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pixabay.
▲ 사진=pixabay.

‘대량해고’, ‘폐업’, ‘뉴스 피로’. 2023년 미국의 언론 산업을 설명하는 키워드다. 디지털 전환 이후 최악의 비즈니스 위기라는 평가와 함께 뉴욕타임스는 ‘대학살’(carnage)이라는 표현을 썼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4일 <뉴스 비즈니스에 대한 소식은 점점 더 암울해지고 있다>(The News About the News Business Is Getting Grimmer) 기사를 내고 “(산업의) 쇠퇴는 수년간 지속돼왔지만 여러 고통스러운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지금의 ‘대학살’을 초래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직원 240명 감축을 예고했다. 전직원 10%에 해당하는 사실상의 ‘대량해고’다. LA타임스는 지난달 기자 115명 등 뉴스룸을 20% 이상 줄이겠다고 발표했고, NBC뉴스, CNN도 수십 명 이상의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NYT는 “CBS뉴스를 소유하고 있는 파라마운트도 대규모 감원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해고를 넘어 ‘폐업’하는 언론사들도 우후죽순 생긴다. 곳곳의 지역언론이 사라지는 ‘뉴스사막화’ 현상이다. NYT는 “2주마다 평균 5개 지역신문이 문을 닫고 있으며 미국 전체 카운티의 절반 이상이 지역 소식을 접할 수 없는 ‘뉴스사막’에 속해 있다”며 “1100여개의 공영라디오방송국 중 5분의 1만이 지역저널리즘을 제작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비즈니스 인사이더 △NPR(미국 공영라디오) △버즈피드뉴스 △복스미디어 △바이스미디어 △ESPN △야후뉴스 등이 감원, 사업부 폐쇄, 파산 신청 등 업계 위기를 직격으로 맞았다.

▲ 지난달 24일 나온 NYT 기사.
▲ 지난달 24일 나온 NYT 기사.

수용자들의 ‘뉴스 피로’ 현상은 뉴스비즈니스 현상을 더 암울하게 한다. 페이스북 등 일부 플랫폼 회사들은 뉴스 서비스 비중을 줄이려고 하고 있다. NYT는 “미국인들은 다가오는 대선과 중동 및 우크라이나의 전쟁과 같은 주요 뉴스의 홍수 속에서 ‘뉴스 피로’(news fatigue)에 시달리고 있다”며 “구글과 메타는 주요 뉴스 직원을 해고했으며, 인스타그램 및 스레드 앱 책임자는 뉴스에 집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NYT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려는 뉴스 업계 노력에 대한 불길한 신호”라며 “억만장자 인수 후 대규모 인사가 채용되고 퓰리처상 수상이 이어지던 두 신문사(워싱턴포스트·LA타임스) 모두 지난해 수천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했다. NPR 방송 진행자 메리 루이스 켈리는 “당신이 저널리즘에 관심이 있다면 모든 경고등이 빨간색으로 깜박여야 한다”고 했다.

NYT는 “한 가지 긍정적인 점이 있다면 지역TV 뉴스”라며 “2022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전국적인 미디어보다 지역 뉴스를 훨씬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헤이워드 전 CBS 사장은 NYT에 “지역TV 뉴스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규모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지역TV뉴스 시장에는 3~4개의 경쟁 뉴스룸이 있는데, 이는 한 시장에 뉴스룸이 하나만 있어도 운이 좋은 지역신문과는 극명한 대조”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