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흉상 이전 시기를 두고 고심 중인 가운데, KBS 1TV 탐사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이 홍범도 장군을 조명하는 보도를 예고했다.

시사기획 창은 오는 5일 오후 10시 KBS 1TV, 유튜브를 통해 ‘홍범도와 홍범도’ 편을 보도한다.

▲ 시사기획 창은 오는 5일 오후 10시 KBS 1TV, 유튜브를 통해 ‘홍범도와 홍범도’ 편을 보도한다. 사진=KBS 시사기획 창 갈무리.
▲ 시사기획 창은 오는 5일 오후 10시 KBS 1TV, 유튜브를 통해 ‘홍범도와 홍범도’ 편을 보도한다. 사진=KBS 시사기획 창 갈무리.

홍범도 편을 취재한 정연욱 KBS 기자는 1일 예고 기사에서 “독립군 지도자로서 홍범도 장군의 업적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며 “1920년 6월 봉오동 전투는 우리 독립군이 일본 정규군으로부터 거둔 첫 공식 승리였고, 같은 해 10월 청산리 대첩은 독립군 최대 전과로 기록됐다. 이 두 번의 전투에 모두 참여한 유일한 지도급 인사가 바로 홍범도 장군”이라고 했다.

정 기자는 “홍 장군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바로 자유시 참변에서의 역할, 그리고 공산당 가입 전력”이라며 “자유시 참변은 1921년 간도와 연해주, 사할린에서 자유시(현 러시아 스보보드니)로 집결한 독립군 가운데 상하이파에 속한 대한의용군을 원동 공화국이 무장해제 하는 과정에서 독립군 100여 명이 희생된 비극”이라며 “홍범도 장군은 상하이파와 갈등을 빚던 이르쿠츠크파와 밀접한 관계였기 때문에 이 참극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 있다”고 전했다.

정 기자는 “하지만 ‘시사기획 창’이 입수한 당시 문서에 따르면 홍범도 장군은 일관되게 자유시 참변에 대한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소비에트 측에 요구했다”며 “뿐만 아니라 이르쿠츠크파의 통제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 시사기획 창은 오는 5일 오후 10시 KBS 1TV, 유튜브를 통해 ‘홍범도와 홍범도’ 편을 보도한다. 사진=KBS 시사기획 창 화면 갈무리.
▲ 시사기획 창은 오는 5일 오후 10시 KBS 1TV, 유튜브를 통해 ‘홍범도와 홍범도’ 편을 보도한다. 사진=KBS 시사기획 창 화면 갈무리.

정 기자는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가입 전력에 대해서도 “학계에서는 당시 일본을 비롯한 제국주의 열강에 맞서 독립운동을 지원했던 유일한 세력이 소비에트 러시아였기 때문에 홍 장군이 밀접한 관련을 맺은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보고 있다”며 “소련을 건국한 레닌과 그의 후계자인 스탈린이 전혀 다른 성격의 지도자였다는 역사적 맥락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정 기자는 “‘시사기획 창’은 좀처럼 접점을 찾기 어려워 보이는 ‘역사 전쟁’ 속으로 파고 들었다”며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사료들을 깊이 분석해 사실(事實)을 규명하는 데 집중했다”고 했다. 정 기자는 이번 취재를 위해 홍 장군이 말년을 보냈던 카자흐스탄을 직접 찾아 취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 정연욱 KBS 기자가 지난 7월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사옥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 정연욱 KBS 기자가 지난 7월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사옥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15년차 정연욱 기자는 KBS 방송 민주화 투쟁에서 상징적 인물이다. 정 기자는 2016년 7월 박근혜 청와대의 KBS 보도 개입에 침묵하는 자사 간부들을 비판했다가 제주방송총국으로 불법 전보됐다. 이 사건은 KBS 기자들이 보수 정권과 영합한 간부들에 저항하는 계기가 됐으며 그해 연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듬해 박근혜 탄핵과 정권교체로 이어진 정치적 변동은 KBS 파업의 도화선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박민 KBS 신임 사장을 임명한 후 이어진 평기자 인사에서 정 기자는 오는 6일자로 보도본부 시사제작국 시사제작2부에서 시청자센터 시청자서비스부로 발령이 확정됐다. 보도본부 밖으로 좌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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