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사직서를 내는 집단행동이 21일째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와 기독교단체, 의사들이 신문 지면 광고를 통해 의견을 적극 개진하고 있다. 지면 구독률은 떨어지는 상황에서 의대 증원 이슈에 의견을 내고 싶어 하는 이해 당사자들은 신문을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지난 4일 정부는 <의료개혁, 마지막 기회입니다> 제목으로 16개 신문 1면 하단에 광고를 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 한겨레, 국민일보, 세계일보, 서울신문, 한국일보, 아시아투데이 등 종합일간지와 매일경제와 한국경제, 서울경제, 머니투데이, 파이낸셜뉴스, 아주경제 등 경제지에 광고를 냈다.

▲대한의사협회가 지난달 중앙일보에 1면 광고를 냈다. 이후 한국교회총연합이 지난 1일 경향신문, 국민일보,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등에 광고를 냈다. 정부도 16개 신문 1면에 의료개혁 광고를 냈다.
▲대한의사협회가 지난달 중앙일보에 1면 광고를 냈다. 이후 한국교회총연합이 지난 1일 경향신문, 국민일보,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등에 광고를 냈다. 정부도 16개 신문 1면에 의료개혁 광고를 냈다.

정부는 1면 하단 광고에서 ‘의사 충원이 시급한 첫 번째 이유’로 한국은 2021년 기준 OECD 국가 중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가장 부족한 나라라고 설명했다. ‘의사 충원이 시급한 두 번째 이유’로는 고령화로 의사가 필요한 사람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2022년 기준 65세 이상 어르신 비율은 18%, 2035년엔 30%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그러면 국민 입원일수는 2022년과 비교해 45%가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교회총연합은 지난 1일 경향신문과 국민일보,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지면에 <집단행동 철회하고 당장 환자 곁으로 돌아오라> 제목의 광고를 냈다. 이들은 “집단 이기주의 논리에 따라 정책이 후퇴하는 나약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의 생명은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가장 먼저 신문에 의견 광고를 낸 단체는 의사들이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KMA)는 지난달 21일 중앙일보에 <교수님! 제자들이 왜 그러는지는 아십니까?> 제목의 1면 하단 광고를 냈다.

대한의사협회는 “전체 의사 1인당 외래 환자 수는 20년 동안 계속 줄어드는데 상급종합병원은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의사와 환자가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KMA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의사 수는 20년 간 1만4176명에서 2만2683명으로 증가했다. 의사 1인당 외래 환자 수도 37%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의원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35% 외래 환자가 줄었다. 자기 전문과 환자가 없어서 전문과 간판을 뗀 의원이 6277곳이다. 전공의들은 전문의가 되면 개원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중노동을 견뎌왔는데 현실은 처참하다”며 “정부에서 매년 5000명의 신규 의사를 배출해 의사를 죽이겠답니다. 급여, 비급여 혼합진료를 금지해 개원가의 씨를 말리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공의들이 하루라도 빨리 자리 잡으려 수련을 그만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미디어영상홍보학과 겸임교수는 “해당 광고들은 신문사와 미디어 종사자들을 위한 광고라고 할 수 있다. (광고 내용에 기반한) 이런 보도를 해줬으면 하는 은근한 암시를 주는 거다. 이런 광고가 들어오면 언론사 입장에서는 신경 안 쓸 수 없다. 한국뿐 아니라 외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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