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탈 뉴스’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뉴스 서비스 비중을 줄여온 카카오가 네이버와 달리 대선 뉴스 페이지를 만들지 않았고, 서비스 개편을 이유로 연합뉴스 상대 소송에도 나서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뉴스 서비스 관련 질문에 즉답하지 않았다. 

20대 대통령 선거를 나흘 앞둔 5일 네이버, 네이트 등 포털 사이트들이 대선 특집 페이지를 운영 중인 반면 카카오는 대선 페이지를 만들지 않았다. 카카오는 뉴스 서비스 개편 과정이기에 별도로 만들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는 현재 뉴스 서비스 비중을 줄이는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포털 다음 모바일 첫 화면에 뉴스 배열을 폐지하고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 카카오뷰를 도입했다. 카카오뷰는 언론 뿐 아니라 다양한 창작자들의 콘텐츠를 구독 기반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다. 카카오는 올해 PC 첫 화면의 뉴스배열도 폐지해 카카오뷰를 전면 도입할 예정이다. 언론사 뉴스의 경우 콘텐츠 제휴(CP) 언론 대상 별도 뉴스 페이지를 운영하지만 자체 배열을 하지 않고 기사를 무작위 방식으로 노출할 계획이다. 

▲ 카카오 뷰 서비스 화면 예시
▲ 카카오 뷰 서비스 화면 예시

이런 가운데 카카오 차기 대표 내정자인 남궁훈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지난달 24일 비대면 기자간담회(티 미팅) 자리에서 메타버스 사업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힌 반면 ‘뉴스’ 서비스 관련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포털 뉴스 축소 및 카카오 뷰 개편에 대한 질의에 남궁훈 내정자는 “우선적으로 메타버스화할 수 있는 것들, 그런 서비스 중심으로 전략을 보고 있다”며 관련 서비스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뉴스 서비스 개편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남궁훈 내정자는 “뉴스 서비스의 경우 문제를 인지하고 내부적으로 토론 중”이라며 “내부 토론을 거쳐 방향성은 정했지만 결론을 내지는 않은 상황이다. 조만간 답을 내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양대 포털은 제휴 강등 제재를 받았다가 법원 가처분 인용으로 임시 복귀한 연합뉴스를 상대로 소송에 나설지에 대한 판단도 엇갈렸다.

지난달 25일 포털의 뉴스제휴를 심사하는 독립기구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 회의에서 위원들이 포털에 본안 소송에 나서는 사전 절차로 제소명령 신청을 요청했고 네이버는 검토 의사를 밝혔으나 카카오는 응하지 않았다. 카카오는 뉴스 개편을 이유로 연합뉴스 소송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포털이 제휴 심사에서 강등·퇴출한 언론 상대 소송을 포기하는 건 이례적이다.

▲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 온라인 기자간담회 모습. 사진=카카오
▲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 온라인 기자간담회 모습. 사진=카카오

카카오 홍보 관계자는 대선 뉴스 페이지와 관련 “대선 뉴스페이지는 별도로 없으나, 대통령 선거 관련 정보를 충실히 전달하기 위해 검색 컬렉션(검색 결과 투표소 정보 등을 제공)을 운영하고 있다”며 “사회에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만큼 귀 기울여 서비스 개선에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홍보 관계자는 차기 대표 내정자가 뉴스 서비스 질문에 답하지 않은 건 뉴스 서비스 비중 축소를 방증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내정자로 기존 서비스에 대한 파악이 완전히 된 상태는 아니라 티미팅 당시 추후 말씀드리겠다고 한 것”이라며 “서비스 비중과는 관련이 없다. 메타버스 등 다른 서비스에 대한 언급을 직접적으로 하신 것은 기존에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으로 고민한 것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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