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유튜브.

한국에서 유튜브를 통한 뉴스 이용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구글과 유튜브가 네이버‧카카오톡을 위협하는 가운데 내년 총선에서 유튜브가 선거를 좌우할 것이란 전망도 가능해 보인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달 22일 발행한 <디지털뉴스리포트 2023 한국>에 의하면 한국 응답자의 53%는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에 비해 9%p 증가한 수치이며, 46개 조사대상국 평균(30%)보다 23%p나 높은 결과다. 46개국 평균으로 보면 여전히 페이스북(41%)을 통한 뉴스 이용 비율이 높은 것과 대조적이다. 언제 어디서든 유튜브 재생에 끊김이 없고, 데이터요금에 큰 부담이 없는 환경이 뒷받침된 결과다. 한국이 스마트폰 보급률 1위 국가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배경이다. 

한국은 2017년을 기점으로 기존 방송뉴스를 유튜브 채널에서 클립 형태로 이용하고, 관심 있는 뉴스 해설 기반 유튜브 채널을 구독 형태로 소비하는 방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진보 성향 응답자의 유튜브 뉴스 이용 비율은 2021년 43%, 2022년 52%에서 올해 62%로 눈에 띄게 증가한 반면 보수 성향 응답자의 유튜브 뉴스 이용 비율은 지난해보다 1% 증가한 56%에 그친 점도 유의미한 대목이다. 향후 KBS‧MBC 사장 교체 이후 하차 가능성이 높은 진보 성향의 시사프로 진행자‧출연자들이 대거 유튜브로 무대를 옮길 가능성도 높다. 

물론 한국은 여전히 ‘네이버로 뉴스 보는 나라’다. 이번 조사에서 디지털 뉴스 주 이용경로로 ‘포털과 같은 검색엔진 및 뉴스 수집 서비스’를 꼽은 비율은 66%로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2위 일본(65%)을 제외하면 46개 조사대상국 평균(32%)을 크게 앞선다. 하지만 2017년 같은 조사 결과가 77%였던 점에 비춰보면 감소세다. 20대의 경우 포털을 꼽은 비율이 47%로 가장 낮았고, 소셜미디어라는 답변은 37%로 가장 높았다는 점이 포털 입장에선 ‘불안 요소’다. 올해 들어 주요 언론의 네이버 뉴스 트래픽이 급감한 사실도 이 같은 불안을 증명하고 있다. 

한때 압도적이었던 네이버‧카카오는 구글‧유튜브의 추격을 받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8월 카카오톡의 월간 실사용자 수(MAU)는 4196만6874명으로 1위였지만 2위 유튜브(4162만7075명)와 격차는 33만9799명으로 역대 최소치였다. 웹사이트 분석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국내 검색엔진 점유율은 네이버 57%, 구글 33%, 다음 4% 순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 응답자의 소셜미디어 플랫폼별 이용률은 유튜브 77%, 카카오톡 69%, 인스타그램 40%, 페이스북 27% 순이었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 정보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한국 응답자의 66%가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지난해보다 6%p 상승한 역대 최고치로 46개 조사대상국 중 9위였다. 인터넷에서 접한 허위 정보 주제로는 ‘정치’가 40%로 가장 높았다. 알고리즘에 따라 개인화된 뉴스로 인해 ‘반대되는 관점을 놓칠까 걱정된다’는 응답 비율은 34%였다. 조사대상 26개국 평균 비율(46%)에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우려가 덜한 것으로, 유튜브의 개인화 알고리즘에 큰 거부감이 없다고 해석해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한편 응답자의 50%는 뉴스를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었는데, 이는 대선이 있었던 지난해보다 무려 17%p 감소한 수치다. 정치 성향에 따라 회피 경향은 다르게 나타났는데 진보 성향 응답자는 57%, 보수 성향 응답자는 47%가 뉴스를 회피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대선 직전 이뤄진 같은 조사에선 진보층(72%)과 보수층(69%)의 뉴스 회피 비율에서 큰 차이가 없었지만 대선 이후 격차가 벌어졌다. 회피하는 뉴스 주제로는 ‘국내 정치’가 62%로 가장 높았는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37%)뉴스를 가장 많이 회피했다고 답한 46개국 평균과 대조적이다. 

한국의 뉴스 신뢰도는 지난해보다 2%p 낮아진 28%였고, 뉴스 불신도는 27%였다. 성‧연령별로는 30대 여성(22%)의 뉴스 신뢰가 가장 낮았고, 60대 이상 여성(36%)이 가장 높았다. 정치적으로 ‘매우 진보’의 뉴스 불신도는 44%, ‘매우 보수’의 불신도는 31%였다. ‘신뢰도 불신도 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5%로 대만(55%), 인도네시아(48%), 홍콩(46%)에 이어 4번째로 높았다. 이번 조사는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의뢰로 영국 전문 조사회사 유고브(YouGov)가 주관해 2023년 1월10일부터 2월20일까지(한국은 1월13일부터 2월8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조사 표본은 9만3895명이며, 한국은 200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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