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과 허위 인터뷰를 진행하고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받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7일 김만배-신학림 대화 내용을 보도했던 뉴스타파 기자를 비롯해 이를 인용 보도한 MBC기자 4명 등을 허위 사실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MBC노사는 정부 여당의 무리한 대응을 비판하고 나섰다. 

MBC는 7일 공식 입장을 내고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한 기자들뿐 아니라 당시 이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을 단순 전달한 기자까지 고발 대상에 포함시켰다”며 “정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져야 할 사안에 대해 일단 기자들을 고발부터 하고 보는 권력 집단의 행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MBC는 정부 여당의 전방위적 대응을 가리켜 “어떠한 비판 검증 보도도 허용할 수 없다는 현 정부의 기조하에 언론자유를 옥죄려는 ‘재갈 물리기’가 아닌지 의심을 거둘 수 없다”며 “당시 대화 내용이 ‘허위’라는 것은 현재로선 검찰 측의 ‘주장’과 정부 여당의 ‘여론몰이’일 뿐 사실 여부에 대한 검증과 판단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MBC는 “권력기관이 ‘대선 공작’, ‘국기 문란’이라고 낙인을 찍는다고 해서 살아있는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하는 책무를 가진 언론사가 그대로 순치돼 따를 수는 없다”며 “현장에서 치열하게 일하는 기자들의 사명감을 지켜내는 동시에 그들의 의지와 용기를 꺾으려는 권력의 어떤 형태의 ‘채찍질’에도 결코 무릎 꿇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도 같은 날 성명에서 “지난 1일 검찰이 신학림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대대적으로 압수 수색한 뒤, 대통령실은 ‘희대의 대선 공작 사건’이라고 낙인찍었다. 이후 검찰과 방통위, 국민의힘과 보수 언론들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내용들을 기정사실화 하며, 뉴스타파는 물론 이를 보도한 MBC와 KBS 등 공영방송도 누군가의 공작에 공모한 것인 양 몰아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MBC본부 노조는 “당시 인터뷰 내용이 ‘허위’인지, 그리고 이 인터뷰를 ‘대가’로 돈을 받은 것인지, 그리고 보도를 한 매체가 이런 ‘공작’을 알고도 보도를 한 것인지 밝혀져야 할 전제들이 적지 않다”면서 “(정부여당이) 마치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떼로 달려들어 난리법석을 떠는 목적은 MBC를 포함한 언론장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3월7일 뉴스데스크는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 보도했다. 김만배의 육성 인터뷰 내용을 전하는 한 꼭지, 인터뷰의 배경이 된 윤석열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해 설명하는 한 꼭지, 김만배 육성 인터뷰 중 이재명 후보에 대해 언급한 내용 한 꼭지, 이에 대한 여야 공방을 다룬 한 꼭지”라며 “일각에선 인용 보도 자체를 문제 삼지만, 대장동 사건의 핵심인 김만배의 육성 인터뷰가 공개됐음에도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면 그 또한 논란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MBC본부 노조는 “마치 MBC가 뉴스타파 등과 ‘공모’해 ‘허위’ 인터뷰를 ‘대대적으로’ 보도함으로써 ‘대선 공작’에 나섰다고 몰아가는 것은, 터무니없는 억지 그 자체”라며 “이동관 체제의 방통위는 이번 사건을 이용해 공영방송 장악을 더욱 거칠게 밀어붙일 태세다. 일련의 상황은 1950년대 매카시즘을 떠올리게 한다”며 “무리수를 넘어 광기로 똘똘 뭉친 언론장악 음모는 오히려 정권의 몰락만 앞당길 뿐”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