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석열 대통령과의 대담을 진행한 박장범 ‘뉴스9’ 앵커 사퇴를 요구하는 KBS 시청자청원이 게시됐다. 지난 7일 방영된 대담을 진행할 당시 박 앵커가 윤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300만 원 상당 고가 가방(명품백) 수수 의혹을 물으며 ‘작은 파우치’ ‘외국 회사의 조그만 백’이라는 표현 등으로 사안을 축소했다는 이유에서다.

대담 방영 다음 날인 8일 장아무개씨는 박 앵커를 두고 “윤 대통령 대담 시 명품백을 작은 파우치로 표현하는등 공영방송의 앵커 직분을 망각하고 아첨이 몸에 밴 듯한 모습이 너무 비루해보인다”며 “앵커인지 비서인지 알 수 없는 대담을 한 박장범은 공영방송의 앵커 자격이 없다”고 그의 하차를 요구하는 청원글을 게시했다.

▲ 2024년 2월7일 KBS 1TV에서 방영된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갈무리
▲ 2024년 2월7일 KBS 1TV에서 방영된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갈무리

지난 10일에는 정아무개씨가 “정권에 굴하는 대담 인터뷰 박장범은 언론인의 수치”라면서 “박장범의 대통령 대담은 KBS를 한없이 작아지게 만들었다. 김건희 명품백 수수 사실을 축소 왜곡 발언하는 인터뷰 박장범은 공정한 뉴스를 진행할 자격이 없다. 당장 사퇴해라 차라리 대통령실 가서 대변인이나 하라”고 했다.

같은 날 뭉아무개씨의 경우 “김건희 뇌물수수에 대해 공정한 보도를 바란다”면서 “언론인으로서 부끄럽지도 않나”라고 물었다. KBS는 청원이 게시된 날로부터 30일간 1000명 이상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 관련 부서 담당자 등이 답변을 하고 있다.

앞서 박 앵커는 지난 8일 ‘뉴스9’ 앵커 멘트를 통해 “대담 이후 난데없이 백이냐 파우치냐 논란이 시작됐다”며 “백과 파우치 모두 영어인데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같은 외신들은 어떤 표현을 쓸까? 모두 파우치라고 표기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BBC, 로이터, 가디언,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AFP 등 영미·유럽권 주요 언론에서도 ‘백’이라는 표현이 사용됐고, 애초 본질은 김 여사가 받은 것이 가방인지 파우치인지 여부가 아니라는 지적을 불렀다.

▲박장범 앵커가 지난 8일 KBS 뉴스9에서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과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대신 쪼만한 파우치라고 표현해 비판을 받은 것과 관련해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도 파우치라고 표기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사진=KBS 뉴스9 영상 갈무리
▲박장범 앵커가 지난 8일 KBS 뉴스9에서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과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대신 쪼만한 파우치라고 표현해 비판을 받은 것과 관련해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도 파우치라고 표기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사진=KBS 뉴스9 영상 갈무리

박 앵커는 대담 당시 ‘파우치’ 발언 외에도 ‘고발 사주’ ‘사법농단’ 등 의혹을 묻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갈등을 언급한 질문엔 정작 한 위원장에 대한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 여부를 묻는 대목은 없었다. 취임 후 기자회견을 한 번밖에 하지 않은 윤 대통령에게 언론관이나 소통 문제를 지적하는 질문도 없었다. KBS는 사전 녹화로 제작된 이번 대담에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홍보성 영상을 붙여 공영방송이 ‘대통령실 홍보대행사’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