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NDORA. PANDORA. 잃어버린 faith. we have to go back. 흐릿해진 feeling 속에 유일한 열쇠.”

사람이 아닌 버츄얼 아이돌 그룹 메이브(MAVE)의 노래 가사다. 유튜버를 비롯한 크리에이터 산업에도 인공지능이 대세가 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버튜버(버츄얼 유튜버) 키즈나 아이는 구독자 200만 명을 넘겼다. 국내에선 ‘버튜버’ 아이돌도 등장했다. 버튜버는 영화 CG작업을 하는 것과 유사하게 사람이 행동하면 모션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제작한다.

▲사람이 아닌 버츄얼 아이돌 그룹 메이브(MAVE)가 지난 2월18일 MBC 음악중심에 출연했다. 사진=MBCkpop 유튜브채널 화면 갈무리.
▲사람이 아닌 버츄얼 아이돌 그룹 메이브(MAVE)가 지난 2월18일 MBC 음악중심에 출연했다. 사진=MBCkpop 유튜브채널 화면 갈무리.

“100% 인공지능으로 돌아가는 크리에이터 뉴로사마도 등장했다. 채팅창에 댓글을 남기면 챗GPT가 댓글을 읽은 다음 음성으로 전환해 실시간으로 내보낸다. 채팅창에 말을 걸면 대답한다. 뉴로사마한테 게임을 학습시켜 놨더니 시청자들이랑 게임도 한다. 게임을 하면서 댓글이 나오면 댓글 가지고 대화도 한다.” 안정기 작가의 말이다.

인공지능 시대를 크리에이터 산업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안정기 작가는 “개인 혼자서도 마블, 하이브와 경쟁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책의 저자인 안정기 작가는 구글코리아 유튜브 파트너십팀에서 일하고 있다. CJ ENM MCN부문에서 업무를 시작한 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거쳐 10여년간 크리에이터 분야의 업무를 맡았다.

3억300만 명. 유튜브, 틱톡,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에 콘텐츠를 올리는 전 세계의 크리에이터 숫자다. 이중 한국의 크리에이터는 1750만 명으로 국민 10명 중 4명이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크리에이터 숫자가 2배가량 늘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빠르게 증가한 것이다.

안정기 작가는 크리에이터가 창출하는 경제를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라고 불렀다. 1.0, 2.0, 3,0으로 나눴다. 1.0은 1인 미디어 시대가 시작되면서 구독자와 영향력이 중요했던 시기, 2.0은 진성팬 보유 여부가 중요했던 시기, 그리고 3.0은 인공지능을 접목해 스케일을 확장할 수 있는 시기로 구분했다. 그는 3.0 시기엔 자신만의 확실한 개성을 가지고 구독자들에게 어떤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인공지능 기술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 전환기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대치동에서 안정기 작가를 만났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대치동에서 안정기 작가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금준경 기자.
▲지난 7일 오후 서울 대치동에서 안정기 작가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금준경 기자.

-지난 10년여간 크리에이터 관련 업무를 하고 책도 냈다. ‘크리에이터’도 여러 정의가 있을텐데, 크리에이터를 어떻게 정의하나.

“크리에이터란 디지털에서 영상, 사진, 소설, 팟캐스트 등 창의적인 콘텐츠를 창작하고 정기적으로 게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크리에이터를 산업적인 관점에서 더 깊이 있게 봐야 한다. 단순히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을 넘어 콘텐츠를 바탕으로 자기만의 새로운 비즈니스 창업을 해내는 사람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창업은 사례가 있나.

