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주 "신문광고·협찬 강요받아봤다" 100%
광고주 "신문광고·협찬 강요받아봤다" 100%
광고주협회·광고학회, 50개 기업 광고·홍보 담당자 설문조사

#1. 올해 초 전국단위종합일간지 한 데스크는 퇴근 무렵 대기업 광고 및 홍보담당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자사가 주최하는 행사가 있는데, 협찬을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메시지를 받은 담당자들은 편집국 고위간부의 직접적인 부탁을 무시할 수가 없었고, 울며겨자먹기로 협찬금을 냈다.

#2. 전국단위일간지 세 곳의 광고 및 협찬 수주 행태가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이들은 음해성 기사를 써서 해당기업에 찾아가 광고나 협찬과 맞바꾸자는 제의를 노골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이들의 행태에 넌더리를 내면서도, 후환이 두려워 구체적인 언급을 꺼리고 있다. 기업 사이에서 이들은 '아OOO삼형제'로 불린다.

신문과 인터넷매체 등 일부 언론사의 광고 강매, 협찬 강요 등 불공정거래 관행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광고주협회와 광고학회, 광고단체연합회는 15일 공동 개최할 세미나에서 이 조사결과를 공개하며 거래관행 개선을 촉구할 예정이다.

세미나에 앞서 14일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주제발표문에 따르면, 50명의 광고 및 홍보담당자를 대상으로 ‘신문광고를 집행할 때 불합리한 광고 강요 및 협찬 경험이 있는가’를 묻자 응답자 모두 ‘있다’고 답했다. 50명의 응답자 중 50.3%는 ‘신문광고 집행 시 구매의사와 관계없이 집행 된다’고 답했다. 신문광고 거래관행의 문제점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묻는 질문에는 98%가 심각한 편, 심각함, 매우 심각함으로 답했다. ‘보통’이라고 답한 이는 단 한 명(2%)이었다.

어떤 것이 문제냐는 질문(복수응답)에는 ‘행사협찬광고’(86%), ‘광고 및 협찬 거부시 허위 및 음해성 보도’(80%), ‘신문 기사를 활용한 광고 유치’(68%), 모든 주요일간지에 광고 게재를 요구하는 ‘원 턴 방식’(54%), ‘가격 책정의 불합리성’(48%), ‘구독 강요 및 강매’(42%) 순으로 나타났다. 신문종별로는 경제지(32%), 전국지(30%), 주간지(22%) 순으로 문제가 크다고 답한 반면, 무가지와 지역주간지를 꼽은 이는 없었다. 전국지와 경제지의 경우 ‘원 턴 방식’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혔으며, 지역신문의 경우 ‘가격책정의 불합리성’이 큰 요인이 됐다.

이른바 ‘사이비언론’으로도 불리는 ‘유사언론’의 경우 ‘광고 및 협찬 거부시 허위 및 음해성 보도’로 인한 피해가 가장 심각하다고 응답자들은 답했다. 응답자들은 이러한 불공정거래관행의 이유에 대해 ‘과도한 매체 난립’, ‘경기침체로 인한 신문광고시장 축소’, ‘구시대적인 거래관행의 지속’ 순으로 꼽았다. 이들은 이러한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으로 ‘업계 공통의 가이드라인 마련’, ‘건전성 인증제 도입’ 등을 주요하게 생각했지만, ‘언론재단 신고’에 동의한 이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신문광고 정상화를 위한 해법으로는 ‘유사언론 규제’, ‘발행부수 공개’, ‘ABC제도 활성화’ 순으로 꼽았다.

지난 1일부터 일주일간 이경렬 한양대 교수(광고홍보학)가 진행한 이 조사에는 14개 업종 50개 회사의 과장급 이상 광고 및 홍보담당자가 응했다. 총 50명 가운데 임원 이상은 7명이었다. 이 교수는 발표문에서 “급변하는 매체환경에서 주먹구구식 판매방식과 구시대적인 거래관행은 점차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광고주들과 신문사들이 공멸의 위기의식을 느끼고 건전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김병희 서원대 교수(광고홍보학)가 같은 시기 별도로 진행한 인터넷광고환경 조사에서는 50여명의 응답자 중 82%가 ‘인터넷 광고를 강요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인터넷광고의 거래관행의 심각성을 묻는 질문에 64%가 ‘심각하다’(약간 심각+심각+매우 심각)고 답했다.

거래관행 폐해가 큰 곳을 종별로 묻는 질문에 주요 포털사이트라고 답한 비율은 6%에 불과한 반면, 독립 인터넷신문은 42%에 달했다. 독립 인터넷신문의 반대 의미인 언론사닷컴의 경우 22%였다. 전문 인터넷신문이나 지역 인터넷신문은 30%였다. 인터넷신문의 광고강매 해소방안으로는 ‘인터넷신문 등록요건의 강화’가 주요하게 꼽혔다. 현행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보장에 관한 법률’ 및 동법시행령에 따르면, 취재 인력 2명 이상을 포함해 취재 및 편집 인력 3명 이상을 상시적으로 고용하고 주간 게재 기사 건수의 30% 이상을 자체적으로 생산한 기사로 채우면 인터넷신문으로 해당 시도에 등록할 수 있다.

김 교수는 “규모가 작은 인터넷신문의 폐해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재정상태가 부실한 인터넷신문이 난립하고 있어 이들의 위법행위를 규제할 수 있는 관련법률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