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방송통신위원회가 주도해 만든 시민 참여 팩트체크 서비스 팩트체크넷이 법인 해산에 따라 서비스가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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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넷은 8일 공지사항을 통해 “팩트체크넷을 운영하는 재단법인 팩트체크넷이 지난 1월 25일 해산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팩트체크 오픈플랫폼 팩트체크넷도 2월 28일자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극적인 참여와 응원에도 불구하고 팩트체크넷 플랫폼 서비스를 이어가지 못하는 데 대해 사과 말씀드린다”고 했다. 팩트체크넷 서비스는 28일 정오에 종료될 예정이다.

팩트체크넷은 시민 참여 팩트체크 서비스다. 시민이 직접 팩트체크를 요청하거나, 기자와 협업해 팩트체크를 할 수 있다. 팩트체크넷은 팩트체커 양성 교육과 공모전, 연구 및 취재지원 등 활동도 했다.  팩트체크넷은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와 사회적 협동조합 빠띠가 공동 출자했다.

▲ 팩트체크넷 서비스 갈무리
▲ 팩트체크넷 서비스 갈무리

당초 정부가 예산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독립적 팩트체크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후 방통위는 ‘불개입’ 원칙을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선 예산 논의 때마다 ‘편향 팩트체크’ ‘예산 낭비’라며 비판했고 사업 예산은 2021년만 해도 27억4000만 원 규모였으나 2022년 17억4000만 원으로 줄었고, 2023년 6억1000만원으로 줄었다. 2023년 예산으로는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팩트체크넷 이사회는 지난달 25일 법인 해산을 의결했다.

팩트체크넷은 그동안 수행해온 프로그램들을 언급하며 “보다 많은 시민이 팩트체크를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며 “국내 언론사들의 팩트체크 보도를 축적하는 아카이브 역할을 수행했으며 언론인, 전문가, 시민의 팩트체크 활동을 보조하기 위해 실시간 이슈 및 공인발언 검색 서비스, 딥페이크 식별 서비스, AI 팩트체크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팩트체크 기획 취재와 연구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 팩트체크넷 해산 및 채권신고 공고
▲ 팩트체크넷 해산 및 채권신고 공고

팩트체크넷은 “지난 2년 3개월 동안 언론인, 전문가를 포함한 시민의 팩트체크 활동을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재원 다양화 노력을 이어왔다”며 “그러나 이 노력은 안타깝게도 결실을 맺지 못했고 오늘 서비스 종료라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팩트체크넷은 시민 참여 팩트체크 실험은 이어간다고 밝혔다. 팩트체크넷은 “한국기자협회 등 현업 언론인 단체와 민주주의에 기반한 시민 공론장 실험을 계속하고 있는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등이 각자의 활동 안에 ‘시민 협업 팩트체크’의 가치를 녹여내는 활동을 이어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팩트체크넷 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최원석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활동가는 “시민참여 팩트체크를 넘어 시민 참여 저널리즘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기자들만의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주제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때마다 시민과 접점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저널리즘적 협력은 더 늘어야 한다”고 했다.

팩트체크넷 관계자는 “언론과 시민이 맞춰가는 과정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서로의 훈련된 숙련도 정도가 다르다”며 “역할에 대한 조정과 더 나은 단계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거기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사업을 접게 돼 아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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