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1월17일 대구 수성구 스마일센터 방문 중 시민들의 요청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 연합뉴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1월17일 대구 수성구 스마일센터 방문 중 시민들의 요청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7일 대구를 방문하자 언론은 이구동성으로 그의 총선 출마를 점치고 있다. 한 장관은 이날 강력 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대구스마일센터와 달성 산업단지를 방문했다. 법무 정책 현장 방문 차 대구를 찾았다. 그는 “평소 대구 시민들을 대단히 깊이 존경해 왔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싸워서 이긴 분들”이라고 대구 시민들을 치켜세웠다. 

한동훈 대구 행보에 “사실상 정치 데뷔” “정치인 행보”

주요 신문들은 한 장관의 대구 행보를 놓고 내년 총선 출마에 무게를 실었다. 조선일보는 지난 18일 자 6면 <한동훈 “총선은 국민 삶에 중요”…사실상 정치 데뷔>에서 “이날 방문은 오래전부터 예정된 법무부 공식 일정이었다”며 “그러나 한 장관이 총선까지 언급하면서 정치권에서는 ‘한 장관이 보수 텃밭에서 사실상 정치 무대에 데뷔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고 했다.

▲ 조선일보 지난 18일 자 6면.
▲ 조선일보 지난 18일 자 6면.

20일 자에도 한 장관 대구 행보를 다룬 기사가 적지 않다. 한겨레는 20일 5면 <대구 찾은 한동훈, 총선 출마로 기울었나>에서 “한 장관은 이날(17일) 시민들의 사진 촬영 요구에 응하느라 애초 예매한 저녁 7시 서울행 기차표를 취소하고, 밤 10시께 서울행 기차에 올랐다”며 “국무위원이라기보다 정치인에 가까운 행보를 한 것”이라면서 “정치권에서는 한 장관이 출마로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통령실이 한 장관의 후임자 검증에 들어갔다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경향신문도 5면 <대구서 시민들과 ‘찰칵’…한동훈, 출마 밑그림>에서 “한 장관이 내년 총선 출마를 시사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보수 강세 지역인 대구에서 지지자들을 만났고, 배우자인 진은정씨가 한 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통령실에서는 한 장관 후임 인선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 한겨레 20일 자 5면.
▲ 한겨레 20일 자 5면.

동아일보도 5면 <與, 한동훈 역할 놓고 “서울 박빙지 출마” “비례대표로” 갑론을박>에서 “여권 내에선 향후 한 장관이 ‘이준석 신당’ 및 제3지대 출현을 조기에 차단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고 했고, 서울신문은 4면 <인재영입·尹모델·구원투수…‘정치인 한동훈’ 총선 등판 가시화>에서 “‘윤석열 모델’처럼 장관 사퇴 후 입당까지 별도 정치 일정을 소화하며 인물론을 키우는 방안, 인재 영입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방식 등 ‘정치인’ 한동훈의 몸값을 극대화할 여러 셈법이 거론된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8면 <“한동훈 출마 이젠 기정사실”…여당선 선대위원장 요구도>에서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출마설 △서울 용산 출마설 △거물급 야권 인사들을 겨냥한 지역구 출마설 △‘보수의 심장’ 대구 출마설 등을 소개하며 “당내에선 한 장관이 선대위원장으로 뛰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본인이 직접 선수(지역구 출마)로 뛰면서 감독(선대위원장)까지 겸하는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 매일신문 18일자 1면.
▲ 매일신문 18일자 1면.

영남일보 “한동훈 대구 발언, 지역민 입장서 울림 있어”

TK 지역 언론들은 한 장관의 대구 방문을 대서특필했다. 매일신문은 지난 18일 자 1면 <“자유민주주의 위해 끝까지 싸우고 산업화 경쟁 이겨낸 대구시민 존경”>에 크게 다뤘다. 매일신문은 “한 장관이 17일 대구에서 정치적 함의를 띤 발언을 쏟아내고, 대구에 대한 애정을 한껏 과시했다”며 “특히 여권 인사로는 드물게 ‘팬덤’을 가진 예비(?) 정치인답게 가는 곳마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박수 갈채가 이어졌다. 언론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고 전했다.

영남일보는 20일 자 3면 <한동훈, 대구서 존재감 확인…‘총선 등판 임박’ 분석>에서 “한 장관이 대구 방문을 통해 정치인으로서 뚜렷한 존재감을 확인하면서 총선 등판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 영남일보 20일 자 3면.
▲ 영남일보 20일 자 3면.
▲ 영남일보 20일 자 사설.
▲ 영남일보 20일 자 사설.

영남일보는 사설 <한동훈의 ‘대구 규정’, 정치 의중 넘어 새겨들을 만했다>에서도 한 장관을 높이 평가했는데, 감읍(感泣)하는 논조다. 사설은 “정치적 ‘립 서비스’ 혹은 보수 TK(대구경북)부터 공략하겠다는 전략적 의도는 차치하고, 한 장관처럼 외지인이 대구의 정체성을 이처럼 진중히 또 적확히 공개적으로 규정한 사례가 있을까 싶다. 그러기에 지역민의 입장에서 그의 발언은 울림이 있었다”면서 “정치적 선호를 떠나 한 장관의 대구 규정은 대구의 명성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속의 도시로 도약했으면 하는 바람을 새삼 일깨운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당 안팎 우려도 커…“한동훈 출마, 중도층 반발 산다”

당 안팎 우려도 적지 않다. 중앙일보는 20일 “한 장관의 총선 출마는 ‘리스크가 만만치 않다’고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우선 한 장관이 선출직 정치인 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 정치 입문과 동시에 여당 간판으로 뛰거나 선거 지휘를 맡아 총선 승리를 이끌기 쉽지 않다는 시각에서다”라며 “윤 대통령 최측근으로서의 이미지가 너무 부각되면 안 그래도 높은 ‘정권심판론’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했다.

동아일보도 이날 보도에서 “등판 후 야권의 거센 공격이 부각될 텐데, 오히려 야권이 결집하는 계기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여권 목소리를 전했다.

20일 자 한겨레를 보면 익명의 수도권 여당 의원은 “총선은 중도층을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관건이다. 한 장관은 보수 지지층에서는 큰 영향력이 있지만, 중도층(득표)에는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대통령 최측근이자 검찰 출신인 그가 출마하면 중도층 반발을 살 수 있다”고 밝혔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법무부-국제형사재판소(ICC) 고위급 공동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법무부-국제형사재판소(ICC) 고위급 공동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경향신문과 통화한 한 수도권 지역 의원은 “지금 검사 출신이 국민의힘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했고 한 비윤계 의원은 “안 그래도 윤 대통령이 당을 지배한다는 얘기가 많은데, 한 장관이 중책을 맡으면 그런 이미지를 벗어나기 더욱 어려워진다”고 분석했다.

국민일보는 20일 1면 <내년 총선 여권 대표주자는 한동훈?…결국 출마로 가닥>에서 “한 장관 출마는 여야의 총선 대충돌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한 장관은 보수 지지층에는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반면 민주당 지지층에는 강한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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