“유튜브채널에서 시작했지만, 비즈니스로 확장해 나가는 크리에이터들이 생겨나고 있다. ‘긱블’(공학 관련 영상을 업로드하는 유튜브채널), ‘EO’(스타트업 인터뷰하는 유튜브채널) 등은 유튜브 채널로 시작해 지금은 투자를 많이 받은 미디어 회사가 됐다. ‘월급쟁이 부자들’ 유튜브채널도 부동산에 관심 많던 직장 다니는 ‘너나위’라는 개인으로 시작해 직원을 수십 명 둔 직장인들을 위한 자기개발 교육 스타트업이 됐다. PD만 20~30명 정도다. 콘텐츠로 청중, 팬덤을 모은다. 이처럼 콘텐츠를 바탕으로 콘텐츠 창작을 넘어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더 주목받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직업을 만들고 산업을 만드는 사람이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1.0, 2.0, 3.0으로 구분했다. 단계별로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나.

“(1인 미디어 시대 초기인) 1.0은 구독자, 조회수 등 영향력이 중요했던 시기다. 인플루언서, 슈퍼 개인이 탄생했다. 주 수입원은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광고 수입과 협찬이다. 지난 몇 년간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2.0으로 넘어왔다고 생각한다. 1.0에서 확보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는 거다. 2.0은 구독자가 많다는 것보다 얼마나 진성팬을 가지고 있느냐, 이를 바탕으로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2.0은 B2C가 핵심이다. 많은 독자보다 코어 팬이 중요하다. 2.0에서 팬덤을 바탕으로 한 멤버십, 슈퍼챗, 쇼핑이 중요해졌다. 최근 한국 라이브방송 쇼핑 시장 규모가 3년 전 2조 원에서 8조 원으로 늘었다. 크리에이터가 라이브 상품을 직접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시장이 커지는데, 인플루언서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안정기 작가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1.0, 2.0, 3.0으로 구분했다. 사진=안정기 작가.
▲안정기 작가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1.0, 2.0, 3.0으로 구분했다. 사진=안정기 작가.

“2023년은 2.0에서 3.0으로 넘어가는 분기점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해 스케일과 상상력이 확장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자기만의 IP와 세계관을 만들 수 있는 기획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기획력을 가진 사람이 생성형 인공지능을 만나면 더 큰 기회를 가져갈 것이다. 이 시기는 내가 만든 콘텐츠를 어떻게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 고민이 더 많아질 거로 생각한다. C2E (Create to Earn) 어떤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는지, 경험을 소유하게 할 수 있는지 3.0에서 더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 시대 창작의 진입 장벽이 사라진다고 했다.

“스마트폰이 1인미디어 시대를 열었다면, 생성형 인공지능은 크리에이터의 상상력 한계를 무너뜨릴 거다. 모두가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인해 열렸다. 평범한 개인들도 콘텐츠 창작을 보다 쉽고 다양한 방면으로 해볼 수 있게 된다. 그 과정 자체가 재밌고 나의 상상력을 구현할 방면으로 갈 거다. 나이가 50대 이상 넘어가는 분들 중장년층 이상부터는 편집 툴이나 동영상 이미지 작업을 어려워한다. PC 자체도 어색하다. 그러나 생성형 인공지능은 쉽게 배운다. 프롬프트 형태로 입력하고 대화하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부모님께 챗GPT를 알려줬더니 잘 사용하더라. 시를 짓거나 소설을 쓰는 것도 쉽게 할 수 있다. 가장 쉬운 콘텐츠 창작 툴이 생성형 인공지능이다. 포토샵이 아무리 쉬워져도 포토샵을 배우지 않은 사람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타자만 치면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콘텐츠를 더 많이, 더 쉽게 창작해낼 수 있다.”

“중요한 포인트는 과거에는 누군가 만든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1%가 생산하면 나머지가 소비했는데, 사람들이 앞으로는 생산하면서 소비한다. 지금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생산해서 제가 소비할 수 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를 넘어 생산하는 시대가 됐다.”

