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지난 5일 출산휴가 후 국회에 아이와 함께 출근했다. 대다수 매체에선 용 의원이 국회에 ‘유모차’를 끌고 온 사실을 전했다. 반면 YTN과 UPI뉴스는 해당 소식을 전하며 용 의원이 아이를 ‘유아차’에 태우고 출근했다고 보도했다. 유모차와 유아차는 무슨 차이일까.지난 20대 국회 때인 2019년 4월19일 당시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은 ‘유모차’를 ‘유아차’로 개정하는 내용의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황 의원은 개정 이유에서 “‘유모차(乳母車)’는 ‘어린아이를 태워
정치권에서 ‘성적 수치심’과 ‘성희롱’이라는 표현을 각각 ‘성적 불쾌감’과 ‘성적 괴롭힘’으로 바꾸는 법률 개정안이 나왔다. 끔찍한 성범죄를 축소하거나 잘못된 통념에 기초한 표현이라는 이유에서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성적 수치심’ 등을 느끼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을 ‘성적 불쾌감’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수치심은 ‘부끄럽고 떳떳하지 못하다는’는 뜻으로 분노·공포·무력감을 경험하는 성희롱 피해자의
뜻이나 어원을 모른 채 별생각 없이 쓰는 말들이 있다. ‘찐따’와 ‘땡깡’ 등이 그렇다.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이사장 이수성)는 지난 13일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관장 은종군)과 함께 바른용어 사용하기 캠페인을 시작하겠다며 이 두 표현을 장애비하 용어 중 일제 잔재라고 지적했다. 연애매체 보도에 많이 등장하고 유튜버나 청소년들도 해당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들 단체가 지적한 내용을 보면 ‘찐따’는 절름발이를 뜻하는 일본어 ‘찐바(ちんば)’의 잔재 용어로 양다리의 길이가 달라 걷기 불편한 사람, 주로 소아마비를 가진 사람을 비
지난 7일 재보궐 선거가 있었다. 선거 1주일 전인 지난 1일부터는 재보선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는 기간이다. 흔히 언론에서는 이 기간을 ‘깜깜이 선거’ 기간이라고 표기했다. 선거 막판 민심을 알 수 없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내일부터 재보궐 여론조사 ‘블랙아웃’…‘깜깜이’ 선거전”(뉴시스, 3월31일)“오늘부터 ‘깜깜이 선거’…여론조사 공표 금지”(연합뉴스, 4월1일)“‘깜깜이 선거전’ 돌입…여야 돌발변수 경계령”(국민일보, 4월1일)“여론 모르는 ‘깜깜이 6일’ 중도층·2030세대 표심은 어디로”(한국일보, 4월
국민의힘이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대로 장애인 비하발언 방지대책 방안을 따르면서 동시에 장애인 차별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장애인단체가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했고 약속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차별 발언이 이어져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19일 “국가인권위 권고 이행-장애 인식 개선에 더욱 힘쓰겠다”는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12월 인권위로부터 장애인 비하발언 재발방지 대책 마련과 장애인 인권교육 실시 권고를 받은 바 있다”며 “지난 4일 전문강사를 초청해 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장애 인식개선 교육’을
포털사이트 다음에 ‘여기자’를 검색했다. 관련 단어에 ‘kbs 여기자’, ‘연예부 여기자’, ‘서울의 소리 여기자’, ‘미국 여기자’, ‘여기자협회’, ‘jtbc 여기자’ 등이 떴다. 심지어 ‘여기자 미모’도 관련 단어로 등장했다. 바로 밑에는 여성 기자들의 얼굴과 이름이 검색 인기순으로 떴다. 이번엔 ‘남기자’라고 검색해봤다. 관련 단어에 ‘남기자의 체헐리즘’ 하나가 떴다. 남기자의 체헐리즘은 남형도라는 기자가 자신이 직접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쓰는 연재기사를 말한다. 그 밑에는 블로그와 뉴스 등이 이어졌는데 게시글은 ‘추억을 남
3월8일은 여성의날이다. 1908년 이날 미국 여성노동자들이 근로조건 개선과 참정권 보장 등을 외치며 시위하던 사건에서 유래했다. UN에서 1977년부터 3월8일을 세계 여성의날로 공식화했고 한국에선 2018년부터 이날을 법정기념일로 정했다. 여성의날을 맞아 다시 생각해볼만한 표현을 가져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영·유아용 기저귀와 분유도 면세재화로 규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과 ‘부가가치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소식을 전하는 여러 매체에서 해당 법안을 ‘맘(mom) 편한 법’이라고 표기했다.
