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내부에서 지역총국이 운영하는 ‘뉴스7’(오후 7시 뉴스)을 40분에서 10분으로 축소하는 방침이 보고된 것으로 알려져 “위기상황을 핑계삼아 추진하는 지역뉴스 죽이기를 중단하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0일 “지역정책실은 오늘 업무보고에서 현재 9개 총국에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자체제작해 온 7시 뉴스를 현행 40분에서 10분으로 축소하겠다 보고했다고 한다. 뉴스를 축소하면 예산 40억 원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예산 절감차원에서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전하면서 “특히 박민 사장이 지역국 7시 뉴스 축소를 지시했다는데 낙하산 답게 KBS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다”고 했다.

KBS본부는 “지역 7시 뉴스는 지역 기자들이 10년 넘게 요구해온 지역뉴스 편집권 독립을 실현한 것이다. 도입 이후 자체적인 평가와 더불어 언론학계와 지역사회에서도 호평이 이어졌다”라며 “공영방송 KBS의 가치를 높이는 지역 뉴스를 어떻게 확대하고 지원해야 할지 논의해야 할 상황에 오히려 지역 뉴스를 죽이겠다니 가당키나 한가. 그러면서 어떻게 지역 시청자들에게 수신료를 납부해달라고 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KBS 지역 '뉴스7' 갈무리
▲KBS 지역 '뉴스7' 갈무리

7시뉴스 축소가 지역총국 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KBS본부는 “과거 사측이 지역국 활성화 정책 차원에서 총국(광역 단위)에서 7시 뉴스를 시행하며 지역방송국(을지국, 중소 도시 대상) 제작 뉴스를 없앴다”며 “현재 지역방송국 주조는 뉴스 참여를 위한 인력만 남아있어 뉴스를 부활해도 제작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전국 8개 지역방송국에 대대적인 인력 충원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또한 “지역국 7시 뉴스를 위해 편집과 CG 담당자가 대거 채용돼 2년 이상 근무하면서 대부분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이렇게 대규모 인력까지 고용한 상황에서 7시 뉴스를 없앤다면, 인력 운용에 오히려 비효율성을 키우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전했다.

KBS본부는 무엇보다 “사측이 7시 뉴스를 도입하면서 약속했던 인력충원 약속을 지키지 않았음에도 지역의 보도국 구성원들은 지역에서 KBS의 공적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다. 일부 지역은 지역에서 높은 관심과 호평을 받으며 본사 7시 뉴스를 수중계할 때보다 더 높은 시청률을 보이기도 했다”며 “2022년 한국방송대상 수상작인 ‘GPS와 리어카’도 지역에서 7시 뉴스를 준비하며 탄생할 수 있었다. 과연 박민 사장은 이런 사정을 알고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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