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는 11일부터 산하기관인 시청자미디어재단 종합감사를 시작한다.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 면직 이후 방통위 감사팀이 검사·감독에 나선 기관의 기관장들이 해임됐다. 조한규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시청자미디어재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방통위의 감사 통지 공문을 미디어오늘이 확인한 결과 방통위 감사팀장 등 9명은 오는 9월11일부터 10월22일까지 시청자미디어재단 종합감사를 실시한다. 방통위 감사팀은 2020년 1월부터 2023년 8월31일까지 3년 8개월 간 시청자미디어재단과 산하 전국 센터의 예산 집행과 계약 등을 살펴본다. 

▲ 지난 8월28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이동관 방통위원장과 대통령 추천 이상인 위원 2인이 김성근 방문진 이사와 강규형 EBS 이사 임명안을 의결했다. ⓒ연합뉴스
▲ 지난 8월28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이동관 방통위원장과 대통령 추천 이상인 위원 2인이 김성근 방문진 이사와 강규형 EBS 이사 임명안을 의결했다. ⓒ연합뉴스

방통위는 시청자미디어재단에 관련 법에 근거한 종합감사라고 통보했다. 방통위의 시청자미디어재단 종합감사는 2015년 설립 이후 세 번째다. 과거 감사는 2016년, 2020년 실시됐다.

정기적인 감사 성격으로 볼 수 있지만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 면직 이후 지난 6월 방통위가 이례적으로 감사원 출신 사무처장 임명 후 검사 조직을 확대하고 동시다발적 관계기관 관리·감독에 나선 점은 이례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방통위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검사 결과 업무추진비 부정 사용이 적발된 정연주 위원장을 해임했고, 방통위는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검사 결과 공개와 동시에 해임했다. 방통위는 EBS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검사도 ‘정기검사’라는 입장이었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본격적인 감사가 이뤄지진 않았다”면서 “아무래도 다른 사례들이 있는 만큼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전임 정부 지우기가 시작된 것이라는 우려가 일부 나오고 있다”고 했다.

▲ 시청자미디어재단 로고
▲ 시청자미디어재단 로고

시청자미디어재단은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조한규 이사장(전 세계일보 사장)의 임기가 2024년 2월까지다. 방문진, 방통심의위와 마찬가지로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의 임기가 남아 있어 전부터 시청자미디어재단 표적 감사 가능성이 제기됐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의 본부장 자리는 정부에서 임명해왔는데 현재 공석이다. 박근혜 정부 때는 청와대 출신, 문재인 정부 때는 국무총리실 출신 인사가 본부장을 맡았다. 

국민의힘은 전부터 시청자미디어재단의 팩트체크 사업으로 설립된 팩트체크넷의 팩트체크가 편향됐다며 국정감사, 예산 심의 등에서 반복적으로 지적해왔다. 팩트체크넷은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단체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단체로 시민참여 팩트체크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지난 8월22일 국회 예산결산 심의 과정에서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팩트체크넷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의 비판이 이어지면서 관련 예산은 2021년 27억4000만 원에서 2023년 6억1000만 원으로 급감했고, 2023년 팩트체크넷은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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