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에 있는 홈앤쇼핑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서울 강서구에 있는 홈앤쇼핑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홈앤쇼핑의 희망퇴직·IT전략본부 발령 결정을 두고 노사가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홈앤쇼핑 노조는 사측이 희망퇴직 대상자를 선별해 IT전략본부로 발령했다고 비판했지만, 사측은 IT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방송PD뿐 아니라 그래픽, 기술감독, 고객서비스 등 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IT전략본부 발령을 받았다.

홈앤쇼핑은 지난달 말 조직개편을 실시하고 직원 29명을 기존 업무와 무관한 IT전략본부에 배치했다. 또 홈앤쇼핑은 지난 5일 만 51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를 두고 홈앤쇼핑 양대노조(홈앤쇼핑노동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홈앤쇼핑지부)는 사측이 희망퇴직 대상자들을 미리 선별한 뒤 IT전략본부로 부당 발령했다고 반발했다.

홈앤쇼핑노동조합은 지난 14일 성명에서 “IT전략본부로 부당 발령된 동료들에 대한 재배치를 요구한다”며 이달 22일까지 재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홈앤쇼핑지부는 지난 6일 성명에서 “주어진 업무를 빼앗고 희망퇴직을 강요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행위이며 부당노동행위”라고 했다. 홈앤쇼핑지부는 투쟁 방법을 검토 중이다.

미디어오늘 취재에 따르면 PD, 그래픽, 기술감독, 상품기획, 품질관리 직군에 종사하는 직원들이 IT전략본부로 발령을 받았다. 다수는 IT 전공자가 아니며, 희망퇴직 대상인 50대 이상이다. 홈앤쇼핑 관계자 A씨는 “IT는 전문 분야이기에 교육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기존 직원을 재배치하는 게 아니라 신입사원을 뽑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사측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인사개편은) IT 관련 인원을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타사 대비 부족한 IT인원을 육성하고 투입하기 위한 회사의 결정이다. 신규 채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내부 직원 전보를 통한 인력 확충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사측 관계자는 IT전략본부 배치와 희망퇴직은 관련이 없다며 “희망퇴직은 직원이 희망에 따라 신청하고 회사가 이를 심사해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홈앤쇼핑이 IT전략본부 직원들에게 10년 전 강의 영상을 보여줬다는 더리브스 보도도 나왔다. A씨는 “관련 교육을 듣고 ‘멘붕’(정신적 붕괴)이 온 직원들이 있다”며 “일이 주어진다면 회사를 계속 다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교육 후 희망퇴직을 신청한 사람도 있다”고 했다. 이에 사측 관계자는 “수학의정석이나 성문영어처럼 오래된 자료라고해서 문제가 있지 않다”며 “최신 트렌드에 맞는 교육도 동시에 진행 중”이라고 했다.

홈앤쇼핑의 라이브커머스 사업 중단도 논란이다. 홈앤쇼핑은 지난달 29일 2022년 11월 출시한 라이브커머스 ‘팡라이브’를 중단했다. 지난달 27일 사업 중단 공지가 내려진 후 이틀 만에 사업이 완전히 종료된 것이다. 30여 개 방송이 취소됐으며, 라이브커머스 부서에서 근무하던 직원 일부도 IT전략본부로 갔다. 라이브커머스는 온라인 기반 실시간 상품판매방송을 뜻한다.

A씨는 “라이브커머스는 홈앤쇼핑의 수익사업이었다”며 “다른 홈쇼핑사들은 TV 외 분야를 확장하려 시도하고 있는데, 우리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했다. 지디넷코리아의 지난 18일  보도에 따르면 2023년 홈앤쇼핑 라이브커머스 방송취급액은 전년 대비 66% 성장했다. 사측 관계자는 “경기침체, 홈쇼핑 업황 부진 등 어려운 시기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영 효율성 및 수익성 제고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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