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화 진보당 공동대표가 ‘장 공동대표가 건설현장 해체팀장으로 이름만 올려두고 일당을 받아챙겼다’는 조선일보 보도에 “악의적 왜곡”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조선일보가 밝힌 장 대표 소속과 업무가 사실과 다른 데다, ‘선거‧노조활동하며 일당을 챙겼다’고 보도한 대목은 무급휴직 중이었거나 회사 측 양해로 이뤄졌다는 반박이다.

앞서 조선일보는 19일 1면에 <건설현장에 출근한 적 일당 챙긴 진보당 대표>란 제목의 기사를 냈다. 조선일보는 장지화 대표가 현장의 “구조물 해체팀장”으로 일하며 “지난 11개월간 수도권 한 아파트 공사장에 ‘현장 팀장’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노임 3700여 만원을 받아갔다”고 했다. 조선일보의 온라인대응 자회사 조선NS 최훈민 기자가 기사를 썼고 조선일보가 지면에 배치했다.

▲19일 조선일보 1면 기사 갈무리.
▲19일 조선일보 1면 기사 갈무리.

건설사·노조 “조선일보 기사 틀려…정리팀장”

건설현장 노사에 따르면 장지화 대표가 속한 팀부터 보도 내용과 달랐다. 조선일보는 “장 대표의 현장 보직은 ‘구조물 해체팀장’. 건장한 남성 10여명을 이끌고 배척과 망치 등을 이용해 거푸집 등을 해체하는 일을 했다”고 보도했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장 대표가 속해 일한 ㄱ건설사 담당자는 21일 통화에서 “(조선일보) 기사를 봤다. 해체팀장이라고 돼 있는데 정리팀장이다”라며 “해체팀장과 정리팀장은 하는 일이 다르다”고 말했다. 장 대표도 20일 낸 보도자료를 통해 “정리팀 평조합원으로 시작해 신규팀장 교육을 받고 정리팀장이 됐다”고 밝혔다.

장지화 대표 “일당 챙겼다는 건 허위, 무급휴직”

장 대표는 “‘공사장에서 일했다’는 기간에 두 번의 선거에 출마했다”는 조선일보 보도 내용도 반박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6월 성남시장 진보당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했고, 9월엔 진보당 내 당직인 여성엄마당 대표에 출마해 당선했다.

장 대표는 “작년 성남시장 후보로 출마한 4~6월엔 회사에 휴직 신청해 급여를 받지 않고 선거운동을 했다”고 했다. 여성엄마당 선거 당시엔 “선거운동이 온라인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ㄱ건설사 관계자도 정 팀장의 휴직 사실을 알고 있다며 “작년 4~6월 한 달 반 정도 휴직했다. 시장 선거에 나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19일 조선일보 8면
▲19일 조선일보 8면

장 대표는 “일과 시간에 당 행사에 참여했다는 보도 내용도 일과가 끝난 밤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장 대표가 지난해 12월21일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의 ‘헌법 위의 악법, 국가보안법의 흑역사’ 강연 당시 함께 찍은 사진을 두고 “이때는 장 대표가 건설현장의 팀장으로 등록돼 월급을 받던 시기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장 대표에 따르면 해당 강연은 일과가 끝난 7시 성남에 있는 노조 교육공간에서 열렸다.

장 대표는 그 외 집회나 기자회견, 행사 참가는 노사가 맺은 단체협약에 근거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사가 노조 활동을 ‘건전한 노조관리 유지업무’로 인정하는 단협을 맺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장 대표가)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열린 집회‧시위‧행사에도 수시로 참가했다”며 “특히 지난해 10월 3~9일 스페인 마드리드(세계건설목공노련 BWI 세계여성위원회 총회)에 다녀왔다”고 했다.

“BWI 총회 출장, 사측에 협조공문 보내 이뤄져”

장 대표가 공개한 2021년 서울경기인천지역 보충협약 제3조(노조관리유지업무)에는 “회사는 노조의 노조가입 선전활동과 조합원총회, 대의원대회, 운영위원회, 지대 활동, 교육, 단체 교섭, 노동 쟁의 준비, 상급 단체 활동 등을 건전한 노조관리 유지업무로 인정한다”고 적혀 있다.

장 대표는 BWI 총회 참석을 두고 노조가 사측에 보낸 ‘장지화 여성위원장 총회 참가 협조 요청’ 공문을 근거로 들었다. 총회 참석이 회사가 단협상 보장하는 노조 활동의 일환으로, 공문을 통해 상호 양해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장지화 대표 보도자료 갈무리. 장 대표는 BWI 참석에 앞서 노조가 사측에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장지화 대표 보도자료 갈무리. 장 대표는 BWI 참석에 앞서 노조가 사측에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당시 건설현장 내 11개 팀을 관리하는 일을 맡았던 소원영 대표팀장(경기도건설지부 조합원)은 통화에서 “기사는 장지화 팀장이 출근도 안 하고 돈을 받아갔다고 얘기하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200명 가량 되는 숫자의 11개 팀장들의 대표를 맡으면서 노조 활동과 관련한 교육이나 집회와 관련한 공문을 일시와 장소를 포함해 모두 공무 부서에 보냈다. 만약 안 보내진 게 있다면 건설사 안전과에서 카카오톡으로 확인을 요구해 소통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진보당은 오는 25일 조선일보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저는 건설현장에 출근했고, 일도 했다. 손가락이 골절되는 산재도 두 차례 겪었다. 인생을 걸고 부끄럽게 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통화에서 “진보당이 이제 원내 진입했고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다. 일부 언론에서 진보당 이미지를 저해하려는 보도가 계속돼 우려된다”며 “특히 제가 일을 안 하고 이른바 등쳐먹는 이미지로 만든 건 제 인생에 대한 명예훼손이며 그 피해도 크다”고 했다.

최훈민 기자는 기사 사실관계와 관련한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장상진 조선NS 대표는 “기사 쓴 부분에 대해선 충분한 증거 및 근거 자료가 있다. 민노총이나 진보당은 정말로 억울하고 자료가 궁금하다면 앞잡이 내세우지말고 직접 소송 거는 게 맞는 거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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