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김홍일)가 YTN 최대주주를 유진이엔티(유진그룹)로 변경하는 안건을 승인하면서 유진이엔티가 YTN에 유리한 보도와 홍보성 기사를 강요하거나, 불리한 내용이 보도되지 않도록 하는 등의 방식으로 YTN의 보도 편성에 개입하지 말 것을 승인 조건으로 부가했다.

7일 방통위는 과천정부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에 관한 건에 대해 심의한 결과, YTN의 최대주주를 유진이엔티로 변경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2월 중 YTN에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YTN 최대주주 변경승인 조건으로 10가지를 내걸었다. △유진이엔티의 사외이사와 감사를 유진이엔티의 최대주주와 관련 없는 독립적인 자로 선임할 것 △YTN의 대표이사는 미디어 분야 전문경영인으로 선임할 것 △유진이엔티(특수관계자 포함)에 유리한 보도·홍보성 기사 강요 및 불리한 내용이 보도되지 않도록 하는 방식으로 보도·편성에 개입하지 말 것 △사업계획서 및 추가 개선계획에 제시한 YTN에 대한 증가 및 투자계획을 이행할 것 △YTN의 재무 건전성을 해할 수 있는 자산매각과 내부거래를 하지 않을 것 △사업계획서 및 추가 개선계획에 제시한대로 YTN 배당금을 수령한 경우 YTN을 위해 사용할 것 △유진이엔티의 증자계획과 조직 및 인력확대 계획을 이행할 것 △유진이엔티의 재정적 건전성 확보 시까지 특수관계자에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을 것 △청렴·윤리·준법 경영 계획과 사회 공헌 확대 방안을 이행할 것 △이행각서를 성실히 이행하고 전년도 이행실적 자료는 방통위에 매년 4월30일까지 제출할 것 등이다. 

앞서 지난해 11월23일부터 26일까지 YTN 최대주주 변경 심사위원회는 유진이엔티가 제출한 자료를 기반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이후 11월29일 당시 이동관 방통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이 전 위원장 사퇴 직전 유진이엔티의 YTN 최대주주 변경 신청 안건을 의결보류하면서도 ‘승인 적절’ 의견을 낸 바 있다. 그러나 방통위는 유진이엔티에 YTN의 공적책임, 공정성 등을 지킬 수 있는 계획안을 추가로 낼 것을 요청했다. 방통위는 2달 간의 추가 자료 검토 및 심사위원회 검토 결과 구체적인 계획안이 제시됐다고 보고 최대주주 변경을 의결했다.

이날 의결 과정에서 이상인 부위원장은 “유진이엔티의 YTN에 대한 보도전문채널 사회적 영향력을 감안할 때 신청인으로부터 방송의 공적 책임, 사회적 신용 등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추가 자료를 받았다. 추가로 전문가 자문도 받았다”며 “신청인은 저널리즘 연구소 설립, 데이터 저널리즘지원팀 운영 등 제도 정비를 통해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고 했다. 또 “YTN 투자 계획에 대해 향후 5년간 400억 원 투자, 모기업의 추가 출자, 직접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재원 확보할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상인 부위원장은 “제출한 향후 계획 및 추가 자료를 검토한 결과, 보다 전향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됐다고 판단했다”며 “오늘 의결 이후 신청인은 변경승인 이행 각서 조건을 잘 준수해 언론 본연의 자세를 유지하고 더욱 국민의 신뢰를 받는 보도채널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홍일 위원장도 “YTN 투자 적절성을 판단하기 위해 회계사로부터 자문을 들었다. 직접 의견을 듣는 절차, 심도 있고 다각적인 검토과정을 거치려고 노력했다”며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한다고 밝혔다.

이날 전체회의가 끝난 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기자가 ‘2인 체제에서 안건을 처리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고 묻자, 신승한 방송정책국 방송지원정책과장은 “저는 심사 담당 과장이고, 이 발언은 제가 드릴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기자가 ‘YTN 노조 측에서는 유진이엔티가 추가 자료를 제출했기 때문에 방통위가 별도의 심사위를 구성해 심사 과정을 거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말하자, 신승한 과장은 “심사가 작년부터 진행됐다. 추가 자료에 대해서는 기존 심사에 참여했던 심사위원 전원에게 새로 제출된 자료에 대해 자문 의견을 구했다. 심사위원 모두 한분도 빠짐없이 자문에 응했다. 회계전문가 등에게 추가로 자문받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