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진기자협회가 언론사 사진부장단을 대상으로 태국 방콕 세미나 출장을 앞두고 있다. 내부 토론과 워크숍 일정을 방콕에서 진행하기로 한 데에 외유성 출장이라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사진기자협회는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회원사 부장단을 데리고 3박5일 방콕 출장을 떠난다. 협회에 따르면 총 80개 회원사 가운데 37곳의 사진부장과 사진기자협회장 등 38명이 참가한다. 일부 언론사에서는 보직 부장이 아닌 부장급 기자가 참여하기로 했다.

출장 목적은 사진기자협회 내부 세미나다. 협회는 지난 4월 인트라넷 게시판과 공문 등 공지를 통해 “협회 풀사진 사용(권) 판매와 초상권 대한 협의, 니콘카메라 현지 생산공장 방문을 주제로 사진부장단 해외워크숍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동행할 사진기자협회 고문 변호사와 함께 저작권과 초상권에 대한 토론을 할 예정이다. 풀사진 사용과 판매권에 대해 이미 결정된 내용을 공증하는 절차를 진행한다.

▲사진기자협회 공문 갈무리
▲사진기자협회 공문 갈무리

협회 측 설명에 따르면 협회는 출장 첫날 저녁 비행기를 타고 새벽에 방콕에 도착한 뒤 하루 동안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날엔 방콕의 유적지를 둘러본 뒤 오후에 다시 현안 토론을 할 예정이다. 마지막날엔 방콕 외곽에 있는 니콘 카메라공장 견학을 가기로 했으나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출장 전체 일정에서 관광은 1~2곳을 계획하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이번 출장 예산은 총 3000만여 원으로, 참가자들이 지불하는 비용은 따로 없다. 협회는 “참가비는 없다. 모든 제반 비용은 협회에서 부담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자체 예산으로 비용을 충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협회 예산은 각 회원사가 내는 협회비와 한국보도사진연감 출판사업 수익금, 기업 후원과 광고로 구성된다.

출장 추진 과정에서 외유성 출장 소지가 있다는 문제 제기가 협회 안팎에서 나왔다. 내부 토론회를 해외에서 진행할 별다른 이유가 없는 데다 협회 예산으로 500여명의 회원 기자 가운데 소수 부장급 대상 해외 출장을 추진하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의문이다.

협회 등에 따르면 내부 추진 과정에서도 일부 문제 제기가 나왔다. 협회 회원사 소속 A 사진기자는 “같은 세미나 주제로 국내 다른 지역이면 모르겠지만 태국까지 갈 이유가 뭐가 있겠나”라며 “기자들 사이엔 같은 돈을 경제적 상황이 안 좋은 협회원들이나 공익 사업에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도 있다”고 말했다. B 기자도 “세미나를 연다고 해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방콕에서 한다고 해서 갸웃했다”고 말했다.

▲ⓒGettyimages
▲ⓒGettyimages

자사 사진부에서 출장에 참가하기로 한 언론사의 C 취재기자는 “방콕에서 초상권 저작권 행사를 한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사진기자협회 출장 문제로 과거 외부에서 한 차례 지적이 나온 적 있는 것으로 아는데 왜 꼭 해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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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재 사진기자협회장은 7일 통화에서 이번 출장을 외유성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협회장은 “(세미나를) 국내에서 진행하는 것과 비용이 비슷해 (해외로) 정했다”며 “제주도로 가면 1인당 비용이 70만 원으로 나오는데 방콕에 가면 75만 원이 드는 것으로 나왔다. 제주는 관광지에 방문해도 중간중간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반면 방콕 (일정은) 여행사에 통으로 맡겼기에 기타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이 협회장은 이번 세미나에 대해 “교육 의미도 있지만 전국에 흩어진 사진기자들의 결속과 유대관계를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협회장은 “협회 예산과 혜택, 복지는 평기자에게도 똑같이 진행한다”며 지난해 평기자 대상 세미나를 경기 분당 연수원에서 진행했고 올해는 장소를 새로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협회장은 이외에도 협회가 회원 기자들에게 상조 지원과 대학원 자매결연을 통한 교육지원, 법률상담과 소송 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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