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평위는 정치권이나 정부가 만든 조직이 아닌 민간이 만든 자율규제기구다. 정치권은 제평위 구성과 운영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거나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한국인터넷신문협회)

22일 오후 언론사 포털 입점 심사 및 제재를 담당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고 네이버와 카카오가 돌연 발표하자, 언론계에서 정치권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2015년 9월2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설립 규정 설명회에서 심재철 한국언론학회 위원장(오른쪽 네 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뉴스제휴평가위원회 규정합의안을 발표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5년 9월2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설립 규정 설명회에서 심재철 한국언론학회 위원장(오른쪽 네 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뉴스제휴평가위원회 규정합의안을 발표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터넷신문사들을 회원사로 둔 한국인터넷신문협회는 23일 오후 “제평위는 포털과 언론단체, 시민단체를 주축으로 하는 순수 민간자율규제기구다. 제평위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은 정치권이나 정부가 관여할 일은 아니다”라며 “정부가 제평위에 관여하면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거나 언론 통제를 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음을 경계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잠정 중단 조치에는 정치권의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28일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대한민국을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빅브라더 행태를 보이는 네이버의 오만한 작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8일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도 포털을 가리켜 “선정적인 기사, 가짜뉴스, 편파보도, 이런 것들을 조장하기까지 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제평위 법정기구화’를 논의하겠다며 지난해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체’를 가동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제평위 협의체 논의 결과 법정기구화에 부정적 의견이 많자, 2차 협의체를 다시 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도 ‘가짜뉴스 대응’ 정책의 일환으로 포털 관련 개선 논의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는 “네이버와 카카오 양대 포털이 일방적으로 2023년 뉴스제휴평가 일정을 무기한 중단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제평위의 조속한 가동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포털에 신규 콘텐츠제휴(CP) 매체가 들어가지 못하는 점을 우려했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는 “뉴스 소비의 상당 부분이 포털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국내 언론 환경 하에서 제평위 심사 중단은 정확하고 신속한 뉴스를 국민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언론 매체의 신규 진입을 막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특히 포털을 통한 뉴스 공급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인터넷뉴스 매체에 소속된 기자는 1년에 한 번뿐인 심사 기회마저 박탈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는 “양대 포털은 즉각 제평위 심사 재개를 위한 일정을 공개하고 올해 심사를 준비해온 매체에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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