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기사 공감표현 중 ‘슬퍼요’와 ‘화나요’가 사라졌습니다. 

지난 4월 28일, 네이버는 다섯 가지 유형의 공감 표현 버튼 중 ‘화나요’나 ‘슬퍼요’와 같이 부정적인 감정 표현 버튼을 없애고 ‘쏠쏠정보’, ‘흥미진진’, ‘공감백배’, ‘분석탁월’, ‘후속강추’ 등 긍정적 표현으로 채우는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또, 공감 클릭 횟수를 하루 50회로 제한하기도 했죠. 과연 이러한 정책 변화는 뉴스 이용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을까요? 미디어오늘과 언더스코어가 알아봤습니다.

‘감정표현’ 버튼 교체 전후 한 달 동안의 주요 30개 언론사의 랭킹 뉴스 약 4500건의 조회수를 분석한 결과, 평균 1.62%였던 공감 버튼 클릭률은 버튼 변경 이후 그 절반 미만인 0.64%로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이용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죠.

이용자들의 댓글 이용 양상은 어떨까요? 정책 변화가 있었던 네이버의 유저 1500여명과 대조군인 다음의 유저 2300여명의 댓글 이력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언제 어떠한 뉴스에 무슨 댓글을 작성했는지를 알 수 있기에, 매칭 알고리즘을 통해 유사한 성격의 네이버와 다음 유저들을 짝지은 후 정치 성향 분류 모델을 적용해 이용자들을 민주당, 중도, 국민의힘 성향의 세 가지 중 하나로 분류하기도 했습니다.

댓글 작성 빈도에서는 그 어떤 변화를 발견하기 어려웠습니다만 ‘대댓글’ 비율에서 흥미로운 패턴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의 경우 공감버튼 변경 이후 한 달 간 평균 대댓글 작성률이 7.9%에서 7.0%로 감소했지만, 동기간 네이버 이용자들은 오히려 11.0%에서 11.2%로 증가했습니다. 정치 성향 별로 나누어 분석할 경우 그 차이가 좀 더 명확한데요, 모든 유형의 다음 이용자들, 그리고 중도와 국민의힘 성향의 네이버 이용자들이 대댓글을 덜 작성하게 되었지만, 민주당 성향 이용자들만 반대로 상당히 증가하는 패턴을 보였습니다. 특히 다음의 민주당 이용자들의 대댓글 작성률이 0.5%p로 세 가지 정치 성향 유형 중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동안 오히려 네이버의 민주당 이용자들은 1.3%p 더 높아졌죠.

이는 감정표현 변경이 단순히 유저 입장에서 공격성을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댓글을 작성하기 전 반드시 버튼을 지나쳐야 하는 UI의 특성 상, 유저들이 여론의 공격성을 덜 체감하게 만들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더 이상 ‘화나요’나 ‘슬퍼요’가 없기 때문에 부정적인 여론의 비율을 곧바로 알 수는 없을테니까요. 덕분에 자연스레 보수 유저가 좀 더 많은 네이버 댓글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소수 의견이었던 민주당 성향 유저들의 심리적 부담이 줄어들었고, 이들이 ‘대댓글’ 방식으로 논쟁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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