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R&D 예산 삭감을 두고 추경호 경제부총리을 향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러자 추경호 부총리가 반박하면서 두 사람 사이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웅 의원은 특히 지지층 설득이 어렵다고 토로해 눈길을 끌었다.

김웅 의원은 지난 3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제가 예산안 관련해 일반 주민들을 만났을 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결국 R&D 예산”이라며 “그런데 이게 줄어드는 것에 대해 사실 상당히 우려가 많다. 현실적으로 저희가 느낀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추경호 부총리는 “비효율, 낭비적인 요소, 중복적인 요소, 성과가 낮은 것과 나눠 먹기식 소규모로 하는 부분, 칸막이식으로 연구되는 부분 등등 이런 부분, 지금까지 많이 제기됐던 부분에 관해서 한번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런 문제 인식에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추 부총리 답변에 김웅 의원은 강하게 의구심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그런데 부총리님 지금 재정 당국은 자기 전문 분야인 세수 추계도 실패했다”며 “전혀 다른 분야인 R&D 분야에서 뭐가 정말로 중복적인 것인지, 비효율적인지를 과연 제대로 판단할 능력이 될 것인가 거기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또 “만약 그렇게 비효율적인 부분과 중복된 부분이라는 것을 구분할 수 있다면 저희가 생각했을 때는 단순하다. 그 비효율적인 부분의 예산을 가지고 효율적이라는 부분에 좀 더 많이 투자하면 훨씬 더 잘될 것 같은데, 왜 그렇게 하지 않고 비효율적인 부분 때문에 줄이는가라는 의문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과연 R&D 분야에 대한 정성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부분에 대해 계속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물론 당연히 비효율적인 것, 중복적인 것을 해소를 하겠다고 이야기하지만, 정말 그렇게 핀포인트식으로 뽑아낼 수가 있다면 굳이 예산을 줄이지 않더라도 그 예산을 좀 더 효율적인 부분으로 사용하면 국민 우려도 그렇게 크지 않고 해결이 될 것 같은데 정말로 이런 정성평가를 할 능력이 되느냐?”고 재차 불신을 드러냈다.

이에 추경호 부총리는 “우선 R&D 예산 작업을 하면서 기획재정부 직원들만의 논의나 평가를 통해서 작업을 한 것은 아니고 이 분야를 제일 잘 아는 곳이 과기부다. 과기부, 산업부, 중기부의 실무적인 검토 조언을 기초로 해 최종적으로 저희와 조율하게 된다”며 “그 과정에서 중복 비율이 조정된 것인데 저희가 사실 구조조정을 한 것은 당초 금년 예산이 31.1조다. 여기에 약 한 6~7조 정도를 저희가 일단 발라낸 것이고, 이 부분에서 말씀하신 대로 정말 혁신적, 도전적인 이런 곳에 투자해야겠다 해서 다시 재배치해서 투자한 것이 3조 이상”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김웅 의원은 “그런데 전체적으로 봤을 때 사실 가장 폭이 많이 줄어들었던 두 항목 중의 하나다. 지금 재투자가 된다고 이야기하지만 저희가 나가서 주민들 앞에서 설득하기가 쉽지가 않다”고 토로했다.

추 부총리는 “그러니까 이거를 보셔야 한다. 왜 R&D를 깎아서 경신을 했느냐 여기서부터 재출발해야 한다. R&D는 늘 중요하다 해서 R&D에 이런 작업을 한 적이 없다”며 “근자에 최근 3년까지 너무 급속도로 늘린 것에 대해 사실은 국민들께서 잘 모르신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웅 의원은 “과학계에서는 EU나 다른 나라에 비교해 봤을 때 급속도로 올리는 게 다른 나라의 기준과 맞춰가는 과정이었다고 바라보고 있고 그쪽 논리를 펴고 있다”며 “제가 지금 드리고 싶은 말씀은 기본적으로 정치 분야나 행정 분야보다는 엔지니어링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볍씨를 뿌리다 보면 그중 일부는 썩기도 하고 쥐가 와서 먹기도 하겠지만 결국 몇 개가 살아남으면 큰 곡식이 열린다고 바라보고 있는 게 우리 국민의 역사적인 경험이다. 사실상 조금 더 효율적인 분야로 넣겠다고이야기하지만, 총액이 총액이 줄어들고 있는 부분과 그로 인해서 포닥(박사후연구원)들이 정말로 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위기의식 같은 경우는 현실적으로 존재를 한다”고 반박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재차 “예를 들어 R&D는 그렇게 급속하게 (예산이) 증가해야 하고 그것이 계속되는데, 왜 R&D에 관해서는 비효율적인 구조 효율화 노력이 왜 없느냐...”라고 재반박을 이어갔다.

김웅 의원은 “그 논리를 그대로 이야기하자면 ODA(공적개발원조)가 지금 갑자기 엄청 올랐다. 그건 국제 수준에 맞춰야 한다고 하고 그렇게 올린 것”이라며 “ODA에 대해서는 당연히 국제 수준에 맞춰서 올려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갑자기 R&D 부분은 그동안 너무 많이 올렸다고 이야기하면 거기에 대해서 제가 뭐라고 (주민들에게) 답을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추경호 부총리는 “ODA는 이제 넣는 과정이니까 그 사업을 하면서 국제기구와 여러 가지 구상 등을 반영한 것인데, R&D는 지난 3년간 그렇게 빠르게 많은 곳에 쪼개기 형식으로 너무 많은 곳에 펼쳐져 있더라”며 “몇 년 지나고 보니까 이런 부분이 국회에서도 여러 차례 지적이 됐고, 전문가들 집단도 지적했기 때문에 일부는 추스리기는 추스려야 하겠구나. 제대로 돌려야 되겠다 이렇게 가는 것”이라고 설전을 이어갔다.

김웅 의원은 “여기서 부총리님하고 저하고 이야기할 게 아니고 어차피 저는 여당이기 때문에 저희 주민들 앞에 가서도 설득해야 하는데, 이러한 문제점들을 당장 저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재차 R&D 예산 삭감의 고충을 토로했다.

김웅 의원은 “제가 보기에는 비효율적인 부분을 줄이는 것에 대해서 효율적인 부분에 투자하겠다고 이야기하면서 더 늘리는 게 국민들 뜻에 조금 더 부합한다고 본다”며 “무엇보다 저희 당을 지지하고 있는 계층에서 R&D 자금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서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신다. 그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좀 고민해 주시라. 총리님이 더 잘 아실 거 아니냐?”고 강조했다.

R&D 예산 삭감을 두고 추경호 부총리와 김웅 의원 사이 주고받은 설전은 영상으로 더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