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만 있고, 정책은 없다. 여도 야도 서로를 ‘거악’으로 상정하고 심판하겠다고 난리다. 성평등 정책은 어느 선거에서건 논외로 취급됐기 때문에 놀랄 것도 없지만, 이토록 공약 얘기가 드문 선거전은 처음이다. 이쯤 하면 22대 총선은 ‘정책 선거’가 아니라 ‘심판 선거’로 불릴 만 하다.그러나 중요한 국면마다 젠더 이슈가 터져 나오며, 우리 사회에 성평등이 필요함을 이렇게 여실히 보여주는 선거도 드물다 싶다. 2020년 총선에 비해서도 5% 가량 쪼그라든 지역구 후보의 여성 비율(14.2%)은 여성 과소대표의 현실을 후퇴시켰다. 성범
“성 소수자 연기는 누가 해야 하나. 장애 관련 사건이 있으면 장애가 있는 기자가 이슈를 다뤄야 하는가. 미디어는 소수자를 누가, 어떻게 다루는지 논의해야 한다” (밀리카 페시치 영국 미디어 다양성 연구소장)여성, 장애인, 성 소수자는 사회뿐 아니라 미디어에서도 소외됐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020년 발표한 미디어다양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4사 메인뉴스에 등장하는 인터뷰이 중 여성 비율은 27.4%, 뉴스에 출연하는 변호사·의사·교수 등 전문가 중 여성 비율은 22.5%에 불과하다. 대한민국 인구에서 장애인
지역 언론에서의 ‘젠더데스크’(젠더 이슈와 관련해 편집국 안팎의 다양한 의견을 접수받고 전달하며, 성인지 감수성에 기반하여 관련 기사를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보직)는 가능할까? 19일 열린 ‘미디어와 성평등: 젠더데스크가 불러온 변화들’ 토론회(전주시사회혁신센터 성평등전주·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주최)에 참석한 김미진 전북도민일보 기자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역에는 부족한 기본 인력과 재정, 여전히 여성 의제 발굴에 소극적인 분위기 등 젠더 보도에 있어서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래서 지역에는
최근 성폭행 혐의로 수감생활을 해온 정치인의 출소가 수백여 건의 기사로 전해졌다. 충남도지사 시절 수행비서를 성폭행해 항소심에서 3년6개월 실형이 확정된 안희정씨 소식이었다. 성폭행 가해자의 얼굴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가해자 중심적 보도 관행이 다시금 문제로 떠올랐다.안희정씨 징역형은 2019년 9월 대법원 판결로 확정됐다. 이미 정해진 출소 시점이 기사화하기 시작한 최근의 계기로는 지난달 28일 동아일보 보도가 꼽힌다. ‘[단독] 안희정 前지사, 내달 4일 형기 마치고 출소’ 기사는 안 전 지사의 지인들이 출소일에 맞춰
성인지 감수성의 기자 개인차, 인력 부족, 젠더 보도 쏠림 현상 등 언론사 내 젠더 담당 조직이 극복해야할 현실적 문제들은 여전히 많다. 기자들은 근본적으로는 구성원 모두의 성인지 감수성이 향상되어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정연 한겨레 젠더데스크는 “성인지 감수성 자체가 개인차가 있다. 편차를 최대한 줄이고자 내부 젠더보도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젠더데스크도 신설했지만, 젠더 보도는 학습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이유로 잘못을 범하기 쉽다”며 “성인지 감수성을 전반적으로 높이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앞으로 오래토록 해결
형태는 각기 다르지만 젠더 보도를 위해 고민하고 실행하는 언론사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한겨레, 경향신문, 부산일보는 젠더데스크를 운영하고 있고, 한국일보, 서울신문, 국제신문은 젠더 담당 기자라는 보직을 따로 두고 있다. KBS는 ‘성평등센터’라는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젠더 보도를 위해 노력하는 각 언론사 구성원들을 만나 ‘젠더 이슈’에 주목하기 위한 이들의 노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가장 먼저 설립된 조직은 KBS ‘성평등센터’다. 성평등센터는 사장 직속 상설기구로, 2018년 10월 국내 방송사 최초로 설립된 성평등
