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MBC 메인뉴스 화면 갈무리. 
▲27일 MBC 메인뉴스 화면 갈무리. 

일명 ‘고발사주’ 사건과 관련, 공수처가 27일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한 손준성 검사에게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을, 공무상 비밀누설·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공수처는 “피고인을 엄벌해 국가의 기강을 제대로 세우지 않는다면 검찰권을 사적 목적으로 남용하는 국기문란 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고 법치주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 우려했다. 이날 주요 방송사 메인뉴스 중 MBC, SBS, JTBC가 이 소식을 보도한 반면 KBS, TV조선, 채널A, MBN은 보도하지 않았다. 

MBC <뉴스데스크>는 <“진술 거부한다” 답변만 78번‥‘고발사주’ 손준성 징역 5년 구형> 리포트에서 “2020년, 총선 직전 당시 미래통합당 김웅 후보에게, 고발장이 전달된다. 텔레그램 대화방의 전송자 표시에는 ‘손준성 보냄’이라고 적혔다.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가족과 측근 의혹을 제기한 언론인, 또 정치권 인사들을 고발하는 내용인데, 실제 선거캠프에 전달됐다”며 “공수처가 전송자로 표시된 손준성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에게 ‘정치적 중립성을 잊고 검찰총장 가족을 비호하려고 수사정보를 이용하는 국기문란 행위를 저질렀다’며 징역 5년을 구형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손 검사는 마지막 재판에서도 공수처측 질문에, 78번 ‘진술을 거부한다’는 답만 반복했다”고 전한 뒤 “재판부까지 답변을 요구하자, 그제야 ‘수사정보 업무상 제보가 많았다’며 ‘고발장은 기억 안 난다’고만 말했다”고 보도했다. 

JTBC <뉴스룸>은 <공수처, ‘고발 사주’ 징역 5년 구형…손준성 “제3자 개입 가능성”> 리포트에서 “2021년 9월 공수처가 수사에 들어갔고, 이듬해 5월 손 검사를 공직선거법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그리고 1년 6개월 만인 오늘 공수처는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며 “공수처는 ‘(손 검사장이)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 등을 전달해 선거대책위원회까지 갔기 때문에 선거에 영향을 끼칠 위험성은 이미 있었다’며 공직선거에서 강도 높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검사의 책임을 망각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어 “손 검사 측은 ‘공수처가 고발장 작성 주체도 특정하지 못했고 첨부 자료 출처도 불분명하며 제 3자 개입 가능성도 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손 검사는 재판을 받던 지난 9월 정기 인사에 검사장으로 승진해 또 한 번 논란이 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27일 JTBC 메인뉴스 화면 갈무리.
▲27일 JTBC 메인뉴스 화면 갈무리.

 

▲27일 SBS 메인뉴스 화면 갈무리.
▲27일 SBS 메인뉴스 화면 갈무리.

SBS <8뉴스>는 <“검찰권 사적 남용, 국기 문란”…손준성에 징역 5년 구형> 리포트에서 “(손준성 검사가) 여당의 공세를 받던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가족을 비호하기 위해 고발을 사주하고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 했다는 것”이라며 “공수처는 손 검사가 고발장 파일과 메시지를 김 의원에게 전송한 사실조차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엄벌하지 않으면 검찰권을 사적 목적으로 남용하는 국기문란 행위가 계속 발생할 거’라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어 “민주당은 손 검사를 탄핵 소추 대상으로 올렸는데,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건 핵심은 ‘검찰의 선거 개입’이다. 손 검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손 검사가 책임자였던 수사정보정책관실이 ‘검찰총장의 눈과 귀’로 통하는 만큼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현직 대통령의 ‘선거 개입’ 공모 여부도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앞서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은 10월30일 증인으로 출석해 “손준성 검사 개인이 혼자 했을 리 만무하다는 건 검찰에서는 누구나 동의하는 사안”이라며 “고발장 작성은 손준성 개인의 일탈이 아니고, 총장 지시하에 수정관실 검사와 수사관들이 함께 작성했고 나가기 전에도 총장 컨펌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MBC, SBS, JTBC는 이 같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메인뉴스 리포트로 다뤘다고 볼 수 있다.

반면 KBS, TV조선, 채널A, MBN은 손 검사의 구형 소식을 메인뉴스 리포트로 보도하지 않았다. 보수로 분류되는 종편과 더불어 공영방송 KBS가 보도하지 않았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KBS는 박민 사장 취임 이후 ‘땡윤뉴스’를 편성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KBS는 <윤 대통령 부부, 김장 행사 참여…“따뜻한 사회 되기를”> 리포트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부인 김건희 여사와 ‘나눔과 봉사의 국민 대통합 김장행사’에 참여해 김장을 담그고, 이를 소외계층에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이웃에 대한 따뜻한 배려의 손길이 사회에서 제일 중요하다며, 오늘 행사를 통해 이웃을 더 배려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지상파에서 ‘대통령 김장행사’를 메인뉴스 리포트로 다룬 곳은 KBS가 유일했다. 

▲27일 KBS 메인뉴스 화면 갈무리. 
▲27일 KBS 메인뉴스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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