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장겸 전 MBC 사장이 지난해 4월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
▲ 김장겸 전 MBC 사장이 지난해 4월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

MBC 노조 탄압 등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김장겸 전 MBC 사장이 국민의힘 위성정당 비례대표에 신청하자 MBC 내부에서 언론 장악을 위한 윤석열 정권의 움직임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장겸 전 사장은 지난 4일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비례대표 공천신청을 했다. 김 전 사장은 7일 본인 SNS를 통해 “언론에 보도된 대로 제가 ‘국민의 미래’ 비례대표 공천신청을 했다”고 밝히며 “가장 큰 이유는 문재인 정권과 언론노조가 장악한 경영진에 의해 핍박받고 해고된 동료와 후배들이, 언론자유와 방송 정상화를 위해 앞장서 달라는 당부 때문”이라고 했다. 김 전 사장은 “특히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들어가 민주당과 언론노조의 ‘공영방송 영구장악’ 시도를 저지하고 정상화시켜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라는 염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12일 대법원은 노조 탄압 등 부당노동행위로 기소된 김장겸 전 MBC 사장의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원심을 확정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6일 국무회의에서 설 명절을 앞두고 김장겸 전 사장을 비롯해 안광한 전 MBC 사장(형선고실효 및 복권), 백종문·권재홍 전 MBC 부사장 등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김장겸 전 사장은 지난해 국민의힘 가짜뉴스·괴담 방지 특별위원회 등에서 위원장으로도 활동해 왔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7일 성명을 내고 “참으로 뻔뻔하고 어이없는 작태”라며 “김장겸은 부당노동행위로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자다. 그런 자가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서는 것 자체도 이해 불가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정치부장·보도국장·보도본부장에 이어 사장까지 차지하고, 10년간 MBC 뉴스를 좌지우지하면서 편파·왜곡 보도에 앞장섰던 그가 감히 ‘언론자유’와 ‘방송 정상화’를 입에 담는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 서울 마포구 MBC 사옥
▲ 서울 마포구 MBC 사옥

이들은 김장겸 전 사장의 사면과 공천신청은 윤석열 정권이 MBC를 탄압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공영방송 MBC를 권력에 통째로 갖다 바쳤던 자가, 국회의원이 되어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유체이탈 화법인가. 가장 용서할 수 없는 것은 이런 자를 추켜세우며 국회에 밀어 넣어 언론을, 방송을, MBC를 파괴하려는 윤석열 정권”이라며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이 김장겸 국회의원 만들기에 이처럼 열과 성을 다하는 이유는 권력의 충견으로서 언론탄압, 특히 MBC 파괴의 선봉에 서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이어 “KBS를 권력의 나팔수로 만들고, YTN을 저질 자본에 팔아치우고, TBS를 아예 문 닫게 만들려는 윤석열 정권은 이제 MBC 파괴를 위한 본격 채비를 하고 있다”며 “그동안 검찰, 감사원 등 정부 기관을 총동원해 MBC를 흔들더니,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묻지마’식 벌점 테러, 이와 연계된 방송통신위원회의 재허가 심사를 통해 MBC의 명줄을 끊어 놓으려는 음모를 진행 중이다. 그러고는 ‘방송개혁’이란 허울을 씌워 MBC 민영화까지 밀어붙이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BC본부는 “MBC를 또다시 권력에 헌납하려는 적폐들의 부활을 절대 묵과할 수 없다. 또한 이 같은 적폐들을 앞세워 공영방송 MBC를 권력의 사유물로 전락시키려는 윤석열 정권은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MBC 구성원들은 윤석열 정권의 MBC 파괴 시도에 맞서, 국민과 함께 국민의 방송 MBC를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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