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미디어오늘 이우림.

사이버렉카와 유명인들의 이슈를 무분별하게 보도하는 언론이 유명인들의 자살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7일 발표한 <사이버렉카 제작 유명인 정보 콘텐츠 이용 경험 및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사이버렉카와 언론이 유명인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버렉카는 유명인들의 이슈와 관련된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유튜버들을 일컫는 용어다.

사이버렉카가 사회적 문제라는 것에 응답자 92%가 동의했다. 사이버렉카 문제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를 물은 결과 사이버렉카의 비윤리성 92.6%, 언론의 책임 소홀 90.8%, 이용자 수요에 따른 공급 90.1% 등 응답이 나왔다. 응답자 94.3%는 사이버렉카 등 유명인 명예훼손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이어 피해자 구제제도 강화(93.4%)·플랫폼 자율규제 강화(88.2%) 등 응답이 나왔다. ‘유튜버 대상 윤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80.6%로 가장 낮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7일 발표한 사이버 렉카 설문조사 결과.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7일 발표한 사이버렉카 설문조사 결과.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응답자들은 사이버렉카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언론보도 등이 유명인 자살에 영향을 끼친다고 봤다. 언론재단이 △사이버렉카의 의혹 제기 △세간의 관심 △악성댓글 △언론의 부정확한 보도 △수사기관의 부적절한 대응 △당사자의 소극적 반응 등 항목이 유명인 자살에 영향을 끼치는지 물은 결과, 93.2%는 사이버렉카를 문제로 꼽았다. 이어 세간의 관심 93.1%, 악성댓글 93.0%, 언론보도 92.1%, 수사기관 대응 91.2% 등 답이 나왔다. ‘당사자의 소극적 반응’은 74.8%로 가장 낮았다.

언론재단은 언론사들이 사이버렉카 콘텐츠를 인용보도하는 것에 대한 피해가 크다고 지적했다. 언론재단은 “이용자들은 사이버렉카가 제작한 콘텐츠에 담긴 검증되지 않은 허위 사실에 직접적으로 현혹되기도 하지만, 언론이 받아쓴 내용을 통해 그 허위 사실에 대해 더 확신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사이버렉카의 콘텐츠와 이를 중계하다시피 하는 언론보도는 많은 이용자에 의해 소비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피해를 당한 유명인들 가운데 비방과 악성 댓글에 시달리다가 자살하는 사건도 종종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사이버렉카 콘텐츠를 시청한 적 있는 응답자는 71.4%였다. 20대 응답자의 경험률이 83.6%로 가장 높았으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경험률이 낮아졌다. 사이버렉카 콘텐츠 시청 이유는 △제목이 눈길을 끌어서 59.2% △정보를 빠르게 알기 위해 34.3% △상세한 내용을 알기 위해 31.1% 등이었다. 이번 조사는 14일부터 18일까지 20~50대 1000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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