-인공지능 시대 스케일과 상상력의 한계가 없어진다고도 했다. 앞으로 1인 제작자가 마블과 같은 영향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10년 전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 동영상 쪽에서 개인 창작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개인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방송사나 기존 콘텐츠 제작자들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할 거로 생각했다. B급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소규모 집단이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대규모를 뛰어넘더라. 방송사들이 방송으로만 전파하던 것들을 유튜브, 틱톡, 인스타에 업로드해서 내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콘텐츠의 미친 듯한 퀄리티보다 생산자의 상상력과 기획력, 스토리가 중요하다.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로 잘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많은 변화들을 만들어낼 거다. 지난 10년간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서는 1인미디어 시대가 열렸다. 앞으로 생성형 인공지능을 개인 소규모 집단이 잘 활용하면 1인 스튜디오 시대가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뮤직비디오, 단편영화, 웹툰을 만들 수 있고, 게임도 만들 수 있다. 개인 스튜디오 시대가 올 거다. 개인의 상상력이 잘 가미된 좋은 콘텐츠는 모두가 평등해진 플랫폼에서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문 스튜디오들이 만든 콘텐츠 못지않은 영향력을 낼 것 같다. 마블, 픽사 스튜디오들이 만드는 영향력을 한 개인이 최대한 조합해서 만들어 낼 수도 있다.”

-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이 크리에이터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보나.

“생성형 인공지능은 콘텐츠 창작에서 필수적인 도구가 될 거다. 크리에이터가 콘텐츠 창작하는 데 있어서 포토샵이나 프리미어 프로가 필수인 것처럼, 앞으로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이 필수적인 툴이자 창작 파트너가 될 거다. 현재는 불편한 부분들이 있다. 기능별로 쪼개져 있다. 멀티모달(Multi Modal) 형태로 통합될 거라고 생각한다. 텍스트, 이미지, 음성, 제스쳐, 편집, 영상 등 종합적으로 합쳐지는 생성형 인공지능 멀티모달이 될 거다. 비유하자면 아이언맨에 자비스가 있는 것처럼 생성형 인공지능과 대화하면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될 거다.”

“그동안 콘텐츠를 만들려면 학습 숙달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숙달하는 과정 자체가 굉장히 줄어들게 될 거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있어 효율성과 효과성이 증가하게 될 거다. 그동안 뮤직비디오를 만들려면 음악을 만들고, 영상을 찍고, 색 보정 등을 다 해야 했지만, 생성형 인공지능을 잘 활용한다면 기본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상당 부분 생성형 인공지능에 도움을 받을 시대가 올 거다. 그리고 생성형 인공지능은 인간의 사고를 확장시키는 툴이 될 거다. 기획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때 생성형 인공지능 툴을 잘 활용한다면 장벽이 낮아진다. 재밌게 시도해볼 수 있다. 제작에 들어갔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나갈 수가 있다.”

-크리에이터 산업 내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이 영향을 크게 미치는 분야는 어떤 부분일까.

“생성형 인공지능이 만능인 것처럼 말하는데 만능은 아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100% 대체한다는 건 미신에 가깝다. 아직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이미지 생성 기술은 많이 발전했다. 게임 캐릭터나 일러스트, 유튜브 썸네일, 포스터, 배경화면 제작은 굉장한 수준으로 도움받을 수 있다. 특징들을 잘 살려서 사용하면 충분히 좋은 결과물을 바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진 이미지를 얻고 싶으면 ‘미드저니’(이미지 생성 인공지능)가 특화가 되어있다. 애니메이션 쪽 그림을 만들고 싶다면 ‘라스코’(lasco.) 툴이 있다. 포즈를 만들고 싶으면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동화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dall-e’(달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된다. 어떠한 목적으로 이미지를 만들지 명확하면 일러스트레이션, 책 표지, 게임 캐릭터 개발, 일상에서 필요한 이미지는 충분히 잘 만들 수준까지 올라왔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대치동에서 안정기 작가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금준경 기자.
▲지난 7일 오후 서울 대치동에서 안정기 작가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금준경 기자.

-인공지능으로 만든 캐릭터가 사람의 역할을 하는 버츄얼 유튜버(버튜버, 유튜브 등 인터넷방송을 진행하는 가상 캐릭터)는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을까.

