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가 있다며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의 자택을 압수수색하자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한국 검찰이 전례없는 움직임으로 뉴스타파 대표의 자택을 급습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지난 7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가 보도한 기사.
▲지난 7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가 보도한 기사.

지난 7일 ICIJ는 <한국 검찰, 전례없는 움직임으로 뉴스타파 대표이사이자 ICIJ의 회원의 집을 급습했다> 제목의 기사에서 “이 베테랑 탐사보도 기자는 자신의 언론사가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 제기를 부인하고 언론 자유에 대한 광범위한 강력 탄압 속에서 공권력을 남용한 당국자들을 비판했다”고 했다.

ICIJ는 “한국 검찰은 대통령에 대한 2022년 뉴스 보도와 관련해 뉴스타파 대표이자 전 편집국장인 김용진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는데, 당국은 명예훼손 수사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뉴스타파는 정부의 비판 언론 대응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고 했다.

앞서 지난 6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부장검사)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김용진 대표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ICIJ의 기사에는 지난 6일 김용진 대표 자택 압수수색에 대한 뉴스타파의 성명서 내용이 담겼다. 뉴스타파는 성명에서 “검찰이 주장하고 있는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의 배임수재 혐의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는 아무런 근거가 없는 ‘소설’에 불과하다”며 “검찰이 문제 삼고 있는 뉴스타파의 지난해 3월6일 보도는 공직 후보자에 대한 지극히 정상적인 검증 보도였으며 충분한 근거를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가 9월14일 오전 서울 중구 뉴스타파 앞에서 검찰 압수수색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가 9월14일 오전 서울 중구 뉴스타파 앞에서 검찰 압수수색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타파는 “뉴스타파는 현존하는 법 질서를 존중한다는 취지에서 회사 사무실과 한상진, 봉지욱 두 기자에 대한 압수수색 등 검찰의 수사에 협조해왔다. 필요한 자료들을 임의제출까지 했다”며 “이런 협조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수사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검찰이 언론사 대표의 자택까지 압수수색한 것은 민주화 이후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폭거”라고 비판했다.

검찰이 엄정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했다. 뉴스타파는 “검찰의 무차별적이고 무도한 수사 행태에 강력하게 항의한다. 검찰은 시민이 위임한 권한을 정권을 위해 휘두르며 언론 자유를 탄압하고 있는 폭거에 대해 분명하고 엄중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뉴스타파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 일명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 일지. 사진=미디어오늘
▲ 일명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 일지. 사진=미디어오늘

뉴스타파는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6일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과 언론인 출신이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의 ‘윤석열 대통령 부산저축은행 사건 무마 의혹’ 녹취록을 보도했다. 검찰은 뉴스타파 보도에 불법적인 대선 개입 목적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신학림 전 위원장은 인터뷰 후 김만배 씨에게 책 판매 명목으로 1억6500만 원을 받았다.

지난 9월1일 검찰은 우선 해당 인터뷰에서 의혹을 제기한 신 전 위원장에 대한 자택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후 같은 달 14일 관련 기사를 보도한 한상진 뉴스타파 기자와 봉지욱 전 JTBC 기자(현 뉴스타파 기자)의 자택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날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현업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보도 한 건으로 검찰이 언론사들과 기자들의 압수수색을 군사작전 하듯 나서는 법치 국가가 전 세계 어디에 있는가”라며 “정부가 언론 장악을 위해 미쳐 날뛰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 6일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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