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KBS 옴부즈맨 프로그램(시청자의 평가를 듣고 자사 콘텐츠를 비평하는 프로그램)에서 KBS의 이선균씨 마약투약 의혹 보도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KBS는 ‘사회적 관심’을 보도의 이유라고 밝히며 여러 입장을 충실히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보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이 접수된 상태다.

지난 10일 방영된 KBS의 옴부즈맨 프로그램인 ‘TV비평 시청자데스크’에서 김형일 극동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KBS의 이선균씨와 유흥업소 실장 간 녹취록 보도를 언급하며 “시청자의 알 권리도 중요하지만 보도 당사자가 부당한 피해를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지난 10일 KBS 옴부즈맨 프로그램에서 김형일 극동대 교수가 KBS 보도를 진단하고 있다. 
▲ 지난 10일 KBS 옴부즈맨 프로그램에서 김형일 극동대 교수가 KBS 보도를 진단하고 있다. 

앞서 KBS ‘뉴스9’은 지난 11월24일 이선균씨와 유흥업소 실장 간의 통화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KBS는 혐의와 무관한 사적 대화까지 보도했고 이후 여러 언론이 이 사적 대화를 제목에 부각해 기사를 냈다.

김형일 교수는 “유명 연예인 관련된 사안이다 보니 시청자들의 관심이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직접 증거는 찾지 못한 상태에서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진술 내용이 경찰 외부로 유출되고, 이를 토대로 추측성 보도를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김홍일 교수는 “시청자의 알 권리도 중요하지만 보도 당사자가 부당한 피해를 받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이에 관해 박희봉 KBS 보도본부 사회부 팀장은 “마약 남용은 공중보건과 사회질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중대범죄이고 유명 연예인이 연루돼 사회적 관심이 큰 사안이라 언론이 실체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보도는 사건연루 당사자, 경찰, 연예인 등 입장과 반론을 최대한 취재하고 당사자들의 입장을 균형 있게 구성했다. 경찰 수사의 난맥상, 해당 연예인의 반론도 충실히 포함했다”고 했다.

박희봉 팀장은 “하지만 지적해주신 것처럼 향후 보도에서 시청자의 알 권리와 범죄 피의자의 인권, 정책 제시 등과 같은 다양한 측면이 조화될 수 있도록 취재·제작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해당 보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방통심의위는 지난 28일 KBS의 해당 보도에 대한 민원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방통심의위는 민원을 검토한 후 심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지난 27일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청문회에서도 이 보도는 도마 위에 올랐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이 “이선균씨 관련 보도가 석 달간 2872건에 달한다. 공영방송 KBS까지 선정적 보도를 했다. 사생활까지 무차별하게 폭로했다. 마약 사건과 관련 없는 대화였다. 조심스럽게 표현하자면 ‘나도 너 좋아해’ 이게 뉴스가치가 있는 겁니까”라고 묻자 김홍일 후보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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