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이 실패했다며 친윤계 지도부가 물러나는 상황이 되면 탈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인터뷰에서 밝히자 국민의힘은 고위층 정치와 고공정치 경험을 많이한 이준석 전 대표가 현명한 결정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준석 전 대표는 6일 자 국민일보 1면 머리기사 <“군소 정당도 각오” 내달말 신당 시사>와 인터뷰 보도에서 “국민의힘이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을 경우 12월 후반 탈당해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일보는 이 전 대표와 4일 서울 마포구의 한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은 실패했다”고 단정 지었다고 보도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그 정도로 신뢰가 무너졌으면 지금 탈당하지, 왜 연말까지 남아 있을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친윤(친윤석열)계를 포함한 현 지도부가 물러나는 상황을 배제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신당 창당을 위한 준비 작업에도 시간이 걸린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3면기사 <“내일 총선 한다면 국힘 100석도 위험… 친윤이 당 폐허 만들어”>에서 ‘이 전 대표가 여권 지도부에 백기투항이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는 질의에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아직 먹고살 만한가보다’라는 얘기를 전해주고 싶다”며 “지금 여권 지도부는 대선과 지방선거를 연이어 이긴 정당을 1년 반 만에 폐허로 만든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언론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변하고 있다’고 하는데, 나는 공감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국민일보는 전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가 현명한 결정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밝혀 사실상 탈당을 재고하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6일 오전 국회 본관 228호실 앞에서 연 최고위원회의 후 백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이 실패했다, 친윤계 의원 배제되지 않으면 잔류하지 않겠다’는 국민일보 인터뷰 내용을 어떻게 보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이 전 대표 개인의견에 대한 평가는 나중에 따로 말씀드리겠다면서도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는데, 이준석 대표가 정치 현장에서 오래 계셨잖느냐. 이 고위층 정치, 고공정치에 많은 경험을 해봐서, 정치권의 역학관계, 또 제하 세력들이 큰 선거 앞두고 주고받는 영향력을 잘 아실 것”이라고 답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6일 오전 국회 본관 228호실 앞에서 연 최고위원회의 후 백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은 실패했다는 이준석 전 대표의 비판에 브라이트한 이 전 대표가 현명한 결정을 할 것이라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6일 오전 국회 본관 228호실 앞에서 연 최고위원회의 후 백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은 실패했다는 이준석 전 대표의 비판에 브라이트한 이 전 대표가 현명한 결정을 할 것이라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박 수석대변인은 “그 다음에 (이 전 대표가) 굉장히 브라이트하잖아요”라며 “그런 측면에서 현명하게 판단하시고 결정하시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 등의 징계결정 취소와 희생 등의 혁신안을 제시한 인요한 혁신위원회 활동와 관련해 박 수석대변인은 “전체적으로 혁신위의 적극적인 활동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면서 “용어 논란은 있었지만 대사면 같은 안은 상징적 의미가 있어서 처음에 의결했고, 이후 안건은 가급적 건건이 하기가 힘들어서 이후의 안들은 혁신위가 논의해 정리해서 갖고 올라오면 그때 가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지도부와 중진, 친윤 불출마나 험지 출마 요구 제안의 경우 김기현 대표의 결단이 가장 주목되는데, 대표 의견 없었느냐는 질의에 박 수석대변인은 “따로 말씀주신 거 없다”고 답했다. 김기현 대표 불출마 관련 추후 논의는 하느냐는 질의에 박 수석대변인은 “공개적으로 논의할 성질은 아니지 않나 싶다”며 “시간이 걸릴 것 같고, 시간을 들여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인요한 위원장 말씀 취지는 충분히 다들 공감하고 있고, 당이 더 변화하고 더 혁신해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 충분히 알고 있다”며 “시끄러운 과정도 좀 있을 거고, 맛있는 밥이 지어지려면 냄비도 끓여야 하고 뚜껑도 들썩거리는 과정이 불가피하다”고 털어놨다.

한편,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 주말 부산에 내려가 한 토크콘서트에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면전에서 영어로 우리 일원처럼 보이지 않는다, 환자는 서울에 있다고 언급한 것도 논란이다.

▲국민일보 11월6일자 1면
▲국민일보 11월6일자 1면
▲ KBS 뉴스9 10월4일자 리포트 화면 갈무리.
▲ KBS 뉴스9 10월4일자 리포트 화면 갈무리.

전원책 변호사는 6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신은 우리 일원이 됐다고 생각하겠지만 우리 일원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까지 영어로 했다. 정말 깜짝 놀랐다. 선을 넘어도 너무 넘었다”고 비판했다. 인요한 위원장이 이 전 대표 등을 대사면하기로 한 것을 두고 전 변호사는 “터무니없”다면서 “홍준표, 김철근, 김재원 등이 있지만 핵심은 이준석인데, 혁신위가 할 일은 당의 정체성을 바로세우고, 도덕성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 변호사는 이 전 대표의 성상납과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두고 “사실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징계 취소가 의미하는 것은 뭐냐, 결국 앞의 징계 자체가 잘못됐다 이 얘기”라며 “인요한 위원장이 뭔가 이게 역주행하는 것 아니냐, 방향을 잘못 잡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전원책 변호사가 6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준석 전 대표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게 영어로 당신은 우리 일원이 아니라는 등의 언급을 한 것을 두고 인간적인 예의가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SBS 정치쇼 영상 갈무리
▲전원책 변호사가 6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준석 전 대표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게 영어로 당신은 우리 일원이 아니라는 등의 언급을 한 것을 두고 인간적인 예의가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SBS 정치쇼 영상 갈무리

‘인요한 위원장 입장에서는 통합을 내걸었다’는 반론에 전 변호사는 “인 위원장이 부산 이준석, 이언주 토크콘서트 현장에 갔는데, 적어도 서울 중앙당에서 혁신위원장이 왔다면 적어도 차라도 한잔하면서 제 입장이 이렇다 하고 전달하고 악수하고 헤어지는 것이 옳았는데 면전에 앉혀놓고 미스터 린튼 이런 식으로 하면서 영어를 썼다, 이게 뭐냐”며 “자기 영어 실력 자랑하는거냐, 이건 관객 모독, 관중 모독, 상대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환자는 서울에 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하는 듯한 이준석 전 대표 발언을 두고도 전 변호사는 “당연히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이라며 “이건 양두구육보다 2배, 3배는 더 나가는, 선을 넘어도 너무 넘은 거다.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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