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기사를 썼음에도, 지난 여름 뙤약볕 아래 139일 동안 노숙농성을 이어가던 그들에 대해 무관심했던 것을 반성하기 위해 두터운 침낭을 빌려 일요일 밤 씨앤앰 농성장으로 찾아갔다.
ㄴ
한국 엘리트 체육의 상징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앞에 주~욱 늘어선 끝이 보이지 않는 학생, 학부모들의 줄서기는 입시설명회가 열리는 잠실 실내체육관을 향하고 있습니다. 금메달리스트만 기억되는 엘리트 체육의 성지에서, 수능성적 일류대학만을 향해 달려가는 학생, 학부모들을 상대로 입시설명회를 여는 것은 참! 적절해 보였습니다.올림픽공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학생,
이제 가을 단풍이 높은 산자락에서 우리들 살림살이 곁까지 찾아왔습니다. 완연한 가을빛깔을 동네 길가에서도 즐기는 호사를 누리는 주말이었습니다. 설악산, 지리산, 영남알프스 등으로 가을 단풍구경을 못간 아쉬움을 달래며 사진 몇 장 찍으려는데, 경비아저씨가 낙엽을 쓸어담은 가마니를 옮깁니다. 아저씨는 한 쪽 발이 불편합니다. 도와드릴랬더니, 균형 딱 잡아놨다며
-2012년 3월, 경찰은 제주도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에서 사진가 김민 씨를 연행했다. 김민씨는 #경찰 조사 도중 수사관이 보여준 자신이 찍힌 #채증 사진 및 영상들을 보았다.-2012년 4월, 경찰은 제주도 강정마을 포구에서 사진가 김민씨를 연행했다. 추후에 검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재물손괴죄로 그를 기소했으나 정작 경찰 측 채증 자료에선
오늘은 #MBC, SBS, YTN, CJ등 방송사들이 새롭게 몰려들고 있는 상암동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쌀쌀했던 아침과는 달리 오후 햇살은 따사롭더군요. YTN사옥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에서는 뉴스가 라이브로 나오고 있었습니다.지나치는 순간 뜬 뉴스. 전 세계 142개국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은 살기 좋은 나라 25위에 올랐답니다. 이는 스페인, 포르
집을 나서려는데 떨어지는 가는 빗줄기. 다시 들어가 우산을 챙겼습니다. 축 가라앉은 하늘은 한 사람을 차분하게 떠나보내기에 어울려 보입니다.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서울아산병원 근처 잠실나루역으로 향합니다. 출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신해철의 ‘도시인’을 듣고 있자니 눈 앞은 그대로 뮤직비디오가 되고. 달라진 것이 있다면, ‘한
기아 옵티마 #신차발표회 취재를 가보고 처음이니까... 꼭 14년만입니다.#현대자동차 프리미엄 세단 #아슬란 . 터키어로 동물의 제왕 ‘사자’어디서 많이 들어보던 이름이다 했더니, 애정하는 일본 애니 ‘AREA 88’에 등장하는 비련의 주인공 전투기 파일럿 카자마 신이 외인부대로 팔려갔던 중동의 분쟁 국가 이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