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엘리트 체육의 상징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앞에 주~욱 늘어선 끝이 보이지 않는 학생, 학부모들의 줄서기는 입시설명회가 열리는 잠실 실내체육관을 향하고 있습니다. 금메달리스트만 기억되는 엘리트 체육의 성지에서, 수능성적 일류대학만을 향해 달려가는 학생, 학부모들을 상대로 입시설명회를 여는 것은 참! 적절해 보였습니다.

   
▲ 이치열 기자 truth710@
 
   
▲ 올림픽공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학생, 학부모들 손은 다양한 전단지들로 가득 찹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국내 내신-수능 성적없이 미국명문대학 진학하기!!" "국내 대학 등록금 수준으로 프린스턴리뷰가 인정한 '그 명문대' 간다!" "대치동 I&G학원 고3강사들의 무한 정시컨설팅 파격 70만->38만" "국내 대학 반값 학비로, 미술로 유학가자!" "토플을 끝내고 싶다면? 성공유학 보장, 유학생 관리법. 유학 후 국내대학 진학. 박정어학원"올림픽공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학생, 학부모들 손은 다양한 전단지들로 가득 찹니다.

한참을 줄을 서서 체육관 앞에 도착했을때부터 학생,학부모의 정보력이 빛을 발합니다. 사전예약을 하지 않은 학부모들은 옆에서 대기, 예약한 부모들은 우선 통과. 그리고 체육관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 부스에는 안 사고는 못 배길만한 서비스가 친절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자료집의 배치표는 뭐고, 정시 합격예측 서비스는 뭘까요? 얼마나 더 세밀한 차이가 있는지는 알수 없지만, 조금이라도 정확한 정보에 목마른 학생, 학부모들은 50% 할인이란 말에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 이치열 기자 truth710@
 

"같은 점수, 다른 대학. 이것이 전략의 힘!" 바로 이거였습니다. 20년 전의 제가 필요했던 것^^ 지방 소도시의 고3 수험생에게 서울 학생들이 가진 정보는 참 부러웠었죠. 그런데 돌려 생각해보면, 전략을 아는 학생은 횡재할 수도 있지만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없는 학생들은 가만히 앉아서 불이익을 당하게 되네요. 예? 그게 인생이고 세상살이라구요? 예... 이제 입시설명회장에 다 도착하셨습니다. 잠시 숨을 고르세요.

   
▲ 이치열 기자 truth710@
 

어림잡아 7-8천명. 많이들 오셨습니다. 많은 참가자들이 모이느라 15분 정도 시작은 늦어졌지만, "언론사 취재진들에 대한 서비스 먼저 하고 가실께요~ 받으신 배치표를 모두 펼쳐서 쳐다봐주세요. 싫다구요? 그럼 그대로 신문과 TV에 얼굴 나가시는 겁니다~" 2시 시작인데 TV와 신문 카메라는 기다릴수 없습니다. 왜? 마감시간 안에 그럴싸한 영상, 사진 보내야 하는데 그런 모습 나올때가지 기다릴수 없음! 아니, 기다리기 싫음!

   
이치열 기자 truth710@
 
   
▲ 이치열 기자 truth710@
 

1부는 남윤곤 입시전략연구소장의 '2015 수능 가채점 결과 분석과 배치표 활용법' 자료집의 큰 제목들은 대략 이렇습니다. "2015 정시, 변화에서 기회를 찾아라." "정시 지원, 결코 만만하지 않다." "변화된 대입 환경을 이해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방점을 찍는 한 마디. "수능! '때'를 잘 만나야 한다!!!" ^^; 많은 도움 되셨죠?

2부는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이사의 '2015 정시 합격을 위한 최종지원전략 가이드' 한 마디로 정의하면, "학부모님이 전문가 뺨칠 정도로 2015 대입 제도 공부해서, 예술의 경지로 예측한 다음 과감하게 지원해라." 아셨죠?

   
▲ 이치열 기자 truth710@
 
   
▲ 이치열 기자 truth710@
 
   
▲ 이치열 기자 truth710@
 

강사의 한마디 한마디는 학생, 학부모들에게 금과옥조. 한마디 놓칠세라 받아 적습니다. 결국 예측에 또 예측인데, 그 예측대로 맞아들어갈지, 그 예측의 뒤통수를 치는 반대 예측이 맞아들어갈지는 아무도 모르니... 결국 강사가 안내해 주는, 좀 더 넓은 정보와 가능성의 바다에서 학생과 학부모는 좀 더 멀리 깊게 헤엄쳐야 겠습니다. 혹시 선택이 틀리게 되면 일년더 저희 인강 열심히 듣고 내년 입시 설명회 한 번 더 오시면, 그땐 감 확실히 잡을 겁니다!

설명회는 두 시간을 넘어서고, 주최 회사의 입시 서비스들에 대한 설명들이 이어지자 하나둘 자리를 뜨기 시작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 지난해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에 합격했는데 더 성적 높은 대학 갈 수 있겠다 싶어 재수했다는 남학생과 어머니도 만났습니다. 재수학원에서 만났다는 일반고 출신과 한영외고 출신 여학생 친구도 만났습니다. 많은 도움이 됐냐는 질문에, "글쎄요. 막연한 희망 같은거?" "저는 재수해서 작년에도 이런 거 연구했고 입시도 경험해봐서 거의 다 아는 건데, 올해 처음인 학생들한테는 대략적인 감을 잡을 수 있게 해줄 것 같아요. 올해도 소신 상향지원 하려구요" "지난해보다 시험을 망쳤어요. 통 감이 안와요." "정시는 대략 감이 잡혀요. 하지만 수시는 너무너무 복잡하죠."

   
▲ 이치열 기자 truth710@
 

복잡한 수시와 정시의 회전교차로에는 신호등이 없습니다. 회전교차로는 교통혼잡을 줄여준다고 하지만 인구가 많은 도심에서는 오히려 교통혼잡을 가중시키죠. 익숙한 사람은 잘 빠져나가겠지만, 적응하지 못하면 계속 뱅뱅 돌며 빠져나갈 구멍을 찾게 되겠죠.

사진속의 모녀와는 얘기를 나눠보진 못했습니다. 일찍 기우는 겨울 햇살속으로 걸어가는 학생과 어머니가, 원하는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래봅니다.

올림픽공원을 빠져나오는 길에 눈을 끄는 포스터를 만났습니다. "전공이 싫어!" #청년허브 와 #아름다운재단 등이 후원하는 #열정대학 의 포스터군요. 적성보다는 취업이 잘되는 대학 간판을 얻기 위한 입시를 거친 대학생들의 오류를 교정하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씁쓸한 현실이지만, 오늘 설명회 듣고 나오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그러겠죠?

"뭔 놈의 배부른 소리야!!!"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 기사는 이치열 기자의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flyingjonathan 에 오시면 큰 사진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