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방송문화진흥회. ⓒ미디어오늘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방송문화진흥회. ⓒ미디어오늘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임정환 이사가 일신상 사유로 자진 사퇴했다. 방문진 이사 임명권이 있는 방통위가 사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진 관계자는 “우리도 오늘(7일) 알았다. 사퇴 사유는 건강상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퇴를 두고 현 MBC 경영진 교체 작업의 일환아니냐는 추정도 나온다.  

MBC기자 출신으로 2008년 방송기자연합회장을 역임한 임정환 이사는 국민의힘 추천 인사로 분류되어 왔으나, 지난해 9월 박성제 MBC사장 해임결의안 투표과정에서 기권하며 MBC 내 보수성향 소수노조인 제3노조가 자진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임정환 이사는 윤석열정부 취임 이후 이사회 자리에서 공개 발언을 거의 하지 않으며 여권 추천 이사로 분류되는 김도인‧지성우 이사와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일례로 지난달 14일 이사회에서 ‘방통위의 방문진 검사‧감독권을 인정해야 한다’며 김도인‧지성우 이사가 주장하고 나설 때도 임 이사는 단 한마디를 하지 않았다.

때문에 임정환 이사 사퇴는 실제 일신상 사유라 하더라도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가 ‘여권 추천 몫’으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가 사퇴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어서다. 임 이사의 사퇴로 방문진 여야 구도는 기존 3대6에서 2대6이 되었는데, 현재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에 대한 방통위의 해임 절차가 진행 중인 것을 감안하면 향후 방통위가 여권 추천 이사 3명을 새로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여야 구도는 5대4가 된다. 여권으로선 임정환 이사의 이번 사퇴로 향후 MBC사장 해임안 등 주요한 의결 과정에서 임 이사가 기권해버리는 ‘리스크’를 없앨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향후 임정환 이사의 ‘추천권’을 놓고 여야가 대립할 가능성도 높다. 애초 임정환 이사가 야권 추천 몫이었기 때문에, 만약 과거 여권 몫이었던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의 후임 추천권을 국민의힘이 주장한다면 민주당 또한 임 이사의 후임 추천권을 주장할 근거가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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