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카카오톡의 세 번째 탭과 포털 다음 첫 화면을 장식했던 카카오뷰 서비스가 2년 만에 폐지된다. 창작자들에게 아웃링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가십성 콘텐츠가 많았고 마케팅 수단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카카오가 서비스를 사실상 방치했고 품질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뷰는 지난 28일 공지를 통해 오는 11월30일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뷰는 “콘텐츠 형식이 되레 더 큰 다양성을 담아내는 데 한계가 되거나 큐레이션이라는 창작 방식에서 비롯되는 여러 문제들에 부딪히게 됐다”며 “다각도로 고민한 결과 무거운 마음으로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 카카오뷰는 2022년 1월 모바일 다음 첫 화면에도 적용됐다.
▲ 카카오뷰는 2022년 1월 모바일 다음 첫 화면에도 적용됐다.

카카오뷰는 보드 형태로 창작자가 콘텐츠를 큐레이션하는 서비스로 2021년 8월 출시했고, 2022년 1월 모바일 다음 첫화면에 적용할 정도로 ‘주력 서비스’로 내세웠다. 카카오뷰는 직접 창작자들을 섭외해 지원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모바일 다음 첫화면은 카카오뷰 도입 2개월 만에 다시 뉴스 화면으로 복구했고 2023년 5월 카카오톡 세 번째 탭에 위치했던 카카오뷰가 오픈채팅 서비스로 전환되면서 이용자들에겐 잘 보이지 않는 서비스가 됐다.

‘아웃링크’ 서비스의 의미

카카오뷰는 창작자에게 개방된 ‘오픈’ 서비스이자 ‘아웃링크’서비스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등록 절차를 거치면 창작자가 돼 주제별로 콘텐츠 링크를 거는 방식으로 큐레이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채널을 구독해 받아볼 수 있었다. 포털 다음이나 카카오 계열 서비스뿐 아니라 다른 사이트 링크도 허용했다. 

▲ 카카오뷰 서비스 일지
▲ 카카오뷰 서비스 일지

이성규 미디어스피어 대표는 “뉴스 부문에서 가장 예민했던 문제 중 하나인 ‘아웃링크’를 과감하게 허용했다. 많은 이용자들이 있는 공간에 아웃링크 큐레이션 서비스를 노출해 실험한 점은 의미가 있다”며 “언론의 경우 아침, 점심, 오후 등 특정시점에 주제별로 발행하면서 뉴스레터와 유사한 서비스를 하는 흥미로운 실험도 이뤄졌다”고 했다. 

한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창작자들 입장에선 자신들의 사이트나 서비스의 근간이 따로 있는 상황에서 포털이 가두리 방식으로 사업을 하면 노출을 하기 쉽지 않았다”며 “콘텐츠를 만든 이들과 상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마케팅’수단으로 전락하고 ‘품질관리’ 실패

그러나 카카오뷰 서비스에는 ‘혹평’이 잇따르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콘텐츠 품질관리’ 측면에 있었다. 초기만 해도 카카오는 콘텐츠 역량을 평가해 에디터를 뽑고 활동비 지급, 교육기회 제공등 혜택을 부여했다. 양질의 큐레이션을 부각하려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카카오뷰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졌다. 지난해 6월 기준 비즈니스마켓 플랫폼 크몽에 접속하면 ‘카카오뷰 마케팅’ 강좌 30여개가 경쟁적으로 떴다. ‘카카오뷰 상단 키워드 모음’ ‘카카오뷰 초보도 하루만에 대박노출 올렸던 방법’ ‘카카오뷰 하루 30분 1만 트래픽' 등이다. 기존의 블로그, 카페 등의 상단 노출을 노리며 수익화를 해온 마케팅 업계가 카카오뷰에 적극 대응한 것이다. 카카오뷰는 100명 이상 친구를 보유한 채널만 수익창출을 할 수 있는데, 돈을 주면 친구를 자동으로 추가해주는 등 구독 증대 마케팅도 잇따랐다. 

▲ 2022년 6월 크몽에서 '카카오뷰'로 검색한 결과. 카카오뷰 키워드를 활용해 수익을 내려는 이들이 늘었다. 
▲ 2022년 6월 크몽에서 '카카오뷰'로 검색한 결과. 카카오뷰 키워드를 활용해 수익을 내려는 이들이 늘었다. 

클릭을 유발하는 가십성 콘텐츠 채널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오늘의 이슈’ ‘이슈특집’ ‘이슈톡’ ‘이슈를 보다’ ‘실시간 이슈’ ‘이슈마녀’ ‘이슈인사이드’ ‘이슈야’ 등 비교적 가벼운 가십성 이슈를 중심으로 전하는 채널이 다수 생성됐다. 이들 채널 가운데는 인터넷 커뮤니티 글을 그대로 게재하거나 연예 기사, 유사 언론 사이트의 콘텐츠를 전하는 채널이 적지 않았다. 내용 자체가 가볍다는 점뿐 아니라 정보가 왜곡되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경우도 있었다.

이성규 대표는 “광고 마케팅이 섞여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이용자들에게 다양하고 품질 높은 정보를 얻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뿌리내리지 못하게 됐다”며 “물론 외부적 요인이 있어서 (카카오가) 애정이 빨리 식었을 수 있지만 개선을 요구하는 의견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서비스 중 하나”라고 했다. 

한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좀 애매했다”며 “애초부터 트래픽을 만들려고 하는 이들이 일부 있는데 다, 많은 이들이 네이버 블로그 링크를 걸어 홍보하니 경쟁사 입장에서는 힘들었지 않았나 싶다”며 “다수의 창작자를 참여시킨 건 의미가 있는데 노출 트래픽이 전반적으로 줄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일반 유저(이용자)에게도 큐레이션을 맡겼으니 퀄리티를 지속적으로 체크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논란이 되자 지난해 카카오뷰는 채널당 발행 가능한 보드 수를 하루 10개로 제한하는 등 조치를 취했지만 분위기를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뉴스 대체 시도에 혹평

카카오뷰 서비스가 기존 뉴스 서비스를 대체하려 한 점에서도 혹평이 잇따랐다. 2022년 1월 카카오는 포털 다음 모바일 첫 화면에 뉴스 배열을 폐지하고 카카오뷰를 도입했지만 2개월 만에 뉴스 서비스를 복구했다. 

카카오뷰를 포털 다음 첫화면으로 개편한 이후 포털 다음 앱 리뷰에는 “시작시 뉴스부터 뜨게 해주세요. 되도 않는 발견은 멍멍이나 주시고요” “소식보다 광고가 더 많아 정말 보기 어렵습니다” “무슨 광고가 여기저기 덕지덕지 이건 다음답지 않아요” “내용도 없고 죄다 허접한 글이고 그냥 옛날처럼 뉴스로 안 돌리면 20년 다음 사랑 끝내고 이탈할 겁니다” 등 비판이 잇따랐다. 주요 뉴스를 보기 위해 앱에 접속하는 이용자들 입장에선 카카오뷰가 뉴스를 대체한다는 점에서 불만이 컸다. 

카카오뷰는 카카오가 ‘탈 뉴스’ 행보를 보인 와중에 선보인 서비스이기도 했다. 당시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포털의 뉴스 서비스가 논란이 되자 카카오는 뉴스 서비스를 후순위로 밀고 카카오뷰를 전면에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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