지난달 1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31명이 북한 원전지원 의혹 관련해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이 아니라면 ‘집단적 조현병’이 아닌지 의심될 정도”라고 해 논란이 됐다. 이에 같은달 8일 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등은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발언을 비판했다. 해당 센터에 따르면 국민의힘 중앙장애인위원장인 이종성 의원은 국민의힘을 대표해 정신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상처준 것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관련 교육실시·가이드북 제작 등을 약속했다. 한달 만에 또 장애인 비하 발언이 나왔다. 지난 1일 조태용 국민의힘 의
범죄의 심각성을 드러내지 못하는 용어인 ‘몰카(몰래카메라)’, ‘음란물’ 등을 언론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몰카’ 대신 ‘불법촬영’이나 ‘디지털성범죄’, ‘음란물’ 대신 ‘성착취물’을 써달라는 요구다. 관련해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리벤지포르노’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표현이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공동대표 강미정·김정덕)’이 뉴스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에서 조사한 결과, 지난 한해 디지털성범죄를 ‘몰카’로 보도한 기사는 1328건, 지난해 하반기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 성착취물을 ‘음란물’로 보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달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10년 전 서울시장직을 던졌던 자신에게 “야, 이 ‘정치 초딩’ 오세훈아, 그때 왜 그랬어. 네 돈 아끼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얘기하고 싶다”며 “정치적으로 미숙아였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나 스스로를 ‘정치 초딩’이라고 자학하는 거”라고도 했다. 오 전 시장이 ‘무상급식을 해선 안 된다’는 확신에 차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내던져놓고 이제 와서 말을 바꾼다는 식의 비판은 접어두고, ‘정치적 미숙아’, ‘자학’의 뜻으로 ‘초딩’을 쓴 것에 주목해보자. 초등학생들에게 무
최근 경제·부동산 기사에 ‘벼락거지’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벼락부자’의 반대격인 표현인데 네이버 지식백과에도 올랐다. “자신의 소득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음에도 부동산과 주식 등의 자산 가격이 급격히 올라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사람을 자조적으로 가리키는 신조어”라는 의미다.연일 쏟아지는 기사들은 이런 상대적 박탈감을 한껏 자극한다. 매일경제는 지난해 11월22일 “집값 상승이 낳은 웃픈 현실…씁쓸한 신조어 ‘벼락거지’” 기사에서 부동산 커뮤니티를 출처로 ‘벼락거지’를 소개했다. 기사는 벼락거지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근로소
정치권에는 유독 장애를 뜻하는 말로 상대를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장애, 장애를 가진 사람을 열등한 존재로 보는 반인권 행위다. 미디어오늘은 5년전인 2016년 4월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상대 비난용으로 ‘미쳤냐’는 표현을 쓰는 것에 대해 고민해보자고 제안했다. 정치 노선과 생각이 다르면 비판할 수 있고, 일반 국민은 정치인들을 풍자·조롱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격이나 장애비하 표현을 사용하는 건 곤란하다.‘미쳤다’, ‘돌았다’, ‘정신 나갔다’ 등 정신장애를 가리키는 표현을 반인권·불법 행위
별생각 없이 쓰는 표현들이 있다. 심지어 그런 말을 써도 괜찮냐고 누가 물어도, 바로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익숙한 단어들도 있다. 지난 2일 미디어오늘은 “‘품절녀’ ‘품절남’ 기사에 이런 표현 쓰지 맙시다”란 기사를 보도하고 SNS에서 부적절한 표현, 다시 생각해볼 만한 표현에 대해 제보해달라고 요청했다. 한 독자에게 의견이 왔다. ‘손절’ 대신 ‘절연’, ‘몸값’ 대신 ‘연봉’을 쓰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이었다. ‘손절’은 손절매의 준말이다. 국어사전에는 “앞으로 주가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가지고 있는 주식
지난해 10월 중고거래앱 ‘당근마켓’에 아이를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20대 비혼모가 이불에 싸인 갓난아기 사진 두 장과 함께 아이를 20만원에 팔겠다는 내용이었다. 큰 파문이 일었다. 혼자 아기를 키우기 힘든 환경임을 감안하더라도 사람에게 가격을 매겨 물건처럼 팔겠다고 한 행동에 누리꾼들은 크게 공분했다. “인신매매 범죄자다”, “가정교육이 왜 중요한지 새삼 느낀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인간을 사고파는 대상으로 봐선 안 된다는 원칙은 금기 중 하나다. 사람은 거래 대상이 아니고 그렇게 표현해서도 안 된다. 연예인들이 결혼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