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현직 기자 85.1%가 ‘윤석열 정부의 대언론 소통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9.9%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5%였다. 자신의 성향이 ‘진보’라고 답한 312명 중 97.1%, ‘중도’라고 답한 513명 중 85.6%, ‘보수’라고 답한 169명 중 61.5%가 정부의 대언론 소통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자협회보가 기자들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이처럼 기자들의 절대다수가 정부의 소통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언론장악 기술자’로 비판받는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지명한 상황이다.

지난해 기자협회보가 실시한 조사에서 기자들의 57.7%는 윤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일명 도어스테핑)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21일 이후 윤 대통령은 출근길 문답을 중단했다. 지난해 11월9일에는 “왜곡, 편파 방송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하며 국경없는기자회까지 우려의 성명을 내는 등 국내외 비판을 받았다. 올해 초엔 신년 기자회견도 없었다. 대신 조선일보와의 신년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도 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이러한 ‘불통’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은 16일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MBC기자 전용기 탑승 배제에 이어 일정부분 소통 창구로서 평가를 받던 도어스테핑까지 중단했다. 기자협회가 이동관 후보 내정설이 나올 때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기자의 80%가 이동관 임명에 반대했다. 가장 큰 반대 이유가 MB정부 언론탄압 이력이었다. 그럼에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고 있다”며 “기자들의 부정 평가를 바꾸려면 이동관 임명부터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기자협회보가 지난 6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현직 기자 80%가 “이동관 방통위원장 임명에 반대한다”고 답했으며, “찬성한다”는 응답은 13.1%에 불과했다. 

‘문재인 정부와 비교해 윤석열 정부에서 언론 활동이 자유롭느냐’는 질문에서도 “자유롭지 않다”는 답이 63.2%로 높게 나타났다. “자유롭다”는 답은 25.8%였다. 종편․보도채널 기자들도 65.6%가 전임 정부보다 자유롭지 않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은 79.1%였으며, “잘하고 있다”는 의견은 16.5%에 그쳤다. ‘정부의 수신료 분리징수’에 대해선 기자의 53.6%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긍정적 평가는 32.9%, 무응답은 13.5%였다. 부정평가 이유(복수응답)로는 ‘공영방송의 공적 역할 위축’(73%)이, 긍정평가 이유로는 ‘공영방송 방만 경영 해소’(73.4%)가 가장 많이 꼽혔다. 

‘기자 직업 만족도’ 문항에선 39.4%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저치다. 2019년만 해도 같은 조사에서 “만족한다”는 답변은 52%로 과반을 넘겼다. 이직이나 전직에 나설 의향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36.9%가 ‘있다’고 답했고, ‘반반’이라는 응답이 33.8%, ‘없다’는 29.3%였다. 이번 조사는 기자협회보가 한국기자협회 창립 59주년을 맞아 여론조사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한국기자협회 회원 중 문자 발송에 성공한 1만777명을 대상으로 7월27일부터 8월7일까지 모바일 설문조사로 이뤄졌다. 응답자는 총 994명(9.2% 응답률)이었으며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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