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간 방송된 SBS 장수 시사·교양 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의 폐지 위기 소식이 전해지자 시청자들이 폐지를 반대하는 의견을 남기고 있다.  

SBS <세상에 이런 일이> 시청자 게시판에는 언론을 통해 폐지 소식이 전해진 지난 16일부터 폐지를 반대하는 게시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 SBS 세상에 이런 일이 시청자게시판 갈무리.
▲ SBS 세상에 이런 일이 시청자게시판 갈무리.

한 시청자는 초등학생 자녀가 그린 눈물 그림과 편지를 올렸다. A씨는 <9살 어린이도 폐지 절대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에서 “기사로 <세상에 이런 일이>가 폐지된다는 걸 보고 너무 놀랐다. 어머니, 아버지 세대부터 초등학교 1학년 딸까지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며 “특히 딸 아이가 너무 슬퍼하면서 편지를 써서 SBS로 보내달라고 한다. 폐지되지 않고 앞으로 계속 3대가 같이 거실에 모여서 보고싶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청자 B씨는 “어느 날 즐겨 가는 고기집의 폐업을 통보받은 기분”이라며 “80분으로 확대개편됐다가 60분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도 그런대로 좋았다. 이제 <세상에 이런 일이>를 조금만 더 관심있게 봐야겠다”고 했다. 이어 특정 에피소드를 후속으로 다뤄주길 바란다며 “(폐지를) 부디 한 번만 더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했다. 

▲ 한 시청자는 초등학생 자녀가 그린 눈물 그림과 편지를 올렸다. 사진=SBS 세상에 이런 일이 시청자 게시판 중 '9살 어린이도 폐지 절대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 속 사진 갈무리. 실명이 쓰여진 부분은 모자이크 처리.
▲ 한 시청자는 초등학생 자녀가 그린 눈물 그림과 편지를 올렸다. 사진=SBS 세상에 이런 일이 시청자 게시판 중 '9살 어린이도 폐지 절대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 속 사진 갈무리. 실명이 쓰여진 부분은 모자이크 처리.
▲ 한 시청자는 초등학생 자녀가 그린 눈물 그림과 편지를 올렸다. 사진=SBS 세상에 이런 일이 시청자 게시판 중 '9살 어린이도 폐지 절대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 속 사진 갈무리. 실명이 쓰여진 부분은 모자이크 처리.
▲ 한 시청자는 초등학생 자녀가 그린 눈물 그림과 편지를 올렸다. 사진=SBS 세상에 이런 일이 시청자 게시판 중 '9살 어린이도 폐지 절대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 속 사진 갈무리. 실명이 쓰여진 부분은 모자이크 처리.

폐지 이유를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 C씨는 “시청률이 안 나오는 건 이번에 방송 시간을 바꿨기 때문이다. 퇴근하고 저녁 먹으면서 ‘어머 이런 일이?’ 하면서 보는 프로그램인데 주말로 시간을 바꾸면 시청률이 나오겠나. 주말엔 보통 미뤄놨던 OTT 프로그램을 본다”며 “세상이 바뀌고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데 거기에 맞춰서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수익을 올려야지 멀쩡한 프로그램을 폐지하면 어떡하나. 고정 시청자들이 얼마 안돼보여도 유튜브 구독자 수로 계산하면 어마어마하다”고 했다. 

D씨도 “어릴 때부터 보며 자란 프로그램이지만 지금도 아버지께서 여전히 즐겨보신다”며 “점점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우리 일상 이야기를 가깝게 담아내는 프로그램이 사라지지 않게 해달라. 유튜브가 아닌 공중파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지켜야 하는 영역이 있다”고 했다. 

이어 “시청률과 수익성이 전부가 될 순 없다. 프로그램이 오래된 느낌이 나는 건 오래됐기 때문”이라며 “오래 전부터 시청자들과 함께했고 여기엔 살 수 없는 소중한 무언가가 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가치들을 돌아봐달라. 큰 소리를 내지 않더라도 곳곳에서 <세상에 이런 일이>를 소중하게 보고 있는 시청자들이 있다는 걸 기억해달라”고 했다.

E씨는 “TV를 즐겨보지 않는데 딱 <세상에 이런 일이>, <그것이 알고싶다>, <동물농장> 세 가지만 본다”며 “목요일 밤에 하던 프로그램이 화요일에 변경되었을때도 놓치지 않고 봤고 토요일로 변경됐을 땐 그 누구보다 기뻐하고 주변에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는 힘든 삶에 있어서 행복과 감동을 줬던 프로그램이다. 인생을 잃어버린 기분이 든다”고 했다.

▲ SBS 세상에 이런 일이. 사진 출처=SBS 세상에 이런 일이 홈페이지.
▲ SBS 세상에 이런 일이. 사진 출처=SBS 세상에 이런 일이 홈페이지.

앞서 SBS 시사교양본부 평PD들이 지난 15일 발표한 성명서에 따르면 <세상에 이런 일이> 담당 PD는 지난 8일 CP(책임 프로듀서)로부터 프로그램 폐지를 통보받았다. 프로그램이 오래된 느낌을 줘 경쟁력이 없고, 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는 게 PD들이 전달받은 폐지 이유다. 평PD들은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SBS측은 관련된 내용을 가지고 다양하게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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