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춘 EBS 이사장. 사진=EBS
▲ 유시춘 EBS 이사장. 사진=EBS

유시춘 EBS 이사장이 EBS 노사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 대해 “정서적 골이 깊은 것 같다”며 갈등을 해소하고 외부 위기에 대응하자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는 지난해 11월 단협 파기·파업 종용 등을 이유로 임금단체협상 교섭을 전면 중단하고 경영진 사퇴요구 농성을 시작했고, EBS 사측은 지난달 8일 단협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하면서 노사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유 이사장은 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노조가 사장 퇴진이 아니면 한 발도 안 나가겠다는 건 올바른 자세가 아닌데 그러다 보니 사측도 협상에 임하기 어려워지지 않겠나”라며 “노사가 협력해 외부 리스크에 대응해야 하는데 감정적, 정서적인 골이 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노조도 성숙한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며 “사측에서는 성의를 보이기 위해 임원과 부장 선에서 일부 바꿀 수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유 이사장을 비롯해 EBS 이사 9명은 지난달 16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노사갈등 격화가 노사 양측이 신뢰와 성실의 의무를 망각하고 아집과 불성실로 협상에 임한 탓”이라며 “전사적으로 구조개혁과 임금 조정 등 경영혁신을 통해 경영 위기를 극복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 노사가 대립을 멈추고 경영위기 극복에 힘을 모으자는 중재 입장이었다. 

유 이사장은 “내일(6일) 지방노동위원회가 열린다. 노사가 합쳐서 일을 해결해야 하는데 안에서 이렇게 밀당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EBS 노조는 지난달 초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참가자의 89%가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지노위에서 지난해 임단협에 대한 조정신청이 최종 결렬될 경우 노조는 쟁의권을 얻는다. 

유 이사장은 EBS의 외부 위기 요인으로 낮은 수신료 배분을 꼽았다. 그는 “70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낮은 수신료에 광고시장이 자꾸 협소해지고 있다”며 “현재 계약직은 임기 종료되면 채용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순감하는 등 내부 요인은 미시적으로 조정할 수 있지만 외부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이사회도 그렇고 지노위도 구속력이 없어 권고밖에 할 수 없지만 노사 양측에 할 말은 다 해왔고 앞으로도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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