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심각성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기후변화에 관한 심층 보도를 찾기 어렵다. 

주선영 글로벌네트워크 기후미디어허브 전략커뮤니케이션 담당은 24일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미디어오늘 주최로 열린 ‘2023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기후보도의 중요성과 국내 언론이 기후보도에 취약한 이유를 진단했다. 기후미디어허브는 기후 문제 공론화를 위해 언론의 취재를 지원하는 단체다.

주선영 담당은 “기후 이슈는 기사로 더 많이 다뤄져야 한다”며 “기후변화 이후의 시나리오는 확정적인데 그 사이의 공간은 비어있다. 사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어떤 합의를 이뤄내느냐에 따라 어디로 갈 것인지 정해질 것”이라고 했다.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기후변화로 인한 결과가 바뀔 수 있기에 저널리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 주선영 글로벌네트워크 기후미디어허브 전략커뮤니케이션 담당. 사진=미디어오늘
▲ 주선영 글로벌네트워크 기후미디어허브 전략커뮤니케이션 담당. 사진=미디어오늘

그가 생각하는 한국 언론이 기후보도에 취약한 첫 번째 문제는 언론 시스템에 기인한다.

주선영 담당은 “이슈는 거대한데 (언론은) 아직 평평하게 해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보통 기상, 환경 담당하시는 기자분들이 기후도 담당하는데 이는 복잡한 사안에서 한쪽면만 부각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고 했다. 주선영 담당은 “우리는 여러 종류의 자료를 언론에 공유하게 되는데 ‘출입처’라는 시스템에 딱 담기지 않는다”고 했다.

주선영 담당은 “지금은 이전에 비해 기후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하고 기사를 쓰는 분이 많이 늘었지만, 너무 취약하다고 느껴진다”며 “기자 개인에게 기대야 하기 때문이다. 출입처가 바뀌는 등 여러 이슈에 따라 기사가 나올 수도 있고 안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두 번째 문제는 자본에 대한 견제가 부족한 점이다.

주선영 담당은 “자본에 대한 견제가 부족한 건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라며 “국내의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기후 관련 활동을 하면서 보도자료를 낼 때 보면 영문본과 국문본이 상이하다. 영문본에선 세세하게 설명하는 데 반해 국문본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비판하는 내용도 언론에 내기 쉽지 않다”고 했다.

세 번째 문제는 언론의 고민 부족이다.

주선영 담당은 “산업, 무역 등 여러 측면에서 실재하는 흐름이 있어 보도가 나오지만 이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기후변화의 흐름에서 언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고민이 좀 더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올해만 해도 기상 이변이 많았고 이를 다룬 기사도 많았는데 문제는 그런 기사들을 보고 ‘지구가 망해버렸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 같다”며 “기후변화 보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같이 뭔가를 해볼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날 수도 있고 혹은 체념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주선영 담당은  “현재는 기후변화에 대한 부정론자보다는 체념하는 사람들 혹은 이미 결정됐다고 믿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이 늘고 있다고 한다”며 “언론이 기후를 어떻게 보도하느냐는 결국 우리가 어떤 사회로 갈 것이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희 역시도 언론이 어떻게 기후변화를 다룰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고 여러 방식으로 기자분들을 지원하고 있다”며 “뉴스룸 안에서 기후변화라는 동시대의 사안을 어떻게 담아낼지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이 늘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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