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고려거란전쟁' 포스터
▲ KBS '고려거란전쟁' 포스터

KBS 공영방송 50주년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 1화가 지난 11일 공개됐다. 제작진이 ‘고증’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강조해온 작품답게 무기와 복식 등 구현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1화에서 가장 강조된 병기는 고려의 ‘검차’다. 고려거란전쟁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귀주대첩 장면은 ‘검차’부대로 진을 치고 돌격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강감찬 장군(최수종)이 “고려 검차부대 돌격”이라고 외치기도 한다. 

‘검차’는 실제 역사서에 등장하는 무기다. 고려사 현종 5년 당시 기록을 보면 “강조는 군사를 이끌고 통주성 남쪽으로 나와 전군을 셋으로 편성해 강을 사이에 두고 진을 쳤다”며 “강조가 검차(劍車)를 일렬로 배치해 두고 거란군이 진격해오면 그것으로 일제히 공격해 물리쳤다”고 기록하고 있다. 검차는 말을 탄 기병에 맞서기 위한 무기로 활용된 것이다. 드라마에서도 기록과 마찬가지로 검차를 일렬로 배치해 전투에 임하는 모습이 나온다. 

▲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속 검차 모습
▲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속 검차 모습
▲ '풍천유향'에 실린 검차 모습. 사진=경기문화재연구원
▲ '풍천유향'에 실린 검차 모습. 사진=경기문화재연구원

‘검차’의 모습은 조선시대 병법서인 ‘풍천유향’에 등장한다. ‘풍천유향’은 ‘검차’에 관해 9척 길이의 수레 앞에 창을 꽂아놓은 형태로 설명하며 짐승의 얼굴 모양을 한 방패를 설치했다고 기록한다. KBS는 “검차의 경우 ‘풍천유향’과 각 문헌에 수록된 고증을 바탕으로 제작했다”고 설명한다. 

사극에서 그간 잘 나오지 않았던 ‘몽수’도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극 중에서 여성들이 외출을 할 때 검은색 천이 몸을 덮는 모자를 썼는데 이를 ‘몽수’라고 한다.

‘몽수’는 송나라 사신인 서긍이 고려에 방문한 다음 쓴 ‘고려도경’에 등장한다. 고려도경은 ‘몽수’에 관해 “검은색 성근 견직물 3폭에 한 폭의 길이가 8자로 이마에서부터 머리를 덮고 나머지는 땅에 끌리게 했다”며 “말을 탈 때도 몽수를 쓰는데 그 끝이 말 위를 덮는다”고 했다.

▲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속 '몽수'를 입은 여성
▲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속 '몽수'를 쓴 여성

제작진은 ‘고려거란전쟁’을 설명할 때마다 ‘철저한 고증’을 강조하고 있다. 제작진에 따르면 거란 복식 고증을 위해 수소문 끝에 몽골 과학아카데미 고고학연구소를 찾아 자문을 받았다. 

제작사인 몬스터유니온의 김형준 대표는 소액투자를 위한 콘텐츠 소개 인터뷰를 통해 “작은 디테일 까지 최대한 기록에 입각해 고증했다”며 “우리나라 사극의 고질적 오류로 지적되어 온 활 쏘기 기법을 서구식 로빈후드 사법(약지와 중지로 시위를 당기는 사법)에서 국궁식 전통사법(뿔깍지라는 도구를 사용해 시위를 당기는 사법)으로 바꿨다”고 했다. 국궁식 사법은 훈련기간이 길고 뿔깍지라는 별도의 도구가 필요해 그간 고증이 잘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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