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면서 “암컷이 나와 설친다”고 발언한 최강욱 전 의원을 징계했다. 민주당은 22일 이재명 대표가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최 전 의원에게 당원 자격 6개월 정지 징계를 내렸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당헌 제77조 및 당규 제7호 제14조 제32조에 따라 최강욱 당원에 대해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의 비상 징계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 지난해 10월4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지난해 10월4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선 “당내 막말과 설화, 부적절한 언행에 엄정한 대처와 경각심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당이 경계심이 없어지고 느슨해졌다는 방증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최 전 의원은 지난 19일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열린 민형배 민주당 의원 북콘서트에서 논란의 발언을 쏟았다. 그는 윤 정부를 겨냥해 “공화국도 아니고 동물의 왕국이 된 것 아닌가”라며 “소설 ‘동물농장’에도 보면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없다”고 말했다.

최 전 의원은 “암컷을 비하하는 말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라고 부연했다. 최 전 의원 막말은 김건희 여사를 칭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최 전 의원은 MBC와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가 원래 약속에 맞지 않는 행동을 계속 보이고 있지 않느냐”, “난데없이 암컷이 왕인 것처럼 설치는, 수준 낮은 동물의 왕국이라고 풍자한 것”이라고 했다.

최 전 의원 발언에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21일 공보국을 통해 “조정식 사무총장은 최강욱 전 의원 발언을 ‘국민들에게 실망과 큰 상처를 주는 매우 잘못된 발언’이라고 규정하고 최 전 의원에게 엄중하게 경고했다”고 밝혔고, 이재명 대표도 “국민의 공복으로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관용 없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했다.

▲ 서울신문 22일자 사설.
▲ 서울신문 22일자 사설.

언론도 최 전 의원 발언을 크게 질타했다. 국민일보는 22일 사설에서 최 전 의원을 향해 “누구도 입에 담기 꺼리는 막말을 국회의원이 버젓이 내뱉다니 수준이 의심스럽다”고 비판했고 서울신문도 같은 날 사설에서 “그 자리에 있었던 이가 최강욱 전 의원, 민형배 의원과 함께 강성 초선 모임 ‘처럼회’ 소속인 김용민 의원을 비롯해 송갑석·조오섭·윤영덕·강민정 의원이었다. 그의 막말이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빗댄 성 비하 발언임을 모를 리 없겠건만 여성 의원조차 동조했다니 할 말이 없다”고 꼬집었다.

조선일보도 사설에서 “‘암컷’은 김건희 여사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싫어하는 사람이라 해도 써서는 안 될 말이 있다”며 “‘암컷’은 여성 전체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 지상파 3사와 종편 3사(채널A 제외) 22일자 리포트.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TV조선 뉴스9, MBN 뉴스7, JTBC 뉴스룸, SBS 8뉴스 보도 화면 갈무리.
▲ 지상파 3사와 종편 3사(채널A 제외) 22일자 리포트.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TV조선 뉴스9, MBN 뉴스7, JTBC 뉴스룸, SBS 8뉴스 보도 화면 갈무리.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4사도 21일 메인뉴스로 주요하게 다뤘다. KBS 뉴스9은 <“빨리 끌어내려야”·“암컷 설쳐”…‘막말’ 논란>, MBC 뉴스데스크는 <최강욱 ‘암컷’ 막말…민주당 공식 경고·사과>, SBS 8뉴스는 <최강욱 “암컷” 발언에…민주 “국민께 사과”>, TV조선 뉴스9은 <올해 초에도 “암컷”…與 “퇴출해야”>, 채널A 뉴스A는 ‘여랑야랑’ 코너서 <사과없는 “암컷”>, JTBC 뉴스룸 <최강욱 ‘암컷 발언’에 고개 숙인 민주당>, MBN 뉴스7 <도 넘는 강경파 발언…지도부도 질타> 등 리포트로 최 전 의원 막말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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