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조선 사옥.
▲ TV조선 사옥.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일부 위원들이 TV조선과 관계를 이유로 심의를 회피하자 TV조선 안건을 ‘의결보류’했다. 시청자위원회 부위원장, 보도본부 시사제작에디터 등 9명의 선방심의위원 중 3명의 위원이 TV조선과 관계가 있었던 인사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22일 열린 7차 회의에서 TV조선 안건을 ‘의결보류’했다. 이날 회의엔 임정열(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추천), 박애성(대한변호사협회 추천) 위원이 불참해 7명의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2024년 2월1일), ‘뉴스 퍼레이드’(2024년 1월31일) 방송이 안건으로 올라온 상태였다.

권재홍(공정언론국민연대 추천) 위원과 이미나(한국미디어정책학회 추천) 위원은 TV조선 안건을 회피했다. 백선기 위원장(방송통신심의위원회 추천)은 “9명 중 6명 이상이 참가해 투표해야 하기 때문에 이 안건은 두 분의 심의위원이 더 참가하면 그때 결정하는 걸로 견해를 물어봤다”며 “사실 사적으로는 얘기를 했는데 공적인 자리에서 얘기를 해야 한다. 공개적으로 두 분이 회피했기 때문에 의결보류 사안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규정 상 위원 5인 이상이면 의결할 수 있지만 위원장 권한으로 안건을 의결보류시킨 것이다.

권재홍 위원은 TV조선 시청자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이다. 지난해 12월 선방심의위 회의에서 “선방심의위 위촉 한 달 전까지 TV조선 시청자위원회 위원이었다”며 “혹시나 있을지 모를 이해충돌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빠지겠다”고 말했다. 이미나 위원도 “비슷한 사유로 회피하겠다”고 말했다.

회의에서 공식적인 직함을 밝히지 않은 이미나 의원은 22일 7차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이 회피 이유를 묻자 “다르게 오해하실 수 있을까 싶어서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권재홍 위원님과 비슷한 경우다. TV조선 관련해서 자문처럼 활동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활동 시기를 묻자 “선방심의위와 겹치지 않는다. 자체적으로 나온 다음”이라고 말했다.

출범 때부터 ‘편파’ 논란이 일었던 선방심의위 구성에 3명이 TV조선 관계자 출신만 3명인 상황이다. TV조선 추천 선방심의위원인 손형기 위원은 TV조선 보도본부 시사제작에디터 출신이다. 방심위 야권 추천 위원들은 방송계 추천 몫을 처음으로 방송 관련 협회가 아닌 방송사인 TV조선에 준 것에 강하게 반발하며 지난해 TV조선에 선방심의위 추천을 철회해달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손형기 위원은 지난해 12월21일 회의에서 “분명히 나는 TV조선에 2011년 9월 입사해서 2018년 6월에 방송 현업을 은퇴했다. 첫 방송사 EBS부터 출발해 KBS, MBN, KTV 등을 지냈고 마지막이 TV조선이었다. TV조선이라고 낙인 찍는 건 대단히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손형기 위원은 TV조선 관련 심의에 회피하지 않고 의결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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