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11일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를 KBS 보궐이사로 추천하기로 의결하자 “5·18 민주화 정신을 폄훼하는 극우 인사는 공영방송 이사 자격이 없다”며 KBS 내부에서 강한 반발이 나왔다. 이동욱 전 기자는 2020년에도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KBS 이사에 도전했으나 다수 방통위원의 반대로 추천이 거부된 바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미 부적격 검증을 받아 폐기처분 된 인물까지 되살려내 재활용하려는 것”이라며 이번 추천에 강하게 반발했다. 

▲ 1996년 4월 월간조선 기사.
▲ 1996년 4월 월간조선 기사.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는 1996년 4월 월간조선에 <광주사태 관련 10대 오보·과장>이라는 기사를 써 5·18 단체로부터 공개 사과 요구를 받았다. 그는 해당 기사에서 “광주사태와 관련해서는 거의 모든 오보가 피해자 중심으로 쏠려 있다. 검찰과 국방부 역시 마찬가지”라며 “피해자 편을 들면 정의롭다는 생각에 이성을 잃은 결과인지 모르겠지만 최근 한국 언론의 5·18 관련 보도는 오보율에 있어서 어두운 한 장(章)을 남기게 됐다”고 썼다. 이를 두고 5·18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비판이 있었다. 그는 2013년 ‘조갑제 현대사 강좌’에서 “다수 선량한 시민들이 소수 선동가에 의해 선동당한 것이 광주사태의 실제 본질”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동욱 전 기자는 뉴데일리 객원 논설위원 시절 쓴 2018년 4월18일자 칼럼 <이승만 박정희가 이런 보수 우파였나?>에서 제주 4·3 사건을 가리켜 “제주의 비극은 좌익의 선동으로 공동체를 분열과 반목으로 몰아넣으면서 시작된 것이었다”라고 주장했다. 또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피해자를 희생자로 부풀리고 권력 투쟁 전선에 내모는 것은 해방 이후 오늘날까지 한국 좌파들의 주특기”라고 주장했다. 같은 해 4월20일 칼럼 <나라를 한번 잃으면 다시 찾기 불가능하다!>의 부제 중 한 대목은 “‘판문점 평화 쑈’로 우리는 개·돼지가 될 것”이었다.  

▲ 2018년 4월20일자 뉴데일리 이동욱 칼럼 갈무리. 
▲ 2018년 4월20일자 뉴데일리 이동욱 칼럼 갈무리.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 같은 칼럼을 언급하며 “이동욱 씨 KBS 이사 추천은 윤석열 정권이 원하는 낙하산 사장 선임을 위해서는 어떤 논란도 불사하겠다는 방통위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공영방송의 독립과 공공성 회복을 기원하는 모든 시민에 대한 선전 포고”라고 비판했다. 이어 방통위를 향해 “우파의 전사를 자처하며 공영방송을 이념 전쟁의 장으로 만들려는 부적격 이사 추천을 당장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이씨를 향해선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12일 오전 KBS 앞에서 이동욱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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