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울산 지역 지상파 민영방송인 ubc울산방송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대책위원회를 출범했다. ubc가 부당해고 판결이 확정된 아나운서와 3년째 근로계약을 맺지 않고, 9년차 그래픽 디자이너가 노동자성 인정 다툼에 나서는 등 방송 비정규직 문제가 잇달았지만 해결되지 않으면서 노동단체들이 연대체를 결성한 것이다.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와 민주노총법률원 울산사무소, 울산인권운동연대, 엔딩크레딧 등은 6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ubc울산방송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대책위원회’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ubc의 비정규직 괴롭힘을 규탄한다”며 “ubc 규탄집회 등으로 울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이 사안을 알려내고, 방송 현장 무늬만 프리랜서 문제를 바꾸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와 민주노총법률원 울산사무소, 울산인권운동연대, 엔딩크레딧 등 울산지역 노동단체들은 6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ubc울산방송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대책위원회’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ubc울산방송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대책위원회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와 민주노총법률원 울산사무소, 울산인권운동연대, 엔딩크레딧 등 울산지역 노동단체들은 6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ubc울산방송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대책위원회’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ubc울산방송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대책위원회

진재연 엔딩크레딧 집행위원장은 “부당한 상황에 고립된 채 싸워온 이산하, 손민정 노동자를 지지하며 함께 싸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며 “전국의 방송 비정규직·무늬만 프리랜서들이 소리 내지 못하지만 이산하, 손민정 두 분을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개편이라는 말 한마디면 해고되는 사람들, 소송을 해 존재를 증명받지만 방송사 꼼수와 괴롭힘에 고통받는 사람들. 방송사는 다르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너무나 똑같다”고 했다.

이산하 아나운서는 울산방송에서 ‘무늬만 프리랜서’로 5년 넘게 일하다 2021년 해고당했다. 이후 노동위와 법원에서 부당해고를 인정받고 복직했지만 ubc는 그와 근로계약을 맺지 않았고, 올해 초 그를 편집요원으로 발령했다. CG 디자이너 손민정씨는 7년간 일한 회사로부터 프리랜서 계약을 요구 받았고, 이를 거절한 손씨에게 사측은 근속기간을 인정하지 않는 무기계약직 근로계약서를 제시했다. 이후 손씨는 ‘새벽 2시간 근무’에 배치됐다며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 나섰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이 6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ubc울산방송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대책위원회’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ubc울산방송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대책위원회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이 6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ubc울산방송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대책위원회’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ubc울산방송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대책위원회

ubc지역대책위는 “ubc는 판결에 따라 이씨를 정규직 전환하기는커녕 괴롭힘의 강도를 높였다. 손씨에게 가하는 초단시간 업무지시는 노동자에게 악의적으로 빈곤의 고통을 가함으로서 ubc의 노동자이길 포기하라는 협박”이라고 했다. 이어 “ubc의 탄압이 비단 두 명의 노동자에게 국한되지 않는다”며 “ubc는 두 노동자에 대한 표적 탄압으로 울산의 청년 미디어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감히 말하지 못하도록 부당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이정환 ubc 사장은 하루 빨리 사용자로서 책임을 져라. 부당전보를 철회하고, 단시간 노동을 중단하고, 정당한 노동권을 보장하라”면서 “울산시는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ubc울산방송에 대한 모든 지원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와 민주노총법률원 울산사무소, 울산인권운동연대, 엔딩크레딧 등 울산지역 노동단체들은 6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ubc울산방송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대책위원회’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ubc울산방송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대책위원회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와 민주노총법률원 울산사무소, 울산인권운동연대, 엔딩크레딧 등 울산지역 노동단체들은 6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ubc울산방송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대책위원회’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ubc울산방송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대책위원회

박영철 울산인권운동연대 대표는 “ubc울산방송에서 9년째 일한 두 노동자들이 겪는 비정규직 차별과 직장내 괴롭힘은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에 대한 인식의 결정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욱 안타까운 것은 언론노조 ubc울산방송지부의 태도다. 노동권이 무시되는 처참한 현장을 외면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변명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언론노조는 ubc지부장 발언 관련 최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과정에서 언론노조 소속 지부 간부가 당사자와 당사자들을 지지, 엄호하는 엔딩크레딧, 그리고 고 이재학 피디 유족에 대하여  본의 아닌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며 “정중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문을 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 아나운서는 “회사는 마지막 남은 방송마저 폐지했고 업무와 무관한 편집요원에 발령해 퇴사를 강요하고 있다”며 “3년 넘는 시간을 회사 상대로 혼자 버텨왔지만,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괴롭힘과 보복 갑질에 함께 분노해주시고, 힘을 모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손 디자이너는 “전국의 수많은 비정규직 프리랜서들이 정당한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알고 있다. 지금 얼마나 힘들게 버티고 있을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과거는 부정 당하고 현재와 미래는 빼앗긴 기분”이라며 “저도 제 자리에서 방송 비정규직 프리랜서들의 권리가 온전히 보장되도록 싸울 것”이라고 했다.

ubc지역대책위에는 △방송을만드는사람들의이름 엔딩크레딧 △민주노총법률원 울산사무소 △공공운수노조 울산지역본부 △금속노조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노동당울산시당 △울산인권운동연대 △서영호양봉수열사정신계승사업회 △울산지역해고자협의회 △울산이주민센터 △울산북구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울산노동인권센터 △사회주의를향한전진 등 13개 단체가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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