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본인이 추천한 이동욱 KBS 이사의 역사인식 논란에 대해 “이동욱 이사의 종전 역사 인식은 현재는 달라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동욱 이사의 탐사보도, 언론 전문성, 역사·문화에 대한 경험을 통해 추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인 부위원장은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 역사 왜곡하기를 밥먹듯 하는 사람을 공영방송 이사로 추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느냐”는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 같이 답했다. 달라진 역사인식은 “여러 신문 보도를 통해서” 확인했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사례를 들지는 않았다.

이에 이정문 의원은 “부위원장이 아시거나 관계가 있으니 추천했을 거 아닌가. 대통령실에서 요청을 받았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이 부위원장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주위 여러분들의 추천과 종전에 이분의 활동, 행적 등을 다 보고 전에 두 번이나 KBS 이사 후보로 거론됐던 점을 살펴서 추천한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 10월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 국정감사에서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유튜브 생중계
▲2023년 10월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 국정감사에서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유튜브 생중계

과거 2020년 이동욱 이사가 KBS 이사에 도전했다 방통위에서 낙마했던 것과 관련해선 정필모 민주당 의원이 “2022년 방통위 회의록을 보면 ‘만약 이런 분이 계속 추천되어서 통과되면 사회통합보다 분란을 초래하지 않을까’라고 되어있다. 이번에 무엇이 달라져서 추천했나”라고 재차 물었다.

그러자 이 부위원장은 “본인이 (5·18) 진상규명 조사위원으로 일하면서 인식이 바뀐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 국회, 정부가 공인한 역사적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는 너무나 잘못된 역사인식을 가진 분을 어떻게 추천할 수 있느냐”는 지적엔 “역사인식에는 여러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에 정 의원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잘못된 결정이니 철회하시든 이 분에게 직접 사퇴를 요청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정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이동욱 이사 인사는 공영방송 이사는 방송법 가운데 각 분야 대표성을 고려해 추천·임명해야 한다는 제46조, 방송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민주적 기본질서를 존중해야 하고 국민 화합·민주적 여론형성에 이바지하며 지역·세대·계층·성별간 갈등을 조장해선 안 된다는 제5조 등에 반한다고 했다.

방통위는 KBS 사장 선임절차 중이던 지난 5일 사퇴한 김종민 전 KBS 이사 후임으로 11일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를 추천했다. 언론노조와 5·18단체들은 5·18민주화운동을 ‘광주사태’로 칭하고 역사 왜곡을 일삼은 인사가 공영방송 이사를 맡아선 안 된다며 자신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 이사 임명 후 다시 여야 6대5를 이룬 KBS 이사회는 13일 여권 이사 6인 찬성으로 박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을 차기 KBS 사장 후보로 임명제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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