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세로연구소 계열 유튜브 채널에서 제기한 WBC 호주전 경기 당일 새벽까지 야구 국가대표팀이 룸살롱에 있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세이엔터 유튜브 채널은 지난달 30일 WBC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본선 1라운드 기간 룸살롱에 수차례 방문했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세이엔터는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채널의 수익 창출 정지 조치 이후 김세의 대표가 새로 만든 가로세로연구소 소속 채널이다. 

해당 영상은 선수들이 3월9일 호주전을 앞두고 경기 전날 밤부터 경기 당일 새벽까지 룸살롱에서 술을 마셨고, 3월10일 일본전 전날인 9일 밤에도 술자리를 했다는 내용이다.

▲ 세이엔터 유튜브 영상 갈무리.
▲ 세이엔터 유튜브 영상 갈무리.
▲ 세이엔터 유튜브 영상 갈무리.
▲ 세이엔터 유튜브 영상 갈무리.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는 이 콘텐츠를 통해 “3월8일 밤새워 술마시고 9일 새벽에 여성들과 함께 나갔다고 한다”며 “이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도쿄돔에서 어마어마한 참사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당시 대표팀은 호주전에서 7대8로 패했고 일본전에서 4대13으로 패했다. 해당 영상이 확산되면서 당시 경기 부진이 술자리로 인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확산됐다. 

뉴데일리는 세이엔터 콘텐츠에 일부 추가적 내용을 덧붙여 <[단독] WBC 출전 국가대표 투수 3명, 호주·일본戰 앞두고 룸살롱서 ‘음주가무’> 기사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야구위원회(KBO)가 8일 발표한 조사 결과 김광현, 이용찬, 정철원 선수 3명이 술집에 출입한 건 맞지만 경기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날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선수단이 도쿄에 도착한 3월7일과 일본전 종료 직후인 11일 두 차례 술집에 출입했다. 장소는 룸살롱이 아니었고, 여성들과 함께 자리를 옮겼다는 주장과 자정 이후까지 술을 마셨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었다.

KBO는 세이엔터 채널 영상에 등장하는 도쿄 유흥주점 업소 관리자에게 출입 일시, 계산 내역, 종업원 동석 여부 등을 확인하고 KBO 소속 대표팀 전원을 조사했다. 

앞서 의혹이 제기된 선수들은 룸살롱이 아닌 술집(스낵바)이었고, 여성 접대부가 동석하지 않았고 술자리도 오래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용찬 선수는 기자회견에서 “KBO에 제출한 경위서에 나온 대로 그런 술집(스낵바)”이라며 “간단히 2시간 정도 하고 귀가했다”고 밝혔다.

일방적 주장이 언론 보도로 확산되고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다. KBS스포츠 유튜브 채널인 ‘야구잡썰’에서 정현재 PD는 “국가대표로 나갔는데 술을 마신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팩트에 기반한 보도가 아니었다.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얘기한 사람은 조회수를 다 받았다. 잘못된 팩트에 기반해 쏟아지는 십자포화가 부당하다”고 했다.

해당 방송에서 강해인 키노라이츠 편집장은 “이런 사례가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미디어와 멀어지는 거고, 이렇게 보도해선 안 된다”며 “나오는 보도들을 보면 자극적이고 소모적”이라고 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 출신 김선웅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불법 행위가 있었으면 모르되, 자극적인 룸살롱, 접대부 단어를 사용하면서 확인되지도 않는 사실로 술집에서 술을 마신 선수들을 처벌하라고 한다”며 “대회 기간 중 술집에서 술 마신 행위는 가십거리는 될 수 있지만 가십거리로 선수를 징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가로세로연구소는 선거 개표 부정 음모론, 정치권 인사 의혹 폭로, 연예인 관련 폭로 등으로 영향력을 확보해왔다. 근거가 부실했던 무분별한 폭로는 법적 대응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군인 출신 유튜버 이근씨, 연예인 박수홍, 한예슬씨 등이 가세연 보도가 악의적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정치권 관련 오보로 인한 소송전도 이어졌다. 지난해 민사소송에서 가세연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과 관련한 의혹 제기 보도에 5000만 원 배상 패소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아들이 자신의 마약 투약설을 보도한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해 항소심에서 200만 원 배상 판결을 받았다. 같은 해 가세연은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500만 원 배상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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