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찾아온 대목이잖아.”, “취재 경쟁이 장난이 아니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소환을 앞두고 취재진들의 취재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신문·방송·인터넷 언론사 소속 취재진들 100여 명은 25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최 전 위원장의 소환을 앞두고 취재 장비를 설치하고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사진, 방송 촬영 취재진을 중심으로 자리를 선점하고 있고 시간이 흐를수록 취재진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다. 최 전 위원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이날 오전 10시 30분 검찰에 출두할 예정이다.

취재진들은 최 전 위원장이 출두해 대검찰청 안으로 갈 동선을 예측해, 양쪽으로 TV 촬영용 삼각대(트라이포트)와 사진 기자용 사다리 수십여 개를 설치해 대기 중이다. 우천 중이라 비를 피해 대검찰청 회전문 주위로 빼곡하게 몰려 있어, 벌써부터 자리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최 전 위원장의 소환을 앞두고 대검 관계자는 취재 열기로 인해 포토라인이 무너질 것을 우려해 라인 규정을 다시 공지하고 포토라인에 서보는 ‘리허설’을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노란색 포토라인이 청사 정문 바닥에 그려져 있다. 치열한 자리 싸움으로 한 사진기자가 포토라인을 넘어가자 대검 관계자가 포토라인 안으로 들어가라고 요청했고 이에 취재진이 반발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 전 위원장 출두시 자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자실에 대기 중인 펜기자들까지 합류하면 정문 앞에는 100명을 훌쩍 넘는 취재진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 전 위원장의 모습을 잘 담을 수 있는 자리 곳곳에는 종합편성채널 취재진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이다. TV조선, JTBC, 채널A, MBN 등이 청사 정문 주위에 자리를 잡았다. 연합뉴스의 보도전문채널 ‘뉴스Y’는 중계 차량 앞에서 방송 촬영을 연습해보기도 했다. 취재진들은 이날 7시 이전부터 장비를 설치하고 촬영 준비에 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들은 최 전 위원장이 출두하면서 이번 수사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펜기자들은 기자실에서 질문자를 정해 질문 내용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위원장도 소환 전날에는 귀가하지 않고 변호사들과 법적 검토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위원장은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로부터 사업 청탁 명목으로 수차례에 걸쳐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전 위원장이 이미 여러 언론에 금품 수수 사실을 인정하며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여론 조사에 썼다고 밝힌 바 있다. 

언론쪽에서는 이번 수사의 수위를 가늠할 수 있는 관전 포인트를 이명박 대통령 관련 대선 자금 수사 여부를 보고 있다. 한겨레는 25일자 1면 기사<이명박시장 퇴임직전 ‘파이시티 시설변경’ 승인>에서 최시중·박영준 두 현 정권 실세의 거액 수수 파문을 불러온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물터미널 터 복합유통단지(파이시티) 조성 사업과 관련해, 서울시가 2006년 도시계획위원회 위원들의 반대에도 대규모 점포 건설을 허용하는 시설 변경 승인을 밀어붙인 정황을 보도했다. 당시는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임기 만료를 50일 앞둔 2006년 5월11일이었다.

현재 검찰은 “(의혹이)나오는 대로 수사를 하겠다”면서 이날 최 전 위원장에 대한 장시간 수사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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