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일부 지도부가 이원욱 의원의 문자 논란과 관련해 사실상 이 의원을 감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문자를 보낸 이가 민주당원이 아니었다는 게 그 근거다. 이재명 대표부터 이간계라며 이 의원을 향해 역공을 펴는 모양새다. 이에 당원여부가 그 문자의 본질이냐면서 어이가 없다는 반발도 나온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4일 돌연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원욱 의원이 지난 22일 ‘이 정도의 내용으로 문자를 보내오시는 분을 자랑스런 민주당원으로 여길 수 있겠냐’며 공개한 문자테러에 대하여 우리 당은 즉시 감찰에 돌입했다”며 “그 결과 메시지 발신자가 당원이 아닌 것이 확인되었고 외부세력의 이간질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당시 문자내용에는 민주당 70%가 수박이고, 수박 보다 차라리 국힘당이 낫다 등 모욕적인 내용이 있었다.

박 대변인은 “감찰단은 이 의원의 문자 공개 당시 테러문자 발신자를 강성 당원으로 단정한 정황과 근거도 확인해 향후 유사한 이간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혀 사실상 이원욱 의원을 감찰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당원존 라이브에서 허위사실로 공격하는 것은 음해라며 확인좀 하자고 말하고 있다. 사진=이재명TV 영상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당원존 라이브에서 허위사실로 공격하는 것은 음해라며 확인좀 하자고 말하고 있다. 사진=이재명TV 영상 갈무리

이재명 대표도 같은 날 민주당의 ‘당원존 라이브’ 유튜브 생중계에서 “조사를 해보니까 당원이 아니”었다며 “당원을 가장한 이간질이거나, 당과 무관한 개인적 행위겠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제 지금부터 추가조사를 하도록 했습니다만 그런 경우에도 확인이 좀 필요하잖아요”라고 밝혔다. 이원욱 의원을 향한 역감찰을 지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가짜뉴스를 비판하면서 사실도 아닌 허위사실에 기초해서 비난 비판해서 되겠느냐”며 “외부의 이간질에 놀아나지 말자. 확인 좀 하자 서로”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지명한 서은숙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당 의원은 무슨 근거로 그 문자를 보낸 사람을 개딸 당원, 즉 당 대표와 관계된 극렬 지지자로 단정하여 당 대표에게 개딸과 절연하라고 요구했는지 소명해야 할 것”이라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이에 이원욱 의원은 당원이 아니라는 민주당 입장에 사실관계 자체에 대해서는 반박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당원이 아니면 다 괜찮은거냐고 항변했다. 이 의원은 25일 당원이 아니라는 당 감찰 결과를 인정하느냐는 미디어오늘 질의에 문자메시지와 SNS메신저 답변을 통해 “아직은 노코멘트하고 있다. 이해해 달라”, “당분간 제 문제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다만 24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원이 아닌 것으로 나왔다는 점을 들어 “그러면 이 문제에 대해서 그냥 당원 아니니까 중단해야 될 것인가”라며 “당에서 조치할 수 있는 게 더 이상은 없나. 당 차원에서 경찰에 고발을 한다거나 하는 이런 조치들이 추가로 가해질 수도 있는데, 그냥 중지해 버린다고 한다면 싱겁게 끝나고 마는 거겠죠”라고 했다. 이 의원은 “문자 문제는 이렇게 제가 공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른바 수박 의원들이라고 평가되는 의원들의 페이스북 들어가 보면 다 알 수 있다”며 “그런 것을 조치할 수 있는데, 당에서 안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자신이 공개한 문자가 감찰결과 당원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두고 그러면 끝나는 것이냐고 반박하고 있다. 사진=SBS 김태현의 정치쇼 영상 갈무리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자신이 공개한 문자가 감찰결과 당원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두고 그러면 끝나는 것이냐고 반박하고 있다. 사진=SBS 김태현의 정치쇼 영상 갈무리

비명계 의원들은 이원욱 의원 감찰 방침에 부당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조응천 의원은 2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문자를 보낸) 분이 당원이고 아니고가 이 사태의 본질이냐고 되묻고 싶다”며 “우리 당원이 200만인데, 당원 데이터베이스가 각 의원들한테 있어서 검색해 보고 당원이구나 아니구나 그걸 미리 확인할 방법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조 의원은 특히 진상 파악 등 지도부 방침을 두고 “이건 적반하장 아니냐”며 “지금 문제는 내로남불 도덕불감증 당내 민주주의 악화에 대해 말 못하게 억누르는 것을 어떻게 불식시킬 거냐는 거지 그 특정인이 200만 명 중에 한 명이냐 아니냐, 그게 틀렸다고 이간계에 속았다, 조사하겠다? 좀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같은 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저 사람이 그러면 소속이 어딘가까지가 나왔느냐”며 “그건 아니라도 개딸들하고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일 거 아니냐. 저런 장문의 문자를 이간계 쓰려고 들어오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유 전 총장은 저런 걸로 감찰을 다 하느냐면서 “설득력 있는 얘기 같아 보이진 않는다”고 비판했다.

안민석 의원은 26일 같은 방송에 나와 “저는 이런 논란 자체가 정말 부끄러운 것이고 국민적인 배신”이라며 “지금 우리가 쓰나미가 몰려왔는데 친명, 비명, 그런 집안싸움 할 때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안 의원은 “감동 대신에 이런 식으로 자꾸 집안싸움으로 짜증을 주는 정치를 하게 되면 우리는 더 수렁에 빠지는 것”이라고 했다.

친명계인 서영교 의원은 26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재명 대표가) 이원욱 의원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는 것이 아니라,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가지고 또한 공개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이런 내용도 팩트체크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라며 “억지를 부리는 것이다라면 그것도 또한 감찰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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