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조선일보.

기자협회보가 기자들을 대상으로 ‘가장 불신하는 언론사’(본인 소속사 제외)를 조사한 결과 조선일보가 3년 연속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기자협회보는 2021년 ‘불신하는 언론사’ 문항을 신설했다. 조선일보 불신도는 2021년 36.7%, 2022년 42.2%, 그리고 2023년 43.3%로 상승세다. 올해 조사에서 2위 MBC는 8.9%, 3위 한겨레는 7.8%였다. 언론계 내에서 조선일보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일반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영향력 있는 언론사’ 조사에서도 조선일보가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가장 불신하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 응답률은 지난해 38.4%에 이어 올해도 36.6%로 타사를 압도했다. 뒤를 이어 공영방송인 KBS가 14.4%,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가 13.3%로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가장 신뢰하는 언론사’ 조사에선 연합뉴스가 13.9%로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으나 ‘압도적’ 1위는 아니다. 경향신문과 KBS가 각각 8.6%와 8.5%로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일반 국민 대상 각종 여론조사에서 신뢰도 1위를 기록 중인 MBC가 기자들 사이에선 7.5%로 4위에 그쳤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신뢰도 조사에선 2017년 30.3%, 2018년 22.3%, 2019년 19.9%를 기록했던 JTBC 이후 ‘압도적 1위’ 언론사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해 조사에서 조선일보와 한겨레에 대한 언론계 신뢰도는 각각 7.3%와 7.2%로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10.5%로 업계 내 신뢰도 2위였던 한겨레의 ‘추락’도 상징적이다. 올해 초 한겨레 고위 간부가 김만배로부터 9억 원의 부적절한 돈거래를 한 것으로 알려지며 한겨레는 도덕성에 큰 타격을 받았다. ‘신뢰하는 언론사가 없다’는 응답이 올해 14.6%로 지난해(10.3%)보다 증가한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이번 조사는 기자협회보가 한국기자협회 창립 59주년을 맞아 여론조사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한국기자협회 회원 중 문자 발송에 성공한 1만777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27일부터 지난 7일까지 모바일 설문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응답자는 총 994명으로 9.2%의 응답률을 기록했고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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