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공영방송 50주년 특별기획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이 오는 11일 방영을 앞두고 있다. KBS가 TV수신료 분리징수 국면에서 어렵게 제작한 ‘고려거란전쟁’은 철저한 고증과 전투씬에  거액의 제작비를 쓰는 등 대작을 예고하고 있다. 대하드라마 최초로 투자 공모를 받고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에 방영한다. ‘고려거란전쟁’의 관전 포인트를 꼽았다.  

강감찬만 주인공? 양규 장군에도 주목

거란(요나라)의 침공을 떠올리면 귀주대첩의 강감찬 장군이 상징적이지만 ‘고려거란전쟁’은 강감찬 장군을 단일 주인공으로 내세우지 않았다. 

최수종이 연기한 강감찬 장군뿐 아니라 국난 극복 과정에서 리더십을 보여준 고려 현종(김동준), 양규 장군(지승현) 등이 큰 비중으로 등장한다. 

▲ KBS '고려거란전쟁' 포스터. 현종의 옆에 양규 장군(왼쪽)과 강감찬 장군(오른쪽)이 있다.
▲ KBS '고려거란전쟁' 포스터. 현종의 옆에 양규 장군(왼쪽)과 강감찬 장군(오른쪽)이 있다.

특히 이번 드라마는 ‘숨은 영웅’으로 불리는 양규 장군을 발굴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양규 장군 역을 맡은 지승현은 제작발표회에서 “부끄럽지만 양규라는 인물에 대해 잘 몰랐다”며 “이 드라마를 통해 양규 장군이라는 인물과 그의 업적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양규 장군은 거란의 2차 침공 당시 요충지인 흥화진을 지켜내고, 거란군이 점령한 곽주성을 함락시키고, 퇴각하는 거란군을 지속적으로 공격해 대승을 거두고 포로를 구해내는 등의 공을 세웠다. 

활 검차 갑옷까지 철저한 고증 ‘강조’

제작진은 ‘고려거란전쟁’을 설명할 때마다 ‘철저한 고증’을 강조하고 있다. 제작진에 따르면 거란 복식 고증을 위해 수소문 끝에 몽골 과학아카데미 고고학연구소를 찾아 자문을 받았다. 전우성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보통 거란이라 하면 털가죽 입고 도끼를 휘두르는 야만적인 국가라고 생각하시는데, 거란군은 송나라의 규격화된 갑옷을 착용했다. 내부적으로는 거란군이 고려군과 차별화가 안 된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실제 고증에 맞춰 군복을 입혔다"고 밝혔다. 

고려의 무기도 고증을 거쳐 제작했다. 2차 티저 영상은 ‘검차’를 소재로 했다. ‘검차’는 수레에 창을 꽂은 무기다. 말을 탄 기병 중심인 거란군을 효과적으로 막아낸 병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 검차를 소재로 한 '고려거란전쟁' 예고편. 
▲ 검차를 소재로 한 '고려거란전쟁' 예고편. 

제작사인 몬스터유니온의 김형준 대표는 소액투자를 위한 콘텐츠 소개 인터뷰를 통해 “작은 디테일 까지 최대한 기록에 입각해 고증했다”며 “우리나라 사극의 고질적 오류로 지적되어 온 활 쏘기 기법을 서구식 로빈후드 사법(약지와 중지로 시위를 당기는 사법)에서 국궁식 전통사법(뿔깍지라는 도구를 사용해 시위를 당기는 사법)으로 바꿨다”고 했다. 국궁식 사법은 훈련기간이 길고 뿔깍지라는 별도의 도구가 필요해 그간 고증이 잘 되지 않았다.

대하사극 최초의 넷플릭스 방영

‘고려거란전쟁’은 대하드라마 최초로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에 공개된다. 넷플릭스코리아(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고려거란전쟁’은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도 시청할 수 있으나 전반적인 해외 공개 일정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최수종은 tvN ‘유퀴즈 온더 블럭’에 출연해 넷플릭스 방영을 언급하며 “우리의 정체성, 우리가 갖고 있는 작지만 큰 민족이라는 이미지를 모든 사람들이 보고 느낀다면 한국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CG 적극 활용한 전쟁씬, 초유의 ‘대회전’ 조명

제작진은 전투씬에 공을 들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귀주대첩’은 30분 분량에 달한다. 귀주대첩은 한국 역사상 드문 회전(양측이 일정 장소에 모여서 벌이는 전투)이기도 해 볼거리를 더할 예정이다. 통상 외적의 침입 때는 성을 지키는 수성전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사극에서도 수성전이 주로 다뤄졌다. 

▲ '고려거란전쟁' 예고편
▲ '고려거란전쟁' 예고편

공동연출을 맡은 김한솔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귀주대첩의 경우 대회전이다. 각국의 20만 명, 10만 명이 모여서 싸운 것”이라며 “(우리 역사 속) 3대 대첩인데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기술력이 뒷받침 되지 않아서 그러지 않았나 싶다. 이번에 기술력이 뒷받침 돼서 해냈다. 지금까지 (다른 드라마) CG 비용의 몇배를 사용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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