“최초의 버튜버라고 할 수 있는 키즈나 아이. 일본에서 나온 버튜버다. 구독자가 200만 명을 넘었다. 전 세계적으로 버튜버 열풍이 불고 있다. 상장을 한 버츄얼 유튜버 회사들도 있다. 버츄얼 시장이 크다. 미국에서도 열풍이 굉장하다. 일본에서 영어로 활동하는 버튜버가 상당히 많다. 활황이다. 국내에선 넷마블에프앤씨의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합동으로 제작한 버튜버 아이돌 메이브(MAVE)도 있다.”

“뉴로사마(Neuro-sama)는 100% 인공지능으로 움직이는 크리에이터다. 2022년 12월에 데뷔했는데, 구독자가 25만 명 넘는다. 채팅창에 댓글을 남기면 챗GPT가 댓글을 읽은 다음에 TTS로 내보낸다. 실시간으로 내보낸다. 채팅창에 대화를 걸면 뉴로사마가 대화한다. 스피치로 한다. 상황에 맞게 뉴로사마가 움직인다. 뉴로사마에게 게임을 학습시켜 놨더니 시청자들과 게임도 한다. 게임을 하면서 댓글이 나오면 댓글 가지고 대화를 하는 거다. 100% 인공지능으로 돌아가는 크리에이터가 등장하기 시작한 거다. 사람들이 굉장히 열광한다. 물론 말 실수를 하기도 하는데 이 어색함을 재밌어한다. 인공지능이 어떻게 반응할까 궁금해한다. 지금도 인공지능 크리에이터가 다른 버튜버와 컬래버레이션을 많이 한다. 발전해 나가고 있고, 더 많아질 거다.”

▲ 100% AI 유튜버 뉴로사마 캡처
▲ 100% AI 유튜버 뉴로사마 캡처

-웹툰 분야에서 이미지 관련 인공지능 툴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웹툰 업계에서 위기감 나오고 있다. 아직 웹툰 작가를 대체할 정도는 아니다. 왜냐면 웹툰 특유의 장면이 사람들의 기획력과 같이 맞물려가는데, 아직 그런 걸 생성형 인공지능이 웹툰작가를 모방해 만들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최근 웹툰 작가 중에 일부 장면을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썼다가 팬들의 공분을 샀다. 작가가 이를 밝히지 않은 게 문제가 됐다. 사람들은 웹툰 작가가 그린 그림을 원했다. 네이버·카카오도 웹툰 공모전을 하는데 생성형 인공지능을 사용해선 안 된다고 공지했다. 새로운 기술과 기존에 있던 아티스트 간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사용자들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아닌 사람이 창작한 콘텐츠를 보고 싶어 한다. 다 인공지능이 대체하지는 않을 거다. 사람들은 여전히 사람이 그려낸 그림에서 감동을 받고, 작가가 살아왔던 인생을 바탕으로 한 세계관에 주목하고, 핸드 메이드한 부분을 높게 산다.”

“최근 애니메이션 회사 대표를 만날 일이 있었는데, 회사에서 캐릭터 일러스트를 만들 때는 한 디자이너가 일주일 일하면 한 작품이 나왔는데, 인공지능 도움을 받으면 반나절 만에 만들어진다더라. 하루에도 수십 장을 뽑아낼 수 있다. 디자이너 인력이 점점 덜 필요해질 수 있다.”

▲ 이용자와 작가들의 네아버 AI웹툰 보이콧 게시물
▲ 이용자와 작가들의 네아버 AI웹툰 보이콧 게시물

-음성 부문의 인공지능은 어떤가.

“많이 올라온 분야가 TTS(Text To Speech). 사람의 목소리를 만들어 주는 거다. 제 목소리 10분만 학습시키면 제 목소리로 말한다. 대본을 주면 제 목소리로 읽는다. 기술이 굉장히 많이 올라왔다. 동영상, 팟캐스트 크리에이터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다. 지식정보를 전달하는 팟캐스트들이다. 미국에선 미국 언론사들이 TTS를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도 적극 활용될 거다. 오디오북도 TTS로 굉장히 많이 넘어왔다. 스티브잡스 목소리를 학습시키고 챗GPT에게 스티브잡스가 지금 현대인들한테 할 수 있는 조언을 작성해달라고 해서 팟캐스트로 만들었더니 스티브잡스가 살아나서 현대인들에게 조언해주는 것처럼 콘텐츠를 만들 수도 있다. 재미난 시도들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유튜브 등 크리에이터 업계에선 편집자의 비중이 크다. 앞으로 편집자의 비중과 위상은 어떻게 달라질까.