여성 기자에 대한 온라인 괴롭힘을 ‘폭력’으로 규정하고 조직 차원의 대응을 체계화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기자에 대한 반감과 여성 혐오가 중첩된 괴롭힘이 여성 기자 개인의 역량 뿐 아니라 언론계에도 위축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높다.17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처음으로 여성기자의 온라인 괴롭힘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언론노조 성평등위원회가 ‘여성기자를 향한 온라인 괴롭힘, 이대로 괜찮은가’ 주제로 마련한 토론회엔 언론계 학자, 종사자,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머리를 맞댔다. 김창욱 한동대 글로벌리더십학부 교수와
“잘 봐, 언니들 인생이다” 언제나 N잡러였지만 ‘집사람’이라 불린 여성들, 이름보다 누구의 아내나 엄마로 불려온 여성들의 진짜 ‘일’ 이야기가 시작됐다. 경향신문 젠더기획 특별취재팀은 전쟁부터 산업화, 외환·금융위기 등 굴곡진 현대사 속에서 평생 일한 6-70대 여성들을 만났다. "우리가 만난 여성들은 명함이 없다고 했다. 일을 쉰 적은 없다. 사회가 그들의 노동을 ‘일’로 인정하지 않았을 뿐이다." 취재팀의 말이다.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기획보도는 여성들의 일 이야기를 기록하는 한편, 당시 한국의 현대사적 사건들
“한겨레는 △성범죄 사건 등 피해자의 2차 피해가 예상되는 기사 △기사에 피해자가 부득이 등장해 해당 피해자의 2차 피해가 우려되는 기사의 댓글 창을 닫습니다.”한겨레는 지난해 11월부터 2차 피해가 예상되는 기사를 선별해 홈페이지와 포털에서 댓글 창을 닫았다. 한겨레가 포털 성범죄 기사의 댓글 창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이후 네이버가 각 언론사에 개별 기사 댓글 창 폐지 기능을 도입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해 ‘올해의 좋은 보도상’으로 관련 기사를 선정하며 “포털 네이버의 개별기사 댓글 창 온·오프 기능 도입을 이끌어냈다”고 평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월에는 정치에 참여할 것이라는 이른바 ‘5월 등판론’이 힘을 잃으면서 언론에서는 6월 등판이 유력하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5·18을 앞두고 관련 메시지만 내놓으면서 5월 중에 정치선언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6월 등판론에 이어 7월 등판론 역시 윤 전 총장이 직접 밝힌 사안이 아니라 주변 조건을 고려한 언론의 추정일 뿐이다. 한겨레가 젠더 보도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지난 2018년 10월 젠더 분야 담당 기자, 2019년 5월 젠더데스크, 지난해 11월 젠더팀을 만든데 이은 조치다. 한겨레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지부 신임 집행부(지부장 노현웅)가 첫 노보를 뉴스레터 형식으로 발행했다. 기존 지부가 정기 발간하던 지면 노보 외에도 사내 이슈가 있을 때마다 뉴스레터를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이번엔 사내 뜨거운 한겨레 후원제 모델을 다뤘다.언론노조 한겨레지부는 13일 이메일로 노보 ‘디지털 진보언론’을 구성원들에게 보냈다. 디지털 진보언론은 김현대 한겨레 사장의 공약 사항으로 오는 17일 첫선을 보이는 ‘한겨레 서포터즈 벗’ 후원제에 대한 구성원들 의견을 전하고 TF 답변을 실었다.‘서포터즈 벗’ 후원제는 최소 5000원 이
한겨레가 국내 레거시미디어 중 처음으로 선보이는 젠더 버티컬 매체 ‘슬랩(slap)’이 오는 14일 공식 론칭된다. 지면 매체가 젠더 버티컬 매체를 만들어 콘텐츠를 선보이는 건 한겨레가 처음이다.‘버티컬 매체’란 특정 분야를 떼어내 기존브랜드가 가진 다른 브랜드를 내세워 자유롭게 색다른 실험을 하는 것을 뜻한다.‘슬랩’이라는 매체명은 영어 단어 “손바닥으로 철썩 때린다”는 뜻이다.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젠더 감수성 등에 변화를 유도하는 가벼운 손짓을 의미한다. 주 독자 타겟층은 ‘20대 여성’이다.앞서 ‘슬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