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명된지 엿새가 지나도록 국민권익위원장 직을 유지하면서 국무회의까지 참석해 논란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을 기만하고 언론장악에 눈먼 윤석열 정권의 블랙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권익위원장 12일 일정란에 ‘오전 10시 서울 국무회의’로 표기해놓았다. 실제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연합뉴스가 촬영한 사진을 보면, 김홍일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국무회의 중 국민권익위원장 명패가 놓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국민권익위원장 직을 아직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 고민정, 민형배, 박찬대, 변재일, 윤영찬, 이인영, 이정문, 장경태, 정필모, 조승래, 허숙정 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위원 일동은 12일 기자회견문을 내어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아직 국민권익위원장 직을 내려놓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양 손에 떡 쥐고 국민을 기만하는 행태다. 언론장악에 눈먼 윤석열 정권의 블랙 코미디”라고 밝혔다.

▲국민권익위원회가 12일 위원장 일정란에 오전 10시 서울 국무회의 참석이라고 기재하고 있다. 주요 대목 강조 표시. 사진=국민권익위원회 사이트 갈무리
▲국민권익위원회가 12일 위원장 일정란에 오전 10시 서울 국무회의 참석이라고 기재하고 있다. 주요 대목 강조 표시. 사진=국민권익위원회 사이트 갈무리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김홍일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이날 오전 국무회의 참석을 두고 “현직 국민권익위원장 자격이다. 오늘 오후에는 후보자 자격으로 방통위 업무보고를 받는다고 한다”며 “현직 권익위원장이 방통위 업무보고를 받는 초유의 사태이자, 웃지 못할 촌극”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이 권익위원장 후임도 정하지 못한 채 허겁지겁 김홍일을 방통위에 내리꽂으면서 벌어진 일”이라며 “나라야 어찌 되든 하루라도 빨리 제2, 제3의 이동관을 방통위에 앉혀 언론장악을 이어가겠다는 아집”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윤 정권에게 언론장악은 분초를 다투는 지상 과제”라며 “윤석열 정권은 모든 국력을 언론장악에 쏟아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관 전 위원장이 낙마하자 후임으로 지명된 김홍일 위원장을 두고 이들은 “검찰판 하나회 수장이라”고 불린다면서 “여권 내부에서조차 함량 미달, 부적격이라는 평가가 쏟아진다”고 전했다.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결국 언론장악을 향한 대통령의 오기와 조급증이 초유의 사태를 부른 것”이라고 했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민권익위원장 명패가 놓인 자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민권익위원장 명패가 놓인 자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김홍일 후보자 역시 아직 청문준비단에 출근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방통위원장 청문회에서 낙마하면 권익위로 돌아가기라도 할 텐가”라며 “스스로도 방통위원장 청문회를 통과할 자신이 없다는 자기 고백인가. 국민이 우습고 국회가 만만하지 않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민주당 위원들은 “김홍일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을 지킬 제대로 된 후보자를 지명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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