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가 연말 가요대전 라인업을 공개한 가운데 올해 큰 인기를 끈 걸그룹 ‘르세라핌’과 ‘뉴진스’가 MBC에만 출연하지 않는다. 르세라핌과 뉴진스는 KBS ‘가요대축제’, SBS ‘가요대전’에는 출연하지만 MBC ‘가요대제전’에는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

르세라핌과 뉴진스는 BTS 소속사 ‘하이브’ 계열 아티스트인데 2019년부터 시작된 MBC와 하이브의 앙금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 올해 큰 인기를 끈 하이브 계열 ‘어도어’의 걸그룹 뉴진스. 사진출처=뉴진스 인스타그램.
▲ 올해 큰 인기를 끈 하이브 계열 ‘어도어’의 걸그룹 뉴진스. 사진출처=뉴진스 인스타그램.

KBS·SBS 모두 출연, MBC에만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 없어

우선 KBS, SBS, MBC 연말 가요대전 라인업을 살펴보자. 지난 16일 KBS 가요대축제에는 코요태, 보아, 김우석, NCT127, NCT DREAM, 펜타곤, 더보이즈, 프로미스나인, 포레스텔라, 스트레이키즈, (여자)아이들, 에이티즈, 최예나, 원어스, ITZY,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스테이씨, 에스파, 엔하이픈, 아이브, 케플러, 엔믹스, 르세라핌, 뉴진스가 출연했다.

오는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되는 SBS 가요대전 라인업을 살펴보면 NCT127, NCT DREAM, 더보이즈, 프로미스나인, 스트레이키즈, (여자)아이들, 에이티즈, ITZY,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크래비티, 에스파, 엔하이픈, 아이브, 엔믹스, 템페스트, 르세라핌, 뉴진스가 출연한다.

▲2022 KBS ‘가요대축제’에는 르세라핌과 뉴진스가 출연했다.
▲2022 KBS ‘가요대축제’에는 르세라핌과 뉴진스가 출연했다.
▲SBS ‘가요대전’에도 르세라핌과 뉴진스가 출연한다. 
▲SBS ‘가요대전’에도 르세라핌과 뉴진스가 출연한다. 

31일 열리는 MBC 가요대제전 라인업을 살펴보면 조수미, 윤종신, 자우림, 코요태, 려욱, 윤하, 영탁, 10CM, 송가인, 마마무, 아린, MONSTA X, 문빈&산하, NCT127, NCT DREAM, 유태양, 최유정, THE BOYZ, 포레스텔라, 스트레이키즈, (여자)아이들, 이무진, 츄, ATEEZ, ITZY, 서동현, 정동원, 비오, 김요한, 에스파, Billlie, IVE, 케플러, 최예나, NMIXX, TEMPEST, 클라씨다. 르세라핌과 뉴진스는 찾아볼 수 없다. 

르세라핌과 뉴진스는 지상파 연말 가요대전 가운데 MBC에만 출연하지 않는다. 르세라핌은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 ‘쏘스뮤직’이 협력해 론칭한 걸그룹이다. 뉴진스는 하이브 자회사인 ‘어도어’(ADOR)가 만든 걸그룹이다. 르세라핌과 뉴진스 역시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라고 볼 수 있다.

2018년부터 지속된 앙금…BTS, 뉴진스, 르세라핌도 출연 안 해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가 MBC에 출연하지 않는 사례는 2018년, 2019년 MBC 가요대제전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9년 MBC 가요대제전에 출연하기로 한 하이브 소속 BTS는 연말 미국 뉴욕타임스퀘어 무대에 출연하기 위해 불참하게 됐다. SBS와 KBS 연말 가요 프로그램에는 모두 출연했지만 MBC는 ‘패싱’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당시 하이브는 BTS의 MBC 출연을 사전 녹화하겠다고 했지만 MBC 측과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MBC 가요대제전엔 BTS가 출연했지만 당시 가요대제전이 그룹 ‘엑소’ 등 SM 소속 아티스트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는 뒷말이 나오기도 했는데, BTS가 MBC에 출연하지 않는 까닭이 소속사와 방송사의 앙금이 굳은 탓 아니냐는 이야기가 알려져 있다.

이후 MBC 가요대제전에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여자친구’가 출연하지 않았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하이브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빅히트’ 소속 아티스트고 여자친구 역시 쏘스뮤직(하이브 산하 레이블) 소속이다. 당시 하이브와 MBC의 갈등에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여자친구까지 피해를 보는 것이라며 ‘MBC 갑질 의혹’과 같은 기사들이 보도됐다. MBC 측은 갑질 의혹을 부정했다.

2020년과 2021년에도 하이브 소속 가수는 MBC 가요대제전에 출연하지 않았다. 2020년과 2021년 하이브는 빅히트 레이블 소속 가수들을 데리고 합동 콘서트를 열었는데, 콘서트 날짜는 MBC 가요대제전과 같은 날이었다. MBC 가요 프로그램인 ‘쇼!음악중심’에도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은 출연하지 않고 있다.

MBC 관계자는 20일 미디어오늘에 “MBC는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을 섭외해 기존 음악 프로그램과는 차별화한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MBC는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의 출연을 언제든 환영하며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만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오늘은 르세라핌과 뉴진스 소속사 쏘스뮤직과 어도어에도 입장을 물었으나 두 소속사 모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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