“인력의 양극화가 일어날 거다. 콘텐츠 창작에 필요한 인력들은 줄어들 거라고 생각한다. 높은 기획력을 가지고 인공지능 툴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은 몸값이 더 비싸질 거다. 수요는 더 증가할 거다. 초중급 스킬을 가진 사람들은 어려워질 거다. 밑작업, 보조적 일을 하는 사람들은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얼마든지 대체 될 수 있다. 캐릭터를 기획하고 스토리를 입히는 슈퍼 기획자들은 앞으로 몸값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일자리에 대한 양극화가 일어날 거다. 썸네일 외주 제작과 같은 인력은 대체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우도 하이퀄리티 성우는 살아남겠지만, 일반적 내레이션하는 사람들은 대체 될 수 있다. 메인 기능을 하는 사람만 남게 될 것 같다. 영상 편집 등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점점 더 쉬워지게 되는 상황에서 높은 생산성을 내면 높은 연봉을 가져가게 되지만, 나머지는 일자리 잃을 수 있는 인력의 양극화 상황이 나타날 거다.”

-산업적 관점에서 긍정적 전망도 있겠지만, 여러 부작용과 사회적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불안정성 높다. 결과물이 우연성을 가지고 있다. 확률의 조합으로 결과물을 내고 있어 의도와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그리고 전형성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고, 기존에 있던 데이터를 학습해서 확률적으로 넣는 것이다. 그러면 창의성이 떨어지고 뻔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팩트체킹을 하고 리터칭 하는 건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많은 사람들이 생성형 인공지능이 챗봇을 통해 콜센터 직원 대체할 거라고 하는데 그렇게 되긴 어려울 것 같다. 잘못된 말을 할 확률이 여전히 높다. 맥락도 판별하기 어렵다. 정보와 정서가 중요한 건, 대체가 어려울 거다. 창의성에 있어서는 인간이 가져갈 부분이 굉장히 많다. 인간이 우위를 아직 많이 점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창작 대체가 아니라 보조의 역할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고 독창적 관점이 필요하다.”

-콘텐츠의 ‘진위’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누가 만들었는지가 계속 논란이 될 거다. 주호민 작가가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과 작가가 그린 그림을 구분하는 퀴즈를 풀었는데 틀린 경우가 있다. 지금은 거의 분간이 불가능할 정도가 됐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기본적으로 학습해서 결과물을 내놓고 있는데, 학습 대상 저작권도 논란 거리다. 지난 대선을 유튜브 대선이라고 했다. 다음 선거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중요한 화두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창의적인 방법을 내놓을 수 있고 누군가는 가짜정보 고의적인 오용하는 사태가 많이 발생하는 계기가 될 거다. 오용하기 시작하는 순간, 굉장한 혼돈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미디어 리터러시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거다. 초등학생들도 생성형 인공지능을 배우게 될 건데, 아이들에게 어떻게 정보를 가려낼지 알려줘야 한다.”

-메타버스 개념은 한물간 논의라는 지적도 있고, 인공지능 시대에 더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어떻게 보는가.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유효한 키워드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메타버스 시대를 더 다양하게 만들 거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다 메타버스를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메타버스에 들어가는 오브제를 더 쉽게 만들 수 있다. 현재 게임에서 NPC(Non-Player Character)의 대화를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구현하는 시도가 있다. 대중적으로 되면 개인들이 직접 메타버스 공간을 만들고 그 안의 게임 요소와 다양한 소셜 요소들을 만들어 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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